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사람들
나는 시골처녀같이 아주 순진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바보 같은 구석이 많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지만 어떤 사람이든지 내게 무슨 얘기를 하면 곧이곧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
사람이라면 단 한번이라도 의심이나 의구 점을 가져봐야 사기도 당하지 않을 텐데, 단점인지 장점인지 난 그런 구석이 어디를 찾아봐도 없다.
너무 순해 터졌다.
내가 아무리 가진 것이 없어도, 어려운 사람이나 힘든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꼭 주머니를 열어 그 사람들을 돕는다.
그러나 내가 어려울 때는 정작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한다.
이런 나의 바보 같은 구석 때문에 고생하는 것은 남자친구이다.
직접적으로 피해를 당하니 얼마나 그 속이 타랴.
짐작은 하고 미안하면서도, 남자친구와 통화를 할 때면 이런 얘기를 잘 못하고, 안부 묻고 기도하고 전화를 끝낸다.
이런 둔한 성격 때문에 그 어려운 생활고 가운데서도 문학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어느 때는 무엇인지 정확하지 않을 것들에 대해서 화가 난다.
나 같은 성격을 소위 말하자면, 사람들이 속여먹기 쉽고, 갖고 놀기 쉽고, 이용해 먹기 쉬운 그런 사람인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이용당한다는 생각을 하면, 인생이 억울하고 사는 것이 맥이 풀린다.
그러나 이런 순진한 성격이 세상을 관찰하고 느끼고 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들에 대해서 가감 없이 정확하게 비쳐서 글로 남기기가 더 용이하고 어찌 보면 순수문학을 하는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나도 아주 쑥맥인 것 같아도 나름대로 사회를 많이 안다.
30대 초반 영업을 해봤다.
물론 취직이 어려워 영업을 했지만, 그 사회 속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돈 주고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사회에서 모진 인생대학 수강료를 내고 익혔다.
그리고 여러 회사를 전전하면서 오우너도 많이 겪어봤다.
어떻게 사람들이 돈을 버는지, 얼마나 사람들이 돈을 원하고 그 돈이란 걸 벌기 위해서 몸부림 치면서 자신을 내던지는지.
돈이란 것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닌 줄 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돈을 더 많이 벌고 획득하기 위해 사람이 넘어서면 안 되는 지정선이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는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작년 세월호 여파로 한국경제가 너무 좋지 않다.
이번에 “청춘의 아그네스”가 5월에 세상에 나온다.
출판사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한 첫 출판이라 출판사에서 갑질하는 것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대로 다 응해 주었다.
지나고 나니 얼마나 바보같이 믿고 당해 주었는지, 내 자신에 대해서 너무 순진해 터져 화가나는 것을 조용히 삭이고 있다.
비단 이런 돈과의 유착관계는 출판사뿐만이 아니다.
사회 곳곳에서 경제가 어려워지고 사는 것이 힘들어지니 일부 돈에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주위에서 볼 수 있다.
그중에서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기업이 일한 근로자의 임금을 주지 않는 것과,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의 최 약자인 여자와 서민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사기 치는 행각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지옥은 그들의 자리가 분명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비단 그렇게 돈을 착취하는 사람들은 이 땅에서 사는 동안에도 인생이 잘 풀어질 리가 없다는 생각을 갖는다.
sns소통을 적지 않게 한다.
그중에서 내가 가입한 단체도 꽤 여럿 있다.
그중에 글을 올리는 sns단체가 있는데, 댓글에 통장임대 광고를 올리는 사람이 있다.
통장임대를 해주면 100만원을 다음날 입금해 주겠다는 것이다.
세금절감 효과 때문이라고 한다.
그건 분명히 사긴데,,,,그동안 여러차례 사회에서 당하고 이것은 사기라는 행동을 정확히 안다.
내 글 포스팅 댓글에 그런 광고를 올려 그 사람한테 내리라고 경고를 하고 내가 삭제 시켜 버렸다.
그 후 5분도 지나지 않아 같은 사람이 다른 아이디로 똑같은 내용의 글을 올린다.
그리고 또 악질적인 것이 휴대폰 대출이다.
생활정보지 같은 곳에 보면 심심찮게 이런 글들이 올라온다.
휴대폰 개통하면 한 대당 30만원씩 드립니다.
신용불량 환영.
이런 사람들은 더 이상 이 사회에서 갈 데가 없는 신용불량의 사람들과 급전이 필요한 서민층을 대상으로 120만원짜리 휴대폰을 개통하고 그것을 수거해 간 다음에 30만원을 주는 것이다.
이건 분명히 사기 행각이다.
내가 가장 악질이라고 보는 돈벌이가 한 가지 더 있다.
그것은 다단계이다.
깊이 공부해 본적이 없어서 다단계 이론의 깊이는 잘 모른다.
그러나 그 단체는 사람 자체를 순수하게 생명이나 인격으로 보지 않고 한 사람을 포섭하면 그 사람의 30만원 가량의 수입원이 되는 것이다.
사람을 돈으로 계산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는 사람마다 돈으로 계산을 하면 나중에는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곳곳에 만연해 있는 이런 우리 사회의 돈에 영혼을 판 사람들의 모습속에 자본주의의 한계점을 느낀다.
그리고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이 고등교육을 받지 못해 그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가난이 대물림 되는 현상을 보면서 혼자서 많은 고민을 한다.
사춘기 전까지 사회에서 강자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내 현실은 이 사회에서 지극히 약자로 살아간다.
강자가 되어 여러 좋은 일을 하고 싶었다.
마음은 강자인데 내가 사는 현실은 난 지극히 약자인 것이다.
을의 입장의 어려움을 피부 속 깊이 알고 있다.
혼자서 깊이 생각하는 것은, 내가 어떤 영역 특히 문학이라는 영역에서 우리 사회에서 강자가 되는 자리까지 올라가면 어려운 수준 높은 문학교육의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 사회적 약자를 위하여 재능을 기꺼이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리 나를 둘러봐도 내가 강자로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분야는 문학이 가장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난 좀 다른 사회구성원이 되고 싶다.
이 자본주의 사회의 원리대로 사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성경에서 가르쳐주는 원리대로 실천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약육강식의 사회.
그러나 성경은 섬김의 원리를 가르치고 있다.
가끔 남자친구를 꼬신다.
같이 봉사하면서 살자고.
현실.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조금 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 개인들의 깊은 사고와 성숙한 시민의식과 도덕의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특히 요즘엔 갑질하는 사람들의 행태가 tv보도를 통해 많이 방영된다.
건강한 구성원, 그리고 높은 도덕의식이 너무 그립고 절실한 요즘이다.
아무튼 우리사회가 약자를 위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되길 간절히 빌어본다.
2015년 3월 21일 수필가 정 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