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분할
- 비너스 조각에 적용한 1:1.618
사람 눈에 가장 아름답게 느껴져
요즘 '황금분할'이란 말이 이곳저곳에서 자주 쓰인다. 주식과 채권에 적절히 나눠 투자하는 금융 상품 중에 '황금분할 투자'펀드라는 것이 있다.
또 어느 기업이 세가지 사업 분야를 갖고 있는데,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골고루 매출을 올리면 "황금분할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고 표현한다.
황금분할, 또는 황금비는 원래 수학에서 나온 말이다. 개념을 말로 표현하면 조금 복잡하다. '선분을 둘로 나누었을 때, 짧은 부분과 긴 부분의 길이의 비가 긴 부분과 원래 선분의 길이의 비와 똑같아지는 경우'다. 숫자로 나타내면 약 1.618:1이다.
황금비는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가장 안정적이고 아름다운 느낌을 주는 비율로 인식됐다.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정면의 폭과 높이의 비율이 바로 황금비다.
밀로의 비너스상에도 여러 부분에 황금비가 담겨 있다. 배꼽을 기준으로 상반신과 하반신의 비는 1:1.618이다.
상반신만 놓고 보면 머리 끝에서 목까지와, 목에서 배꼽까지의 길이의 비가 역시 황금비다. 하반신에서는 발끝부터 무릎까지와 무릎부터 배꼽까지 길이의 비가 1:1.618이다.
정오각형의 대각선을 모두 그리면 안에 별 모양이 생긴다. 피타고라스 학파는 이 별의 여러 부분에 황금비가 적용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경이롭게 받아들인 피타고라스 학파는 정오각형 별을 그들의 상징으로 삼았다.
음악에도 황금비가 등장한다. 베토벤의 5번 교향곡 '운명' 1악장에는 '빠바바~밤~'하는 유명한 주제 부분이 세번 나온다. 1악장은 가운데 있는 주제부 앞에 3백77마디가 있고, 뒤에 2백32마디가 있다. 3백77 대 2백32라는 앞뒤 길이의 비율이 황금비에 가깝다.
이뿐 아니라 고려시대에 만든 국보 18호 부석사 무량수전 바닥의 가로.세로 비율도 황금비다. 또한 신용카드나 각종 신분증 등의 가로.세로 비율도 거의 모두 황금비다.
이 모두가 의도적으로 황금비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직관에 따라 아름다운 모양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황금비가 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