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소리 영남범패 - 의례와 소리 전승 대담집 -
김용환․윤소희 엮고 지음 | 2010.5.21. 발행 | 신국판 367쪽 | 15,000원 | ISBN 978-89-8023-159-1 03220
16분의 스님에게 들은 영남범패의 생생한 모습!
한국 근현대불교사를 관통하며 면면히 신라의 소리를 잇다!
☼엮고 지은이
김용환
1952. 경남 진주 출생, 1977. 동국대학교대학원 인도철학과 卒
1982. 日本 大正大學校 梵文學 연구실 수료, 현재 부산대학교 철학과 교수
윤소희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음악인류학 박사, 저서: [한중 불교음악 연구] 외 다수
논문: 「불교음악의 기원과 전개 - 인도에서 한국에 이르기까지 - 」 외 다수
현재 부산대학교·동국대학교 출강 (URL: http://cafe.daum.net/ysh3586)
☼이 책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한국범패의 원류, 영남범패 전승자들에게 듣는 범패
한국불교의 범패는 서울의 경제범패 뿐이다?! 아니다! 신라시대 쌍계사에서 시작된 범패의 시발점은 바로 영남이었다. 그렇다면 경제범패와 영남범패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영남의 의례에 담긴 소리는 어떤 정신을 담고 있는 것일까? 스님들의 구수한 사투리가 곁들인 남성적인 영남소리를 글로 담았다.
근현대 한국불교의 역사를 바로 보는 생생한 체험
근현대 불교사의 흐름 속에서 불교의례의 변천, 사찰의 풍속과 수행의 변화를 생생히 전달하는 역사서이다. 현행 7정례 예불이 이전에는 아침에는 향수해례와 사성례, 저녁에는 삼정례로 예불을 봉행한 사실, 밤재가 낮재로 변해가는 과정, 49재의 유행, 재에서 금강경을 독송하게 된 연유 등의 생생한 증언을 만날 수 있다.
사라져가는 불교 민속의 흔적을 남기기 위한 저자들의 오랜 노력의 결실
기존 연구 성과가 거의 없었던 영남 범패이야기가 16분 스님, 1년여의 대담과 녹취과정을 통해 드디어 책으로 나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서서히 사라져가는 불교 민속에 시선을 가져가게 한다. 바닷가의 용왕재, 칠성기도 등이 불교와 어떻게 융합하고 공존하게 되었는지를 만날 수 있다. 불교민속의 전승을 위해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한다.
☼본문 속으로 한걸음 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영산재가 지난 3월 G-20정상회의 성공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2만여 불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불교문화 예술의 자랑이라 불리는 영산재는 1973년 중요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되었고 2009년 9월 드디어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는 한국불교문화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학계에서 영산재를 구성하는 범패와 춤 등의 불교예술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진한 점이 많다. 특히 범패의 경우 서울 봉원사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범패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그 외 지역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에게 단비와 같은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바로 이 책, 김용환 교수와 윤소희 교수가 16분의 스님들과의 대담을 통해 펴 낸 [신라의 소리 영남범패]이다.
호남이 판소리라면, 영남은 범패
영남은 호남에 비해 판소리, 산조와 같은 분야에서는 소리의 역량이 빈약하지만 불교음악은 그렇지 않다. 특히 범패 소리의 경우 개성이 뚜렷하고 매우 독보적인 음악적 세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서울과 호남의 범패가 여성적이라면, 영남의 범패는 저음으로 발성하는 남성적 소리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경상도 사람들을 ‘설중청송’ 즉, ‘흰 눈 가운데 푸른 솔’이라 비유했던 조선시대 이중환의 말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흔들림 없이 자신의 색깔을 지켜온 경상도 사람들의 근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선율을 길게 늘이는 방법, 소리길과 성음의 측면 등 경제범패와 영남범패의 차이점을 이 책은 낱낱이 밝히고 있다.
염불소리만 그 스님의 출신인지 알 수 있다
서울 봉원사를 중심으로 일관된 조직체계를 이루는 경제범패와 달리 영남범패는 각 지역마다 독자적인소리의 맥이 있어 각기 나름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이 책에서는 영남스님들의 소리를 부산⋅김해지역의 통범소리, 마산⋅창원지역의 불모산 소리, 청도⋅밀양지역의 팔공산 소리, 남해안과 고성⋅통영지역의 통고 소리로 분류하였다.
