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리에서 61 - 개벽
애기개미 한 무리가 빵부스러기에 모였다.
사려없는 청소기가 스쳐 지나갔다.
일찍 사역에 나섰다가 얼결에 블랙홀로
빨려들어간 개미 새끼들.
혼절에서 깨어나면 개벽인 줄 알겠다
초정리에서 64 - 706호
706호에 기숙하는 조선족 아줌마
틀림없이 바람났다
어제는 새벽에 들어왔다
지금 또 나갔다
(나는 밤잠이 없고 우리 아파트는
방음이 불량이다)
전화기에 불 붙었다
중국말은 시비조고 한국말은 사근댄다
초정리도 국제화 시대가 왔다
동숙하던 고려족 처자는 벌써 떠났다
러시아말은 무전치는 소리 같았다
참고로 우리집은 705호다
어머니 간병 중이므로 조용히 살자고
했다
WANTED
사람을 찾습니다.
장 순 덕 (여. 55-57세)
姓이 확실치 않음.
金씨일 수도 있음.
1969년 가야산에서
대학생 수련대회 참가 후
편지왕래가 있었음.
경상도 말씨를 썼으며
당시 진주(?)교육대학 1년
이었던 것으로 기억됨.
편지글이 예쁘고
사려 깊었음.
그 해 처음으로 사람이
달에 가서 돌을 가지고
왔음.
불현듯 생각이 났으나 꼭 한번
만나보고 싶으니 본인이나
아시는 분은 연락주시기 바람.
초정리에서 65 - 영혼전래설
賢者는 불을 말하고 물을 말하고
심판하는 신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영문도 모른 채 나는 원죄도 뒤집어썼다
나는 불도 아니고 물도 아니다
신을 본 적도 없다
사람이 만든 신을 숭배하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내 조상은 유인원이 아니다
이 문제에 관한한, 진화론에 대한 내 신념은
따로 있다 신들이 단계별로 오랜 실험을
거쳐 별개의 종을 개발해 나왔으리라는
내 의견이 타당하다
적적하신 태고의 신들이 묵상 중에 창조의
놀이를 하셨다? 그때 벌써 나를 만들어
놓고 몇번째 지구로 내려보냈다?
가설이지만 영혼의 전래설로 명명해 둔다
(아직까지 풀지 못한 내가 온 곳, 우리의
전래에 대해 다시 고민에 빠지다)
첫댓글 편지글이 예쁘고 사려 깊던 여인, 연락이 닿으셨는지요? 정말 만나보고 싶으신 거에요? 그냥 살짝 궁금해져서요.
40년 전의 일......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 그래서 이렇게 광고?합니다
선생님, 글도 글이지만... 신비롭고 때론 몽환적인 저 그림들은 다 어디에서 샘솟듯 나오는 것이죠? ^^
필요하시면 블로그에 담겨있으니 가져다 쓰세요 ----> (내 블로그 photo gallery)
기억 저편의 여인께서 이 글을 읽으시면 얼마나 행복해할까요...늘 깊은 의미의 글 감사히 읽고갑니다..^^새해에도 문운 가득하시고 청안하세요..^^
........ 순수의 시대가 그립지요,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눈꽃님, 감사합니다. 수소문좀 해주시고요 ㅎㅎ
이름도 몰라요~, 나이도 몰라. 잊었던 여자 품에 얼싸 안겨 ~~. ㅎㅎ. - 천지 창조설, 진화론, 지적 설계론에 이어 영혼 전래설.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호월 선생님.......... 새해에도 건필, 건안하심을 기원합니다
꼭 찾으시길요!
전 사십년전의 친구가 찾아 왔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