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선계경 제7권
2. 여법주(如法住)
2.1. 보살상품(菩薩相品)
1) 진실보살의 다섯 가지 모양
진실(眞實)보살은 다섯 가지의 모양[相]이 있다.
보살이 다섯 가지의 모양을 구족하기 때문에 진실보살이라 한다.
그 첫째는 연민하는 마음이고,
둘째는 부드러운 말이며,
셋째는 용감하고 굳건함[勇健]이며,
넷째는 탐내지 않음[不貪]이며,
다섯째는 깊은 이치를 해설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다섯 가지의 법에 다섯 가지의 지혜가 있으니
첫째는 성(性)이고, 둘째는 인연이며, 셋째는 공덕과(功德果)이고, 넷째는 차제(次第)이며, 다섯째는 섭취이다.
① 연민하는 마음
연민성(憐愍性)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지극한 마음[至心]이고, 둘째는 법대로 하는 것[如法]이다.
지극한 마음이란 중생에게 안온(安隱)함을 베푸는 것이니,
이것을 성(性)이라 한다.
법대로 한다는 것은 보살마하살이 이미 즐거웠던 것과 같이 중생에게 베푸는 것이다. 이것을 법대로 한다고 한다.
② 부드러운 말
유연성(柔軟性)이란 먼저 하는 말[先意語]이고, 기쁘게 하는 말[觀喜語]이며, 악을 멀리하는 말[遠惡語]이고, 이익되게 하는 말[利益語]이다.
이것을 유연성이라 한다.
③ 용감하고 굳건함
용건성(勇健性)이란 마음에 두려워하는 바가 없이 용맹하고 과감하여 능히 중생들의 두려워하는 마음을 깨뜨리는 것이다.
이것을 건성(健性)이라 한다.
④ 탐내지 않음
불탐성(不貪性)이란 모든 보시를 모두에게 보시하고, 모든 보시를 청정하게 보시하며, 보시한 뒤에는 후회함이 없는 것이다.
이것을 불탐성이라 한다.
⑤ 깊은 이치를 해설하는 것
해설심의성(解說深義性)이란 네 가지 걸림없는 지혜[無礙智]이다.
이것을 해설심의성이라 한다.
2) 다섯 가지 모양의 인연
① 연민하는 마음의 인연
연민(憐愍)에 다섯 가지의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고통받는 중생이고,
둘째는 악을 행하는 중생이며,
셋째는 방종한 중생이고,
넷째는 사견(邪見)을 가진 중생이며,
다섯째는 번뇌를 즐기는 중생이다.
고통받는 중생은 항상 고뇌만 받으며, 일념(一念)의 즐거움도 없다.
이것을 고통을 받는다[受苦]고 한다.
또 어떤 중생이 비록 고통을 받지는 않더라도 신(身)ㆍ구(口)ㆍ의(意)의 열 가지 악업(惡業)을 짓기를 마치 열여섯 가지 악율의(惡律儀: 惡戒)와 같이 할 경우,
이것을 악을 행하는 중생이라 한다.
또 어떤 중생이 악업을 행하지 않고 고뇌를 받지 않더라도, 다섯 가지 욕심[五欲]에 탐착(貪着)하여 즐겨 놀이에 빠지며, 자기 몸을 탐애(貪愛)하여 선업(善業)을 닦지 않을 경우,
이것을 방일(放逸)이라 한다.
또 어떤 중생이 고뇌도 받지 않고 악업도 행하지 않으며 방일하지도 않으나,
해탈을 구한다고 하면서 원인이 아닌 것을 원인으로 보고, 과보가 아닌 것을 과보로 본다면,
이것을 잘못된 견해라 한다.
외도(外道) 등과 같이 어떤 중생이 고뇌도 받지 않고, 악업도 행하지 않고, 또한 방일(放逸)하지 않고 삿된 소견을 가지지도 않으니, 번뇌가 구족하여 번뇌의 장애에 매여 있어서 선법을 닦지 못하면,
이것을 연민(憐愍)인연이라 한다.
이 인연으로 해서 연민하는 마음이 증장(增長)한다.
