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역 : 서명숙 출판사 : 넥서스BIZ 출판일 : 2008년 1월 17일 페이지 : 189쪽
소비자들의 구매심리 분석은 타켓이 있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매출 향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결과가 100%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다.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출시한 제품도 시장상황이나 사회적 트렌드에 따라서 전혀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상품기획자는 판매와 매출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확고한 자신감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 불안한 것은 이러한 예상치 못한 변수의 출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구매행동은 일정하지 않다는데 있다. 브랜드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동일한 브랜드를 선호하는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그 경로를 벗어난 구매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구매 파워력이 높은 여성 소비자들의 심리는 남자보다 더 복잡하다.
여자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이유
이같은 소비자들의 구매욕구와 더불어, 구매동기와 구매 후 어떻게 그 물건을 구입하게 됐는지를 일정기간 모니터 요원들을 참여시켜 그들의 영수증을 분석하여, 다소 복잡한 여성들의 구매심리를 찾아보고자 한 책이 바로 이 책, ‘앗! 사버렸다’이다.
식품과 화장품을 중심으로 디자인 감독을 맡아온 저자가 구매심리를 알아보기 위해 영수증에 어떤 심리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추적하게 된 것이 이 글을 쓰게 된 동기.
‘사버렸다’라는 의미는 그냥 무의식적으로 사버렸다는 의미도 있고, 혹은 이미 구매한 것에 대한 후회감, 또는 한 마디로 앞뒤 재보지 않고 구매했다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이렇듯 사람들의, 특히 여성들의 구매심리는 마케터의 기대와는 다른 구매동기를 보여준다. 이성적인 소비심리를 갖고 있을 듯 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각각의 제품들이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우지만 정작 구매심리에서는 그같은 요소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여성은 어떤 심리로 구매를 하는가?
이같은 구매심리를 주부들의 시장장바구니 영수증을 통해서 알아보고, 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마쓰모토 토모코의 ‘앗 사버렸다’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여성들의 구매심리를 영수증을 통해 찾아봤는데, 거기에는 몇가지 구매동인을 찾아볼 수 있다.
첫 번째로 볼 수 있는 동인은 과거의 기억에 남아 있는 쾌감이다. 쾌감은 행복이다. 행복에는 기대감이 담겨져 있다. 이에 제품기획자를 포함한 마케터는 고객의 쾌감정보를 얻어내는데 주력하라고 한다.
“왜냐면 어떤 가치관의 여성이든 어떤 취미나 기호를 가졌든 간에, 또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여성은 ‘행복을 느끼고 싶어!’. ‘기분좋아지고 싶어!’라는 마음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여성의 충동구매 자극을 위한 작전
그러기에 ‘싸다’, ‘편하다’라기보다는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카피를 쓰라고 1차 주문을 한다. 처음 구매를 일으킬 수는 있지만 재구매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재구매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만 1차 구매로만 끝난다면 제품주기는 초기단계에서 더 성장할 수 없다.
1차 구매로 끝나는 경우는 상품에 대한 애착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대감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카피,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쾌감 호르몬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라고 한다. 이는 재구매는 물론, 구전효과까지 창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두 번째는 소비에대한 분석인데, 기대소비는 기대에 따른 행복감을 순간적으로 일으킴으로 해서 구매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여성의 구매 심리에는 이같은 기대소비가 남자에 비해 크다.
또 하나는 관계소비로 여성의 구매심리를 알아볼 수 있다. 자신을 위한 사소비와는 달리 관계소비는 가족 혹은 친구, 친지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한 구매를 말한다. 기대소비가 충동에 의한 구매에 가깝다면 관계소비는 이미지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행복을 생각하며 이루어진 소비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이같은 심리를 바탕으로 한 이미지 창출 작업이다. 거기에는 브랜드에 대한 것, 상품 디자인, 그리고 소비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문구가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저자가 이야기하 듯 브랜드에 대한 것보다는 심리유형 파악을 통해 거기에 맞는 디자인과 기존 패키지에 대한 디자인 변화를 통해서 구매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키워드와 심볼, 브랜드로 대변할 수 있는 이것에 대한 것도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고객행복을 이미지로 그리게 하고, 그것을 통해 ‘여성’의 뇌에 기대심리를 자극, 충동구매를 발생시키면 이후 이를 기반으로 한 쾌감정보가 남아 있어서 지속적인 구매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금 시대는 개성표현의 시대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 소비자도 있다. 싼 것을 골라 사는 것들이 있는 가하면 그것과 달리 가격이 비싸더라도 그 제품이 어떤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지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
고객행복, 기대감 창출=지속적인 매출
소비자, 특히 여성은 ‘싸고’‘편하다’는 개념보다는 ‘나다움’을 표현해줄 수 있는 상품에 끌린다. 그리고 특히 그것은 관계를 통한 자신의 위치에서 소비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
상품기획단계에서 이같이 남자와 여자의 구매심리가 다르기에 이같은 점을 감안하고, 어떤 부분에서 소비가 발생되는지를 분석해본다면 좀 더 빠르게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영수증이라는 것, 아주 일상의 소소한 부분이지만 그것을 놓치지 않고, 그것을 토대로 제품기획과 디자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연결시키고자 한 시도가 돋보이는 것 같다.
식품이라는 한정된 아이템이기는 하지만, 이같은 분석시도를 통해 좀 더 적극적인 구매행동을 끌어들이는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 이미 적지 않은 기업들이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작업을 통해서 이런 유형의 작업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분석에 그치지 않고 복잡한 여성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까지 한 걸음 더 나갈 때 좀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페이지가 많지 않아 내용이 다소 생략된 느낌도 들지만, 다루고자 한 부분만 다루고 있기에 브랜드, 마케팅, 카피 등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는 다른 책들을 참고해보는 게 좋겠다.
상품 기획자에게, 특히 여성관련 상품들을 만드는 사람들, 온라인쇼핑몰이나 혹은 상품 패키지에 글을 쓰는, 문안을 쓰는 카피라이터들에게도 권할 만하다.
우리나라 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본 주부들의 영수증을 토대로 한 것이기에 국내상황과는 또 다를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제한을 두고 읽는 책은 아니기에 참고할 만한 책으로 읽어도 좋겠다.
작은 부분에도 눈을 돌려봐야 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길윤웅의 북 리뷰] 여자의 행복을 자극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