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캠퍼스라는 단어는 낭만을 떠올린다.
젊고 패기가 가득한 젊은이들의 놀이터요 토론장이요 배움의 터가 될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요즈음 한국 대학 캠퍼스는 특히 더 그러하다.
그러나 우리 캠퍼스를 둘러보자!
우선 들어오는 캠퍼스의 대문부터가 꽤재재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차를 타고 들어오다 보면 우측엔 어느 공장에나 있어도 좋을법한 경비실이 있다.
잠시 그런 느낌을 갖고 들어오다 보면 혼자 앉아 있기에도 비좁아 보이는
또 다른 경비실이 어느 군부대 입구처럼 서서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수원대학교 박 모 교수님을 뵙기로했다고하면 출입내용을 적으라며 종이를 내놓고, 신한은행 간다고 하면
아무말 없이 들어갈 수 있다! 들어가면 어디든 차를 주차할 수 있는 편리함(?)과 함께 무질서로 당황스럽다.
잘못 들어가면 뒷문으로 나가게 되든지 아니면 길 안내판도 제대로 없는 캠퍼스를 물어물어 되돌아오게 된다.
뒷문에 있는 경비실은 더 초라하다. 나이가 많으신 어른이 그 좁은 경비실 안에 앉아 계신다. 참말로 민망스럽다.
그냥 없는 편이 더 뒷문에 어울릴것 같다!
그래도 캠퍼스 여기저기에는 꽃과 나무를 정성과 돈 들여 가꾸어서인지 대학 캠퍼스로는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어딘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냥 시늉만 낸 것이라는 것을 금방 알수 있다. 나무 밑 쉼터 의자도 그냥 형식적으로
시늉이고 뭔가 앉아서 대화도 하고 쉼터도 되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
비교적 최근에 지은 강의동이나 IT대학 건물은 효용성이나 내구성은 별로 없다. 그냥 강의나 하고 나가는 학원교실 같다.
옆 방에서 강의하시는 분의 목소리라도 좀 크면 다 들린다.
캠퍼스 거의 모든 건물은 비가 오면 비가 센다. 어디 좀 오래된 건물은 더할 나위 없다. 한번은 체육관 행사로 나가 앉은 자리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진다! 앞에 있는 교무위원석의 높은 분 자리나 손님이 앉아 계신 자리는 비가 새지 않나 조마조마 하였다. 왠지 그들이 떨어지는 빗물에 옷깃이 젖으면 어쩌나 해서도 그렇고 내가 그런 켐퍼스에 있다는 사실이 좀 챙피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왜 그렇게 캠퍼스 곳곳이 파이고 깨지고 빗물이 세고 제기능을 못해도 그냥 땜질이나 하고(도로가 파이면 그 구멍을 메꾼다! 한 삽 정도의 모래와 시멘트를 물에 개워서 떼운다!), 그러니 켐퍼스 도로나 운동장 계단 곳곳이 패여있고 깨져 있어도 고치지도 않는다. 해가 30년을 지나는데도 별로 고치지도 않는다. 해가 가면 더욱 깨져있다. 이게 수원대학교 와우리 캠퍼스 이다. 세계적인 대학이라는 캠퍼스의 모습이다.
그러면 하드적인 부분은 그렇다하고, 소프트적인 부분은 어떤가?
한번은 총장님이 총장실에 들어 오셔서 총장실 책상에 뽀얗게 먼지가 쌓여 있는 것을 햇빛이 비쳤는지 본인께서 보셨다! 옆에 계신 부총장님께 한마디 던지셨다! 내가 이런 먼지낀 것까지 챙겨야하느냐고?!
그렇지요! 총장님이 직접 청소하라고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길들여져 있다!
