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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은 우리 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천대받는 경향이 많습니다.
희안하게도 집의 구성이나 설계를 하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욕실을 대충대충 생각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맨처음 제주도에 도착했을때 첫 잠자리로 찾아간 게스트하우스에서 욕실에 들어가는 순간 "어?"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숙소는 대체적으로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는데, 욕실은 너무나도 70년대 스타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제주도에서 마음에 드는 욕실을 본 기억은 없는 듯 싶습니다.
제주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욕실에 대해서 하찮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주택에 있어서 흐르는 물을 사용하는 공간은 세군데가 있습니다. 주방과 욕실 그리고 화장실입니다.
대부분의 주거 및 숙박용도의 시설은 욕실과 화장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욕실은 일상의 더러움을 씻어내고 편안함을 되찾기 위한 장소입니다.
화장실은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하여 신체기능을 리프레시하기 위한 장소입니다.
그러니깐 욕실은 외부에서 화장실은 내부에서 발생된 오물을 처리하는 시설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반적으로 그냥 급한 용무만 처리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의 잘못된 생활상이기도한 것입니다.
몇년전 건축설계일을 할때, 필자는 20평짜리 집에 화장실이 포함된 욕실도 두개여야 하고, 별도의 화장실이 있어야하고 등등 무리하다못해 황당한 주문을 받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필자는 웃으면서 집의 절반을 욕실과 화장실로 꾸밀것이냐고 했었지만, 사실 건축주의 말못할 고민과 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필자가 젊었던시절 화장실과 욕실은 항상 고민거리였습니다.
30초면 용변을 끝내는 대신 하루에도 5번 이상 대변을 보아야 하는 어머니와 2~3일에 한번 대변을 보지만 한번 들어가면 최소 30분은 앉아 있어야 하는 필자는 매번 화장실에서 용변을 볼때마다 어머니와 전쟁을 치뤄야만 했습니다.
그게 한두번이면 그냥 넘어갈 수 있었지만 20여년에 걸쳐 거의 매번 같은 다툼을 한다면 정말 피곤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갑자기 들이닥친 대여섯명의 손님들이 화장실 앞에 진을치고 있으면 안에서 일을보는 당사자는 크나큰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50을 바라보는 지금도 화장실에 앉아있으면 항상 긴장하고 있고 더불어 심심할때마다 변비까지 사람을 살 수 없게 만듭니다.
아마도 작은집에 여러개의 욕실과 화장실을 만들어 달라고 했던 건축주도 필자와 같은 고통을 지닌 동병상련이 아닐런지 모르겠습니다.
필자의 경우 결혼을 앞두고 잠시만이라도 함께 살기를 바라는 부모님에게 별도의 욕실과 화장실을 만들어주기전엔 절대 같이 안살겠다고 했고, 원하는 것만 이루고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을 손해보는 걸로 생각한 부모님의 고집으로 결국 함께 살지 않았습니다.
필자의 생각으로 나 혼자 살때도 그렇게 괴로왔는데 새사람 들여서 나와같은 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요. 신혼의 맞벌이 부부가 아침저녁마다 씻고 용번보는데 스트레스 받으면서 괴롭힘을 당해야 겠습니까..
아마도 필자의 부모님은 그렇게 자식들을 괴롭히는것을 가족의 행복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괴롭히는 사람은 즐거울 수도 있고 그냥 일상생활일 수도 있겠지만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에게는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고통일 뿐입니다.
우리네 주변의 가해자들은 너무나 뻔뻔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죠. "뭘 그런거로 그러냐,,", " 그런것도 사랑이다.", " 어른을 이해해줘야한다." 등등으로 말이죠..
그런 사람들이 조금만 손해보는 듯한 일만 있어도 누구보다도 더 길길이 날뛰고 시끄럽게 합니다.
우리 주변에도 그런사람이 있죠. 뭔가 조금만 수틀려도 광분하는 사람들...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지극히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자기밖에 모르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자신이 남에게 얼마나 폐를 끼치는지는 절대 모르는...
이야기가 좀 샜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전의 건축주들은 가족의 구성원을 생각하지 않고 화장실과 욕실은 하나만 있으면 되고, 욕조나 수세식 변기하나 놓는것도 대단한 사치라고 생각했습니다.
197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주택 화장실은 수세식이 아닌 퍼세식이었습니다.
항상 냄새가 진동하고 파리가 들끓기 때문에 집안에 화장실을 둘 수가 없었습니다.
일본식으로 지어진 집의 경우엔 마루에서 직접 들어갈 수 있는 변소가 있었긴 하지만 대부분의 주택은 화장실이 마당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화장실은 한사람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가족과 셋방사는 사람들까지 함께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화장실이 두개이상이 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연세가 70이 넘어가시는 분들은 집안에 왜 화장실을 두개씩이나 만드냐고 생각하곤 합니다.
