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영하 7도까지 내려가 몹시 쌀쌀한 3월 13일 새벽 6시 30분, 전북 김제에서 서울국제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려고 온 정갑주(72살) 할아버지와 그 일행 30여명은 서울 세종로 광화문 앞에서 다른 마라톤 참여자들에게 "한글날을 국경일로!"라고 쓴 표 딱지를 등판에 붙여주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빠진 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정갑주 할아버지는 여러 해 동안 마라톤 대회장에 다니며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자!"는 어깨띠를 두르고 달리기를 해왔다. 그런데 이번엔 부안에서 함께 마라톤에 참여한 20명과 그 부인, 아들딸과 친지들 10여명까지 정갑주 할아버지의 열성에 감동해 함께 이 운동에 참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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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글날을 국경일로 !”라고 쓴 표 딱지>
정갑주 할아버지는 오래 전부터 한국 사람이 우리 겨레의 보물인 한글을 천대하는 걸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한글을 지키고 빛내는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앞장서왔다. 전북 김제에서 농사를 짓지만 서울이나 다른 지방에서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하는 곳이면 찾아다니며 한글사랑을 외치고 있다. 이번 서울국제마라톤 행사엔 용돈을 모아 아낀 돈 100만원을 들여 "한글날을 국경일로!"라는 표 딱지를 만들어 마라톤에 참여한 사람들 등판에 붙이는 일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감동한 ‘한글학회’와 ‘한글날국경일제정범국민추진위원회’에서도 함께 이 행사에 참여해 "한글날을 국경일로!"란 구호를 쓴 표 딱지 5000장을 선수들에게 나누어주고 등과 가슴에 붙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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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라 쓴 모자까지 쓰고 마라톤에 참여한 정갑주 할아버지
오늘날 21세기는 문화정보경쟁시대라고 한다. 한글은 세계 최신 문화경쟁 도구요 무기다. 한글이 우리를 세계 으뜸가는 정보통신강국으로 만들어 주었다. 한글은 우리 겨레의 으뜸가는 문화유산이며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하다. 그런데 세계가 알아주고 찬탄하는 한글을 정작 우리 국민은 알아주지 않는다. 그 날 마라톤에 참여한 10명에 8명은 "한글날을 국경일로!"란 구호 딱지를 환영하며 등에 달아달라고 하는 데 2명은 거부했다. "공휴일이 늘어나면 좋지 않다"는 이들에게 한글날국경일제정추진회 김기종님은 " 한글날이 한글을 살려주고 한글이 우리를 잘 살게 해줍니다. 한글이 인터넷통신 강국을 만들어 준 거 압니까?"며 그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정갑주 할아버지는 세종로에 있는 광화문과 이순신 동상을 바라보며"한글은 한국의 보물이고 자존심입니다. 요즘 일본이 우리를 우습게보고 독도도 자기 땅이라 하고, 일제 식민지배도 잘 한 일이라고 우깁니다. 우리가 우리의 보물인 한글을 우습게 여기니 그들도 우릴 우습게 여깁니다. 한글로 힘센 나라를 만들고 잘사는 국민이 되어 그들이 헛소리를 못하게 합시다."라고 외치며 출발을 알리는 폭죽 불꽃을 보면서 손을 번쩍 들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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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을 번쩍 들고 "한글날국경일!"을 외치며 달려가는 정갑주 할아버지
정갑주 할아버지 말씀은 옳다. 우리가 일본 사람과 입씨름을 하기보다 스스로 힘센 나라를 만들고 일본 국민보다 잘 살 때 그들은 우리를 깔보지 않고 우리를 진정한 이웃으로 대할 것이다.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힘센 나라가 되고 잘 사는 게 아니다. 세계 으뜸가는 문화 창조무기인 한글을 잘 이용할 때 문화강국이 된다. 부인과 아들딸 가족까지 참여해 한글날 국경일 제정을 소망하고 외치는 정 선생님의 뜨거운 한글사랑 정신과 열정에 올해엔 꼭 한글날이 국경일이 될 것이다.
마라톤에서 신기록을 내는 것도 좋고 중요하다. 제 몸 건강 하려고 뛰는 것도 좋다. 그러나 나라와 겨레가 잘 되길 간절히 바라며 달리는 것은 더욱 멋있고 아름다웠다. 내년 서울 국제마라톤대회엔 정 선생님이 "한글날 국경일 축하!"라고 쓴 어깨띠를 두르고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라고 빌었다. 2005년 봄날 새벽 세종로 광화문 앞길에서 "한글날을 나라의 잔칫날로 만들어 동양과 세계를 빛나게 해 줄 한글나라를 세우자!"고 외친 우리의 목소리와 몸짓이 먼 앞날에 아름다운 우리 역사로 기억되길 바라며 정 선생님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이대로](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chammalo.com%2Fpds%2Fboard%2Fphoto%2Fb_lee.jpg)
필자 이대로 선생은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1967년 동국대 국어운동학생회 창립 초대 회장
1990년 한말글사랑겨레모임 공동대표
1994년 민족문제연구소 후원회 조직위윈장
1997년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2000년 한글세계화추진본부 상임이사(현)
2004년 한글날국경일 제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사무총장
![참](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chammalo.com%2Fpds%2Fboard%2Fphoto%2Fb_cham0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