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의 기원이 되는 대지가 갖는 의미를 통하여 사상적 전개 과정을 살펴본다.
‘대지’로서의 혈의 특성은 전적으로 하이데거를 통해 살펴간다.
혈의 기원이 되는 대지는 거주의 기반으로서 터다.
대지는 생명을 잉태하고 길러주는 바탕이 된다.
하이데거는 ‘대지는 거주의 기반’으로 설명한다.
즉 인간이 거주한다는 현재의 사실에서 경험하는 대지를 존재 진리의 바탕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대지는 어떤 퇴적된 질료 덩어리나 지구라는 지질학적, 천문학적 대상이 아니라,
시적 사유의 사태가 된다.
하이데거에게 대지는 자연에 대한 그리스적인 사유의 경험이 대지를 중요한 사유의 언어로 확정 짓는다.
그리스인들에게 피시스(φύσις)는 ‘현출하며 피어오름’으로서 인간이 근본적으로 거주해야 할 터전, 대지를 밝혀 주고 있다. 현출과 피어오름 자체 또는 그 전체를 그리스인들은 일찍이 피시스라 불렀고, 동시에 피시스는 인간이 자신의 거주를 그 위에 또 그 가운데 마련하는 터를 밝혀 주기에 대지라 명명된다. 대지는 발현하는 모든 것을 발현하게 하고 다시 은닉하는 것이며, 발현하는 것 안에서 대지는 은닉하는 것으로 현전한다.*
피시스가 스스로 숨기고 간직하고 보호하는 측면을 하이데거는 대지라 한다.
하이데거는 『예술작품의 근원』에서 작품을 통해 예술의 본질을 세계와 대지의 투쟁으로 설명한다.
대지는 폐쇄성이고 세계는 개시성이다.
세계는 대지라는 근거 위에 존재하며 대지는 세계로 자신을 은닉한 채 드러낸다.
대지는 인간과 세계에 고유하고 독특한 형태를 부여하는 숨어있는 능력이자
“고향의 근거”**로 이해될 수 있다.
고향은 “아궁이와 근원에 가까운 장소”***이다.
대지는 ‘존재의 중심으로서의 아궁이’로 묘사된다.
아궁이는 불(Hestia****)을 통해 향존하는 근거이며, 규정하는 중심이다.*****
* Holzwege(1935~46), Fankfurt a.M, 1977, p.28
** Holzwege(1935~46), Fankfurt a.M, 1977, p.32
*** Erlüuterung zu Hölderlins Dicbtung(1936~68), Franfurt a.M, 198, p.23.
**** 헤스티아: (그리스어: Εστία)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 가운데 하나로 화덕을 지키고 가정의 질서를 담당하는 여신이다. *출처:위키백과.
***** Hölderlins Hymne ‘Der Ister’(SS, 1942), Franfurt a.M, 1983, p.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