옆에 늘어서 있는 많은 직원들은 총장께서 무슨 일을 하라고 하면 그냥 한다. 아무 말 없이 가시면 다들 할 일이 별로 없어보인다. 그게 수원대학교의 소프트적인 일이다. 요즈음 창조경제가 유행인데, 우리에게는 창조행정이 있을 수 없다. 소프트를 돌리려면 돈이 들어가야하는데(창조적으로) 그 창조가 안된다. 그러니 뭔 일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시켜서 하는 시스템도 시키는 사람이 항상 시킬 수 만 있다면 그런대로 되어 갈 수 있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시키는 사람이 항상 시킬 수 있는 명석함이 없어 보인다. 항상 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나면 시키거나 생각나도 돈이 들면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밑에서 일하는 사람도 돈 들어가는 일은 안한다. 창조가 안된다!
그런데 거의 한달 전 긴급하게도 약간 창조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교무처 중심으로 각 학과 교수들이 면담에 동원되었다. 거기서 마치 교무처의 창조적인 소프트가 튀어나왔다. 뭔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그러나 돈을 계산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 뒤 전혀 그 창조가 돌아가지 않는다. 창조적인 사회는 우선 자유로움이 가득해야 한다. 자유로운 토론의 장이 없다. 이제서야 교협창구가 쬐끔 뚫려졌다. 그러나 아직은 자유롭지 못하다.
글은 자유롭게 쓰는 것 같지만, 말은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글과 말의 자유가 건강하게 흘러넘칠 때 수원대학교 캠퍼스는 비로서 세계적인 대학으로 갈 걸음마를 한 발 내 딛는 것이다. 그럴만한 캠퍼스를 담아내지 못할 것이라면 이제는 주인의 자리를 30여년의 역사를 이루어준 수원대학교 역사 앞에 내놓아야할 것이다!
수원대학교 캠퍼스는 이제 자유로와져야만 한다. 대학 캠퍼스가 자유롭지 못하였기 때문에 지금 껏 우중충하고 꽤재재했다. 그러니까 대학평가 서열을 걱정하고 있으며, 취업정보처 사무실이 삐까번쩍해도 취업율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자유롭지 못하니까 그야말로 창조적인 창조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이 대학의 캠퍼스를 어떻게 하면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공간이 되게 할 수 있을까요?
첫댓글 너무 훌륭한 글입니다.
돈이 없는 상황에선 어떤 창조적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정부처럼 예산을 계획 및 심의하여 해당 부처에서 예산내에 자유럽게 쓸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내 스스로가 뭔가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은데, 돈을 주지 읺는다면, 그건 몸으로 때우라는 것 밖에 안됩니다.
게다가 자기돈 들여 일을 하게 된다면, 다음엔 그런 일을 추진할 필요가 없는 거죠.
좋은 글 읽어 감사합니다.
당장 돈을 푸는 것만이 해결책이 아닙니다. 위 나무님이 지적하셨듯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모든 부서가 예산이 거의 없고, 꼭 필요한 무슨 일을 하려면 위만 쳐다보는 천수답 형편입니다. 매년 담당하는 일에 맞추어 일정액의 예산을 지급하여 저수지가 자동으로 일정 채워져야 아이디어도 내어 창조적인 일을 할텐데, 일을 위해 돈이 필요하면 그걸 위에 이야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체제이고(위에 이야기하면 상급자는 "학교사정 잘 알지 않냐"라고 한다지요?) 그러다보니 잘해 봐야 본전이란 말이 나오지요.
우리 학교에는 1년 사업계획이나 1년 예산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처음 이 말을 전직 교무처장에게서 들었을 때에 이해가 안 갔습니다. 어떻게 수원대학 같은 커다란 조직이 1년 예산계획이라는 것이 없겠나? 그런데 사실이랍니다. 그러면 돈을 어떻게 지출하나? 모든 것이 총장님의 말씀 한마디에 달려 있다는 것이지요. 길을 보수하려고 해도 총장님이 말하지 않으면 절대로 보수 예산이 지출될 수가 없는 구조랍니다. 여러분도 겪었을 것입니다. 외부연구비를 따와서 연구비를 지출하려고 하는데 총장님 결제가 늦어져서 몇달씩 지체되었던 낭패말입니다. 다른 대학 교수들은 이해할 수 없는 수원대의 독특한 구조말입니다.