집을 초호화판으로 꾸미기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서도 진정 집의 중요기능중에 하나인 화장실은 아낄려고 합니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아파트 건설붐의 영향으로 집의 기능에 많은 관심과 노력이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아파트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집은 화장실겸 욕실이 2개씩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거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욕실화장실과 안방에서 전용으로 사용하는 욕실겸화장실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볼때는 쓸데없는 공간낭비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편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욕실이 두개이다보니 하나의 욕실에서 편안하게 욕조에 따스한 물을 담아 느긋하게 오랫동안 중탕을 하더라도 다른 가족들이 불편해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더 여유있는 목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변비가 심해 변기에 1시간을 앉아있어도 다른 가족이 급할땐 다른 화장실을 이용하면 되므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이러한 것이 생활의 발전이고 조건의 향상인 것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욕실과 화장실이 함께 있어서 위생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입니다.
자 그럼 먼저 욕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욕조가 있는 주택에서 살다가 욕조가 있는 주택(아파트)로 이사를 하므로 그 차이를 모릅니다.
그러나 부모님의 집에서 살다가 독립하여 자신만의 공간 또는 자기의 새로운 가족을 이루었을때 가장 먼저 그러한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역시 욕실과 화장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생활공간이 만들어졌을때 제일먼저 하는 일이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탕욕을 즐깁니다.
욕조에 거품을 만들어놓고 몸을 담구고 와인한잔 하는 환상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했을때 대단한 만족감을 느낍니다.
그렇게 처음 몇번하다보면 그것도 귀찮아서 잘 안하게 되고...
자녀가 생기면 자녀들의 목욕용품과 다라이 같은 여러가지 살림도구가 욕조를 차지하게 되고 몇년이 지나면 욕조는 목욕용도가 아닌 것이 되어 버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나이를 먹다보면 욕실에서 가장 쓸모없는 설비가 욕조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한 욕조는 사실상 탕욕보다는 샤워받침으로 사용될 때가 많습니다.
샤워이후에 욕조와 바닥에 떨어진 물기를 처리하는 것도 매우 곤란합니다.
이때 대형마트에서 샤워커튼을 구입해서 달아놓으면 욕실관리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우선적으로 욕실을 물기로 더럽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욕실에 대한 환상을 많이 보았음에도 우리가 실제로 보는 욕조는 너무나도 단조롭고 평범해서 어떤 로맨스를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특히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진 아파트의 욕조는 정말 무미건조하고 재미가 없습니다.
이러한 욕조를 재미있게 꾸미려면 역시 개인주택이 적격입니다.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욕조>
<다양한 서구식 욕조>
<일본식 욕조>
최근에 욕조를 털어내고 간편한 샤워부스로 대체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사실상 대중탕과 대중사우나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집에서 목욕하는 것보담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대중탕에 가서 때를 미는 것이 우리나라와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주 씻어야 하는 생활에서는 목욕보다는 그냥 샤워로 해결하고 주말에 대중탕에 가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아파트가 유행하고 집안에서 목욕이 가능한 환경이 되자 대중탕은 없어질거란 예견과는 다르게 대중탕은 오히려 대형화되고 더 많은 발전을 했습니다.
지금의 대중탕은 저렴한 여비의 숙소가 되었고, 가족나들이의 장이 되었고, 여가생활의 한방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집들이 집안의 욕조를 뜯어내고 샤워부스를 설치하고 목욕은 주말에 가족들과 대중탕을 가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샤워부스>
개인주택에서 욕실을 이쁘게 꾸미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창을 어떻게 놓을 것인가도 있습니다.
1층에 욕실을 배치하고 커다란 창을 놓는다면 아무래도 밖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알몸을 보여줄 수 있게 되겠지만,
2층 이상의 층에서는 주변에 다른 집이 없다면 오히려 멋진 풍광을 보며 탕욕을 즐기실 수도 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창을 활짝 열면 노천온천과 같은 느낌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월풀이나 작은 풀장을 꾸미기도 합니다.
<월풀>
<하우스풀장>
일반주택에서는 볼 수 없는 욕실설비중에 하나가 바로 비데입니다.
요즘엔 전기식 또는 수동식 비데를 변기에 설치하여 사용하지만 예전의 비데는 화장실 설비가 아닌 욕실설비였습니다.
보통 40평대 이상의 아파트에서 많이 설치한 비데는 대변을 처리하기 위한 기구도 아니었고 여성전용이었습니다.
서양에서 사용하던 일종의 욕실문화였는데, 요즘의 비데는 남녀 구별이 없이 사용합니다.
그 용도는 용변 후 세척입니다.
<원래의 비데>
변기는 언제부터 사용되었을까..
