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성 시인 방
1,나이가 드나 보다
성당/이 기 성
호젖한 그리움에 몸을 뒤 챈다
새벽잠을 잃어버린 노년의 시간
시간속을 잠행 하다 보면
흑백 영사기가 돌아간다
실루엣이 되어 펼쳐지는 영상속의 주인공은
나 ! .
앳된 모습의 유년
손에 들리워져 있는 솜사탕 위엔 은빛 하늘이 살랑 거리고
가끔씩 가위에 눌리는 꿈속에서는
병상에 누워 죽을 날 기다리는 노년의 자화상이
초음파의 영상으로 일렁인다
처마끝의 낙수 소리라도 들리는 날엔
삭신이 쑤셔 오는 신경통 증세가 도진다
남은 세월을 어이 해야 하나
기울기 시작 하는 해를 동여맬 동아줄은 없는것인가
붙잡지 못하는 세월앞에
당당한 모습으로 서기를 바라는 염원
어짜피 무위가 될 부질없는 기원 (祈願)
허무의 극치 앞에 서있는 오만 ?
아니다 !
삶은 그런게 아니 다
2. 물길 축제 에 부치는 글
성당/이 기 성
원성천 천변에 앉아
흐르는 냇물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태고산 정기를 담고 아래로 아래로 흐르며
전하는 말
사랑과 이별은 인간의 뿌리 깊은 속성 이란다.
물이 물일수 밖에 없듯이
사랑은 사랑 이고 이별은 이별 이란다
천년을 흘러오며 안으로 안으로 숨죽여 온 젖은 음성은
냇가를 찾아 배회하는 시민들의 허기진 일상에 양식이 되고
물속을 헤엄치는 송사리 떼의 몸짖에는 삶의 욕망이 꿈틀 댄다
미나리 밭의 전설속에
홍수로 몸살을 앓든 기억의 회로 는 지워지지 않는다.
바다로 향하는 대의를 품은 물줄기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드는 물줄기의 恨
소담한 역사가 쌓인다
원성천은 영원한 축제의 장이다.
3.천변의 요람
성당/이 기 성
어디에 사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원성천변에 산다고 대답 하리라
왜 거기서 사는냐고 묻는다면
태조산의 정기를 타고 나오는 전설이 숨쉬기 때문이라고
왜 원성천이 좋으냐고 묻는 다면
살다보니 정이 들어서라고
무슨 情이 그렇게 도타우냐고 묻는다면
보면 모르느냐고
저 철모르는 송사리 때의 유영이 보이지 않는냐고
원앙의 물갈퀴에 희살 짖는 물살이 보이지 않는냐고
추억이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70년세월속
또랑치고 미꾸라지 잡던 소년 이 보이고
봄이면 피어나는 벚꽃 그늘속에
미숙한 한 청년의 사랑 고백이 들리고 .
남은 여생 떠날수 없는 운명이 나를 결박 하기 때문이라고
이팝 나무의 연가가 줄기 마다 피어오르는 오월
하릴없이 바라다 보는 냇물이 햇살을 받아 눈웃음을 치고 있다.
원성천과 결박 지워진 운명이 기구 하기도 하다
이기성 시인 약력
48년생
아호 성당
천안시청렴시민 감사관 회장
천안시원성1동 주민 자치회장
1급 효지도사 충청효교쥭원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