상생님 맞습니다. 예전에, 외부연구비 (과학재단 혹은 학진에 해당하는 연구재단) 의 학생 인건비가 2달씩, 혹은 1달 넘게 결제가 안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분명, 신청은 하였는데요. 문의하니, 총장님 결제가 안떨어져서 그렇답니다. 아니, 학교돈도 아닌데, 왜 그것까지 결제를 받아야 하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총장님이 학교를 잘 안나와서 한꺼번에 여러 일을 결제하다가 연구비 결제는 뒤로 밀릴때 그런일이 생긴답니다)
한참후, 연구재단사람에게 살짝 이일을 물어봤습니다. 그 사람 깜짝 놀라면서,
" 뭔가 교수님이 착각을 하시는 거겠죠? 그럴리가 있나요? 아니면, 당장 신고하세요! "
분명 큰일 난다는 투였습니다.
연구비님 말이 맞습니다. 외부연구비는 학교에서 손 댈 수 없는 돈이고 당연히 연구를 위해 신속히 지출되어야 하는 돈입니다. 그런데도 총장님 결제가 안 나면 몇달이고 지출이 안되는 이상한 구조입니다. 외부 사람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당연한 것을 괜히 복잡하게 만들어서 교수들을 괴롭히는 좋은 사례입니다. 괜한 심술을 부리는 것이지요.
왜 연구비를 제때에 지출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을까를 몇 사람이 모여서 토론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에 학교 통장에 들어온 연구비를 최대한 지출을 늦추어 그 기간의 이자를 따먹자는 깊은 뜻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상한 결론이지만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발 후문에서 내려오는 길 좀 수리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영통에서 오는 길이 후문쪽으로 난다는데 그럼 앞으로 그 길쪽으로 차가 엄청 내려올텐데.
수원대학교 대학예산의 인건비는 30%도 안된다고합니다.
다른 대학은 인건비가 60%인데, 우리 대학은 30%라면, 그것은 결코 자랑이 아닙니다.
인건비 착취의 확실한 증거라고 보면 됩니다. 인건비를 안 쓰니, 학교 시설의 유지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교수도 직원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써야 할 인건비를 제대로 쓰는 학교, 이것이 좋은 학교입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피눈물나게 인건비 절약하고 짠돌이처럼 유지관리비 절약해서 모아둔 적립금 4000억원을 어디에 쓸 것인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정말로 그것이 알고 싶어요.
이제는 돈을 좀 푸는 것 같지 않나요? 얼마 전 학과운영비로 학생 1인당 5000원씩 나누어주었고, 며칠 전에는 축제 때에 학생지도하라고 교수 1인당 10만원씩 현금으로 풀었다고 하던데요?
상생상생님의 의견은 학교 측에서 교수와 학생에게 돈을 풀었기 때문에 이제는 학교가 확실하게 변했다고 인정해 줄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너무 순진한 생각입니다. 한번 계산해 봅시다. 학생 12000명에게 5000원을 풀면 모두 6000만원입니다. 교수 300명에게 10만원씩 풀면 모두 3000만원입니다. 합하면 9000만원이네요. 9000만원 풀었으니 학교가 변했다고 인정해 주자는 말입니까? 적립금 4000억원을 정기예금으로 둔다면 년이자 2%로 계산하면 1년에 이자가 80억원. 이번에 학교 측에서 변했다고 하면서 푼 돈은 이자 80억원 중에서 9000만원? 가장 심각한 문제인 계약직 교수님들의 봉급에 대해서는 계속 침묵이네요.
일지매님의 분석에 동의합니다. 학교는 변한 척 할뿐 진정으로 변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가장 심각한 현안인 계약직 교수님들의 급여에 대해서는 학교측에서 아무 말도 없습니다. 그저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한 학과운영비, 학생지도비 등에 쥐꼬리만한 돈을 풀면서 학교가 변했다고, 총장님이 변했다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학과운영비, 학생지도비 등도 올해에는 지출되지만 내년에도 지출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올해에 총장님의 은혜(?)로 지출되었지만, 매년 지출한다는 명문화된 규정이 없다면 믿을 수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총장님의 은혜에 따라서 학교 운영을 하지 말고 명문화된 규정에 따라서 하자는 것이지요.
