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인간의 결합 상징하는 혼인잔치, 포도주로 기쁨 더해
요한복음에 따르면, 예수와 마리아, 사도들은 카나의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는다. 한창 잔치가 흥겨운 중에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아직 잔치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알고 아들에게 알린다. 이에 예수는 하인에게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여섯 개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고, 그것을 퍼서 잔치를 주관하는 사람에게 가져가라 말한다. 하인들은 예수가 시키는 대로 했는데, 항아리에 부은 물이 모두 포도주로 변한다.
이 작품은 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 1266~1337)가 예수의 첫 번째 기적인 카나의 혼인 잔치를 그린 것으로, 사실적 묘사가 탁월하다. 일반적으로 교회 미술에서 '최후의 만찬'이나 '카나의 혼인잔치'를 주제로 다룬 장면은 대개 수도원 식당을 장식하기 위해 많이 그려지곤 한다.
그러나 조토가 제작한 '카나의 혼인잔치'는 스크로베니 경당에 그려진 프레스코화 중 한 장면이다. 이 경당은 이탈리아 파도바 갑부였던 엔리코 스크로베니(Enrico Scrovegni)가 고리대금업자였던 아버지 레지날도의 속죄를 지향으로 성모 마리아께 봉헌한 것으로 예수와 성모 마리아와 관련된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장면은 세 단으로 나뉘어 있는데 '카나의 혼인잔치' 장면 위에는 마리아와 결혼하기를 원하는 젊은 구혼자들이 묘사되어 있고, 그 아래에는 죽은 예수를 안고 비탄에 잠겨 있는 마리아가 표현돼 있다. 표현된 인물 형상은 분명하게 구획된 실내 공간에 배치돼 그림의 이야기 전달을 넘어 심리 상태를 섬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
작품 : '카나의 혼인잔치', 조토 디 본도네 작
(1304~06년께, 이탈리아 파도바 스크로베니 경당)
● 빛의 신비 2단 : 예수님께서 카나에서 첫 기적을 행하심을 묵상합시다
● 묵상 단어 : 결합(혼인), 믿음, 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