사진시는
시와 사진이 별개의 작업으로 이루어져
콜라보를 이루기도 한다
멸치털이 - 리진호
푸른빛은 서럽고
태양은
더 이상 찬란하지 않다
그물이 건져 올린 것은
멸치만이 아니다
심장에 작약을 품고 솟구치는
눈부신 생의 뇌관들
바동거리며 날아올라 보지만
머리가 잘리고
내장이 터진 뒤에야
자유다
생과 사의 팽팽한 후리질,
아귀 같은 힘으로 멸치들이
그물을 튕겨오를 때마다
비늘을 뒤집어쓴 노동자가
대왕멸치처럼
그물에 걸린다
그물을 쥐고 밭다리를 후리며
어야디야 하나 둘*
그물을 잡고 들어 메치며
어야디야 하나 둘
*멸치털이 할 때 어부들이 부르는 노래
첫댓글 리진호 님의 시에 나의 사진이 떠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