통범소리는 양산 통도사와 부산 범어사에서 전승되는 소리를 통틀어 일컫는 것으로 1800년대 범어사를 중심으로 동래어산회가 결성되면서 한국전쟁 이후까지 각 지역 승단에 의해 소리 전통을 이어왔다. 특히 김용운 스님이 1970년대 불교음악으로 최초로 무형문화재를 받아 소리의 명성을 이었다. 현재는 어산회를 통해 범패에 혜륭 스님, 장엄에 구암 스님, 나비춤에 해강 스님, 바라춤에 청공 스님이 종목별로 지정되었는데 이 분들 모두 범패에 조예가 깊다.(p.26-28)
불모산 소리는 창원 성주사가 있는 불모산에서 비롯되었다. 불모산의 웅파문중은 태고 보우 선사 15대손인 웅파 스님의 법맥으로 웅파문중에는 범패를 잘하는 스님이 많았다고 한다. 이들은 후에 우담 스님의 활약으로 우담문중으로 불렸다. 우담문중의 어장들은 1996년 ‘불모산범패연구보존회’를 결성하여 본격적인 도제양성을 시작해 1999년 경상남도 민속예술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보존회는 한파 스님을 중심으로 하여 우담문중 뿐 아니라 한파 스님의 소리를 배우려는 후학들이 많이 모인다고 한다.(p.232-233)
팔공산제는 대구 동화사를 중심으로 하지만, 현재 이 지역 승려들이 대개 경제범패를 하고 있어 전승실태를 찾기란 쉬지 않다. 소리에 있어서는 통범 소리와 큰 차이가 있지는 않았으나 역사적으로 경북과 경남의 소리성격의 차이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보인다. 여기서는 일우 스님, 응산 스님과 ‘팔봉문중범음범패보존회’를 이끌어 가시는 태우 스님과의 대담을 통해 그 맥을 찾아보고자 했다.(p.274)
마지막으로 통고소리에서는 통영과 고성의 범패를 지칭하여 분류했다. 이 역시 소리의 맥을 찾기 쉽지 않았지만, 해강 스님, 경호 스님과의 대담을 통해 통고소리가 통범소리와는 다소 차이가 있음을 밝혀낼 수 있었다. 특히 경남 서부지역은 한국 불교음악의 가장 오랜 기록인 진감 국사의 비가 있는 하동 쌍계사가 있는 곳이므로 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p.306-307)
특히 소리를 배우는 과정은 의례와 의식을 행하는 염불과 함께 이루어지는데 현재 우리의 의례와 예전의 의례는 그 절차가 조금씩 차이가 있어 스님들의 대담에서는 의례절차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이 거론된다. 또한 망자의 천도와 명복을 빌기 위한 ‘재(齋)’에 불교민속의 전통이 많이 남아있어 전통적인 ‘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말해주기도 한다.
짚신을 소변에 담가놓고, 소리를 배우다
큰스님의 청명한 소리에 이끌려 절에 들어와 범패를 배우게 된 스님, 항상 생활 속에서 소리를 응얼거리며 소리를 잘 하기 위해 가짜로 재를 지내는 헛재를 하며 소리를 늘린 스님, 녹음기도 없던 시절 한 소절 두 소절씩 따라하며 부지깽이 두드리며 소리 연습을 하기도 한 스님. 책에 담긴 16분 스님들의 이야기 속에는 영남의 소리를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그들의 출가시절이 생생히 느껴진다. 지금의 통범소리, 불모산 소리, 팔공산 소리, 통고소리가 있기까지 스님들의 소리 연습 이야기는 할아버지의 옛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기도 하다.
또한 식민지시대 결혼한 승려들이 많았다는 이야기, 일본불교가 들어오면서 재 의식이 금지되어 범패전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 각 지역마다 보존회나 전승회를 만들어 소리의 맥을 끊임없이 이어가려 했던 스님들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한국 근현대 불교사 속에 녹아있는 그들의 삶을 전해들을 수 있다.
일관성 있는 소리전승은 영남소리 통일로
이처럼 숭유억불정책을 폈던 조선시대와, 한국의 전통문화의 단절기인 일제시대를 지나오면서 면면히 전통을 유지해왔던 영남범패이지만 현재는 전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54년 불교교단정화운동으로 재 의식을 하던 사판승들이 큰 사찰을 떠나고, 조계종 역시 재 의식을 간소하게 하여 범패 전승은 타격을 받았던 것 외에도 시대의 변화로 재 시간이 단축되고, 서울 경제범패가 주류로 인정받으면서 영남의 소리를 익힐 필요도 줄어들었고, 기회조차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서 중요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신 스님들도 연로하신 분들이 많으시기 때문에 앞으로 영남범패의 전승에는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영남범패 전반의 전승현황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써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목차로 보기
●들어가며
영남범패의 불교문화적 의미 _ [김용환]
영남범패의 음악적 특징과 의의 _ [윤소희]
▒통범소리
해방 전후 통범소리의 산 증인 _ [만산 스님]
부산영산재 바라춤 보유자 _ [청공 스님]
부산영산재 범패 보유자 _ [혜륭 스님]
부산영산재 나비춤 보유자 _ [경호 스님]
통범소리·소리길의 대가 _ 도진 스님]
통범소리와 바라춤의 대가 _ [한파 스님]
영남범패 장엄의 대가 _ [종욱 스님]
학자로서 승려로서 바라본 통범소리 _ [법산 스님]
▒불모산소리
불모산범패의 원류 _ [은파 스님]
불모산범패 보유자 _ [석봉 스님]
▒팔공산소리
팔공산범패 안내자 _ [일우 스님]
팔공산범패 증언 _ [응산 스님]
대구 동화사 팔봉문중범패 전승 _ [태우 스님]
▒통고소리
통영 용화사범패 전승 _ [대봉 스님]
조선 말 안정사범패 전통 증언 _ [혜암 스님]
안정사범패 전승 _ [승헌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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