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필방
품격 있는 인사동의 명소
명신당 필방 그곳에 가고 싶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인사동. 인사동 길을 절반정도 오면 ‘명신당’이 있다. 누구나 꼭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도장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그냥 도장이 아닌 낙관으로도 쓸수 있는 전각 도장이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 탐이 나지 않을까 한다.
이곳은 외국인들에게도 꽤 유명한 명소이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1999.4). 카를로스 소피아 스페인 국왕부부 방문(1997), 윌리엄 네덜란드 황태자 방문(1999.6), 미구엘 엔젤 로드지젝 코스타리카 대통령 방문(2002), 아린제 나이지리아 추기경, 사형 폐지 운동에 적극 앞장서고 있는 헬렌 프리진 수녀, 영국 총리가 방문하는 등 그야말로 국내외의 유명 인사들이 두루 거쳐 간 곳이 인사동 ‘명신당 필방’ 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이제 막 갈은 묵향이 은은한 향이 코끝을 스친다.
세월이 많이 변해서 지금은 곳곳이 상업지구가 된 것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터줏대감처럼 말없이 이곳을 27년째 전통의 맥(脈)을 이어오고 있다.
명신당의 역사
1960년부터 무려 3대째 이어오고 있다. 이시규 교수님의 할아버지는 유명한 벼루조각장이었다. 이었다. 그리고 아버지 때부터 필방을 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항상 최고의 재질로 최상의 제품을 고집하는 이 필방은 그야말로 ‘장인의 정신’이 느껴진다. 전통 먹과 붓의 제작 보급에 앞장서오고, 태선 ,명선, 중선, 소선, 미선(붓이름- 크기에 따라 다름-한글을 쓰기 위한 붓), 월선, 천선은 한문을 쓰기 위한 붓으로 구분된다. 이렇게 명신당은 각기 다른 한글, 한문 붓 제작 보급으로 그동안 단절되었던 우리 붓의 아름다움을 되살려내고 있다.
명신당은 명가의 명품
모든 것이 중국 것이 판치는 요즘 명신당은 명가의 명품을 만들어내는 몇 안 되는 가게이다.
하여 2013년 4월 7일에 KBS 교양프로그램 <다큐 3일>에 소개되기도 했다.
명신당에서는 주로 전각에 이름을 새긴다. 전각이란 한마디로 돌, 나무 등에 인장을 제작하는 예술이다.
전각조각가인 명신당 대표 김명 씨는 “우리가 전각을 팔 때 그분 한분 한분이 정말 잘되기를 소원하면서 전각을 판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틀에 박힌 도장이 아니라, 독특한 전각예술을 엿볼수 있다. 외국인들도 그의 진심을 아는지 김명 씨가 파는 조각에 제법 만족해하는 눈치이다.
그는 “한번 칼을 잡으면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몇 시간씩 몰두하기도 해요. 그럴 때는 어깨가 아픈 줄도 모르죠.” 하며 혼신의 힘을 다해 전각을 새긴다. 전각은 “영혼을 새기는 작업”이라는 말과 일치한다.
나눔을 실천하는 삶
‘명신당’ 하면 나눔을 실천하는 장이기도 한다. 전통문화체험을 비롯해서, 결식입양아동의 후원에도 열심이다. 외국으로 입양 간 한국인들이 이곳에 오면 그 친구들의 이름을 한글로 써주기도 한다. 그리고 정말 마음속으로 잘되길 바란다.
명신당은 사람의 인연을 참으로 소중하게 생각한다. 사람의 만남은 ‘인정’이다. 어쩌다 만나는 인연도 그냥 가게 하는 법이 없다. 하다못해 물 한잔이라도, 커피한잔이라도 건네는 따뜻한 정과 나눔이 있는 곳이다. 그러다보니 명신당엔 늘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인사동을 오랜 시간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게서만 느껴지는 향기이다.
문화체험의 장
한국의 전통 문방사우(지·필·묵·연)의 문화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은 그야말로 산교육이다. 그것을 체험하고, 조상의 숨결을 느끼고 확인하는 것 또한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더 좋은 붓과 먹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명신당 필방. 인사동에 오면 명신당 필방에서 전각과정과 차 한잔, 그리고 전통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음미하고 간다면 우리 전통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질 것이다. 전통은 이어져야 하고 계속적으로 계승되어야 한다. 그래야 전통이 빛을 발하게 된다. 오늘, 명신당 필방을 들러야할 이유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