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앵커 랜턴을 일부러 장터에서 구매희망 글을 올려 구입한 적이 있다.
중국산 랜턴에 대한 안 좋은 평, 불쇼, 숨쉬기, 내구성 등의 문제로 고민하는 글을 많이 보았기에, 약간의 객기가 발동한 것 같다.
거기에는 몇 개의 랜턴을 만져 보면서 석유랜턴의 원리와 구조를 이해했다고 우쭐대고, 나름 엔지니어라는 자신감이 한 몫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구한 Sea Anchor 랜턴 (우리말로 하면 해묘 또는 닻, 나에게는 아주 친숙한 이름이다)
누설여부 확인하고, 연료통 청소하고 불 붙여 본 결과 숨쉬기를 한다.
-숨쉬기라는 표현이 공용화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눈으로 느낄수 있을 정도로 깜빡거리는, 어른거리는 현상-
후드를 덮건 안 덮건 고집있게 숨쉬기 하는 것이 조립/정비상의 문제가 아닌 부품상의 문제임을 직감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골똘히 고민하다가 전구가 번쩍…기화기와 내부의 로드 간의 틈새에 착안했다.
페트로막스의 도면으로 붉은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문제의 기화기와 내부의 로드
![](https://t1.daumcdn.net/cfile/cafe/187CD34C4F097B0B1B)
붉은 원의 기화기를 좀더 크고 단순하게 그려보면 아래 왼쪽과 같으며, 내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랜턴의 A 부분 내경을 측정했다.
또한 로드의 외경 B 역시 각각 측정
A부분의 좀더 정확한 측정을 고민하다 Small Hole Gauge를 빌려와 측정한 결과 아래와 같은 치수를 얻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2F1B424F097C3411)
틈새의 차이를 확인 할 수 있다. 아주 양호한 불빛을 보여주고 있는 페트로막스와, 7번국도는 틈새가 0.2mm, 씨앵커와 중국산 버터플라이는 동일한 치수로서 틈새가 1.0mm
인도네시아산 버터플라이는 중국산과는 치수 차이는 있지만 역시 틈새는 1.0mm
(참고로 인도네시아산 버터플라이는 처음 구입당시 오리지날 로드에 문제가 있어 7번국도의 3.0mm 로드를 조립하여 사용하고 있었기에 숨쉬기 문제는 감지하지 못했었다)
틈새가 1.0mm 가 되는 랜턴들이 숨쉬기 현상이 문제되고 있는 랜턴이다.
틈새가 1.0mm 가 되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기화기의 구조를 간단히 도시하면
연료통에서 올라온 기름은 달팽이처럼 동그란 관을 지나는 동안 액체에서 기체로 기화하며,
이 기화된 연료가 노즐(니플)을 통해 분사되게 된다(아래 그림의 오른쪽)
![](https://t1.daumcdn.net/cfile/cafe/1727EA3F4F097CB62C)
틈새가 커지면, 동그란 달팽이 관을 거치면서 기화해야 하는 연료가 과도한 틈새를 통해 여전히 액채 상태로 통과하게 되며, 기체+액체상태로 노즐(니플)을 통해 분사하게 된다.(위 그림의 왼쪽)
이것이 숨쉬기의 원인으로 추정한다.
틈새가 0.2mm 인 페트로막스의 기화기와 로드
![](https://t1.daumcdn.net/cfile/cafe/1964C3414F097DDA2F)
틈새가 작아 로드에 카본이 부착되지 않고 깨끗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0BF8414F097DDF08)
좀더 자세히 찍어보면
![](https://t1.daumcdn.net/cfile/cafe/2003D6414F097DE211)
기화기 내부 (내경 3.2mm)
![](https://t1.daumcdn.net/cfile/cafe/150AEA414F097DE508)
하지만, 틈새가 1.0mm인 랜턴의 해당부분 로드는 모두 시커멓다. (사진이 없네...쩝)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 기화기에 공급되는 연료를 최소화 하기 : 핸드휠 미세조정, 하부 로드 길이 조정
- 문제의 틈새 부 메우기 : 메쉬망 말아 삽입하기 등
난 이부분에서 메쉬망을 말아 삽입하는 방법대신 0.5mm 구리선을 감아 로드의 외경을 키우는 방법을 사용했다. 왜냐? 메쉬망이 아까워서~~
![](https://t1.daumcdn.net/cfile/cafe/183F883F4F097EF71D)
로드에 용접을 하고 다듬어서 치수 보정을 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귀찮다.
배기관 보수제 같은 것을 발라준 다음 다듬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다.
아무튼 이 틈새를 최소화 하는 것이 숨쉬기 문제 해결 방안이라는 결론이다.
이렇게 1.0mm 나 되는 과도한 틈새로 제작된 이유가 궁금하다(기계 가공에서 1mm 면 탱크도 지나 간다고 표현하는데..)
나름 추정해 보면
- 설계 불량 (도면 불량)
- 제작 불량 (임의 가공)
- 원가 절감을 위한 소구경 로드 사용
- 석유가 아닌 기화성이 더 좋은 연료 사용에 최적화 된 랜턴?
중국 랜턴 제조사는 이 틈새 문제를 반드시 인지하고 수정 제작해야 한다. 적어도 석유를 사용하기 위해서라면….
이상 랜턴 숨쉬기에 대한 원인조사 결과입니다.
편하게 반말로 적었으니 너무 나무라지 말아 주시고..긴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참! 버터플라이 (중국산) 및 씨앵커 랜턴은 절대로 500CP 가 아닌것 같습니다.다른 500CP 와 확연하게 밝기 차이를 보입니다. 약 350 정도??
왼쪽이 인도네시아산 버터, 오른쪽이 중국산 버터...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17C23E4F09821108)
![](https://t1.daumcdn.net/cfile/cafe/200EF53E4F0982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