상생2.1님의 말이 맞습니다. 금요일 총장님이 학과장들 호출하여 학생지도비로 교수 1인당 10만씩 현금으로 나누어 준 것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꼼수이지요. 그 돈 받고서 "총장님 은혜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줄 알았나 보죠?
학과장을 불러서 직접 돈봉투 준다는 것도 총장의 격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봅니다. 자기 돈을 그렇게 준다면 그런대로 봐줄 수 있지만 결국 학교돈을 주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그 돈을 학과장 개인이 쓸 수 있는 돈이라면 직접 전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결국 축제 때 학생지도비로 쓰라고 목적을 정해 준다는 것도 우스운 일입니다. 그런 목적의 돈이라면 교학과 통해서 학과에 전달하면 될 일입니다. 괜히 돈 봉투 전해주면서 시혜를 베푸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연극에서나 나올 수 있는 우스운 행동이지요.
여기 쓰인 댓글을 읽어보니 결국 총장님은 지난 금요일날 돈주고도 욕먹을 일만 하신 셈이네요.ㅋㅋㅋ
누가 총장님에게 돈봉투 돌리라고 건의했는지, 그러한 바보같은 참모는 귀양보내는 것이 마땅하다고 아룁니다.
그 바보같은 참모가 지난 번의 그 P교수가 아닐까요? 교무처장이 그렇게 건의했을 것 같지는 않고요. 혹은 기획실장? 그분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만 이번 사건에 대해서 확신은 서지가 않네요.
쉿 조용히! 총장님이 기획하고 연출했다는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확인해서 여기에 공지하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축제기간 중에 학생들이 모여 데모할 것을 염려한 학생처장이 건의한 것이 아닐까요? 학생처장은 충성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기획실장의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그분이 보통 단수가 높은 게 아니에요.
총장님의 총애를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교무처장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과는 달리 요즘에는 완전히 왕당파로 돌아섰다고 들었습니다.
충성심이라면 홍보실장 따라갈 사람 없다는데, 그 분이 건의한 것이 아닐까요?
면밀히 연구분석한 결과 교무처장, 기획실장, 홍보실장이 건의한 것이 아니고 총장님 스스로 발견하신 묘책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근거는 뭐냐고요? 참모들은 경험상 돈드는 방안은 건의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므로 학생지도비 현금 지급 사건은 총장님 자신의 아이디어였다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명문화된 예산을 책정하고,
최소 수원대 인건비 포션도 예산의 60% 정도가 되어 다른학교 평균 수준이 되길 강력하게 건의합니다!!
사람이 우선입니다!!
학교측에서 등록금 수입의 전체를 학교에 투자하는데 인건비가 적다면 불만이 있을 수 없겠지요. 그런데 학교측에서는 매년 수백억원씩 적립금으로 남기면서 인건비는 최저로 하니까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교수님이 누구인지 짐작이 가는데, 저도 그 사람과 이야기하다가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남의 고통에 대해서 전혀 공감을 할 수 없는 그러한 사람이었습니다. 목석과 같은 인간이라고나 할까요?
그 교수가 누군지 대충 알겠습니다. 앞뒤가 꽉 막힌 불쌍한 중생입니다.
큰나무님, 그 교수님에게 이렇게 질문하지 그랬어요! 당신의 아들이 수원대에 계약직 교수로 지원한다면 말리겠습니까? 찬성하겠습니까? 참으로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군요. 그런데 혹시 그분은 자식이 없나요?
그 교수님이 누구인지 댓글에서 언급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기본적으로 개인적인 사항은 묻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 이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말한 내용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교수협의회가 출범을 했고, 많은 분들이 교수협의회의를 지원하고 있다고 봅니다.
상생님, 희망을 가지고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