필자의 기억에 의하면 70년대 말까지 우리나라에는 지금의 좌변기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필자의 본가가 78년도에 지어져서 생활을 했는데, 그때 미국에서 수입된 수세식 변기를 사용했습니다.
얼마나 컸던지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은 엉덩이가 빠져서 물에 닿기도 했으니깐요.
그리고 처음 집을 방문했던 사람들에게 일일이 변기 사용법을 설명해주어야 했습니다.
그때 가장 잘 산다고 알려진 급우의 화장실도 쭈그리식(입식) 수세변기였습니다.
80년대 초 강남 아파트 붐이 일어나면서 비로서 지금의 좌식 수세변기가 사용이 되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런 지금의 변기가 보급된건 얼마 되지도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변기마다 전자동비데까지 설치되고 있습니다.
<재래식 변기>
화장실은 개인사생활에 대해서 가장 민감한 장소이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면 좋지못한 냄새가 많이 날 수 있으므로 환기에 신경도 써주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욕실과 화장실은 함께 사용을 하지만 게스트하우스나 펜션같이 여러사람이 사용하는 곳은 별도로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주택도 웬만해서는 욕실과 화장실을 다르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공간의 낭비를 싫어하기 때문에 대부분 욕실과 화장실을 분리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지금 집 설계를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욕실과 화장실을 분리하는 것도 한번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개별공간이 작아지기 때문에 배치하는데 편하고 좀 더 다양하게 프라이빗한 공간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연세드신 분들은 새벽에 화장실다니기 불편하므로 방한쪽에 화장실 하나 만들어두면 좋을 것입니다.
팁하나 드린다면 룸싸롱에가면 룸마다 화장실이 별도로 있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술마시다 쉬마려울때 화장실가느라 헤메지 말고 해결한 후 얼렁 퍼 마시라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욕조와 세면기 그리고 변기는 보통 건축시에 설치를 하며 별도의 제품을 원하는 경우 인테리어에서 설치하기도 합니다.
필자의 경우 10년전 이사를 하면서 욕실 인테리어를 직접하면서 세면기와 변기를 필자가 모델을 찾아 별도 업자에게 설치를 의뢰한 적이 있습니다.
가격이나 구매 및 설치방법은 시공편에 넘어가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편은 설계와 관련된 것이니깐요.
좌변기의 구조
좌변기의 중요 포인트는 물통과 트랩 그리고 배관연결구 입니다.
물통에 물이 제대로 차야 오물제거가 되고요.
트랩이란 중간에 꾸불텅하게 만들어진 구멍을 말하는데, 이곳에 물이 항상 차 있어서 오수관을 막아 냄새가 올라오지 않게 하는 작용을 합니다.
간혹 고층빌딩의 경우 기압차에 의한 힘으로 오수관의 악취가 역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집을 지을때 가장 유심히 보아야 하는 부분이 배관인데, 배관과 변기의 사이에 고무로 되어 있는 왁스링 WAX ring이 있습니다. 이 왁스링은 배관에 변기가 꼭 맞도록 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인테리어 업자들이 이 왁스링의 사용법을 몰라서 왁스링을 마치 변기 구멍 마개인줄 알고 빼버리고 시공을 해버립니다.
나중에 공사가 끝나고 나면 검은색 고무마개처럼 생긴 링을 버리면 이 왁스링을 빼놓고 공사를 한 것입니다.
이 왁스링을 빼놓고 공사를 하면 하루종일 김치썩은내가 집안에 진동합니다.
왜냐면 이 왁스링은 오수관과 변기를 밀착시켜서 오수관의 썩은내가 트랩의 물에 의해 역류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 왁스링이 없으니 오수관의 썩은내가 오수관과 변기의 틈사이로 빠져나오기 때문입니다.
꼭 주의하십시요. 제주도에서 변기설치하는 사람들 중 80% 이상이 이 왁스링을 빼놓고 공사를 합니다. 왁스링을 끼고 결합을 하려면 잘 안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왁스링을 끼워도 제대로 끼우지않고 하면 냄새가 옆으로 새어 나옵니다.
변기를 고정할때는 보통 백시멘트로 고정을 합니다. 아마도 변기가 흔들리지 말라는 의미로 그런것 같은데,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용자와 오래된 경우 이 백시멘트가 깨져서 떨어져나가기도 합니다.
예방책은 투명실리콘으로 코팅을 해주면 좋습니다.
만일 이 백시멘트가 깨져서 보수가 필요하다면 이마트 집수리 코너에 가면 백시멘트 한봉지씩 팝니다. 그 백시멘트를 물에 개어서 잘 발라 놓으면 원상태가 됩니다.
화장실 공사시 제일 중요한 것은 왁스링입니다. 제 주변에도 왁스링 빼먹어서 냄새나는 집 엄청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