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의 동쪽 출입문에서 궁궐의 안쪽을 바라보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석탑이 있다. 유교를 숭상하던 조선의 궁궐에 이같은 석탑이 있을 리 없고 분명 이 탑은 다른 곳에서 이곳에 옮겨 건립했음이 확실하다.
이 석탑은 본래 개성에서 서남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개풍군 부소산 기슭 경천사에 있었다. 1906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의 한 장관인 다나카는 비밀 지령을 내려 다음해에 탑은 그 자리를 떠나게 되었다. 그 지령의 내용인즉, 이 석탑은 고종 황제가 기념으로 하사하는 것으로서 서해를 거쳐 도교의 자기 집 정원으로 운반하라는 것이었다. 당시 고종 황제가 산골에 있는 이 석탑의 존재를 알 리 없는 일이었지만 마을 사람들에게는 '임금님이 하사하신 것'이라는 계획적인 조작극을 연출한 것이다. 이러한 거짓말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탑은 마구 해체되어 선착장으로 운반되었고 도쿄 다나카의 집 정원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경천사 석탑의 불법 반출로 인하여 국내의 여론이 날로 거세어졌다. 한국뿐만 아니라 양식있는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다나카에 대한 비난의 소리는 높아만 갔다. 이로 인해 다나카는 이 석탑을 정원에 세우지도 못하고 그대로 방치해 둔 채 10여년을 보냈다.
1918년에 다시 이 문제를 거론하여 석탑의 반환을 요구하여 다시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러나 너무나 파괴가 심하여 도저히 복원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다. 석탑의 불법적인 해체와 운반 과정에서 심한 파손을 입은 것이다. 이후 석탑은 경복궁 근정전 회랑에 40여년간 방치되어 있다가 1960년에 가서야 겨우 오늘의 모습으로 복원하게 되었다.
김주연님께서 올려주신 글에 관한 보충설명이었구요..
경천사 10층석탑에 관한 사진을 첨부합니다..
참고로 경천사 10층석탑은 국보 86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