② 부드러운 말의 인연
유연(柔軟)인연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선한 좋은 말[先語]이고,
둘째는 선한 기쁨의 말[喜語]이며,
셋째는 선한 두려움이 없는 말[無畏語]이고,
넷째는 선한 맑은 말[淨語]이며,
다섯째는 선한 가르침의 말[敎語]이다.
이 다섯 가지 인연을 유연어(柔軟語)라 하는데, 사섭품(四攝品) 가운데에서 설한 것과 같다.
③ 용감하고 굳건함의 인연
용감하고 굳건한 인연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위의 삼십칠조보리품(三十七助菩提品) 가운데에서 설한 것과 같다.
④ 탐내지 않음의 인연
탐내지 않는 것에 다섯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불별하지 않는 보시[不分別施]이고,
둘째는 기쁘게 하는 보시[喜施]이며,
셋째는 마음을 다해 하는 보시[至心施]이고,
넷째는 청정한 보시[淨施]이며,
다섯째는 법대로 얻고자 하는 바에 따라 하는 보시[如法得財施]이다.
이것을 불탐의 다섯 가지 인연이라 하는데, 시품(施品)에서 설한 것과 같다.
⑤ 깊은 이치를 해설하는 것의 인연
심오하고 깊은 이치를 설하는 데 다섯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수다라(修多羅: 經)의 심오하고 깊은 이치를 설하여 공(空)의 뜻을 해설하고,
삼세(三世)ㆍ중음(中陰)ㆍ퇴(退)ㆍ불퇴(不退)ㆍ아(我)ㆍ아소(我所), 불성ㆍ보살성ㆍ여래ㆍ열반ㆍ삼승(三乘)의 뜻을 해설하고, 색(色)ㆍ조색(造色)ㆍ십이인연을 해설하는 것이다.
이것을 수다라의 이치라 한다.
둘째는 능히 비니(毘尼: 律)의 이치를 설하여,
이것은 범하는 것이고 이것은 범하는 것이 아니며,
이것은 뉘우칠 만한 것이고 이것은 뉘우칠 만한 것이 아니며,
이것은 가볍고 이것은 무거우며,
이것은 성중(性重)이고 이것은 차중(遮重)이라고 해설하는 것이다.
이것을 비니의 심심한 이치를 설한다고 한다.
셋째는 논장[摩夷]의 뜻을 설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이때 중생을 위해 범하는 것의 이름들을 설하며,
남들을 위해 가벼운 것을 설하여 무겁게 하고 무거운 것을 설하여 가볍게 한다.
한 사람을 위해 참회하게 하며 대중에 이르기까지 참회하게 한다.
이것을 논장의 깊고 심오한 이치를 설한다고 한다.
넷째는 능히 스스로 바른 뜻[正義]을 해설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능히 모든 법의 명(名)과 자(字)를 아는 것이다.
3) 다섯 가지 모양의 공덕의 과보
① 연민하는 마음의 공덕의 과보
연민공덕과(憐愍功德果)란 보살이 자심(慈心)으로 모든 중생을 위하는 것이다.
악심(惡心)을 깨뜨리기 위해 자심을 닦아 쌓아서 능히 중생을 이익되게 하여 마음에 회한이 없다. 항상 닦아 쌓기 때문에 현세의 즐거움을 얻는다.
그래서 여래께서 자공과(慈功果)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독(毒)도 능히 해치지 못하고 칼도 능히 상처내지 못한다. 잠을 자도 악몽을 꾸지 않고 모든 하늘이 옹호한다. 이승의 몸을 버리고 초선천(初禪天)에 태어나는 것이다.”
이것을 연민하는 공덕의 과보라 한다.
② 부드러운 말의 공덕의 과보
유연어공덕과(柔軟語功德果)란 보살마하살이 부드럽게 말하는 것을 닦아서 능히 현재의 입의 네 가지 악과(惡過)를 깨뜨리는 것이다.
이 부드러운 말씨는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사랑하고 기꺼워하여 즐겨 듣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부드러운 말씨가 갖는 공덕의 과라 한다.
③ 용감하고 굳건함의 공덕과 과보
용건공덕과(勇健功德果)란 보살이 현재에 능히 게으름을 깨뜨려 기쁨의 낙을 받아서 적정을 즐기는 것이다.
계율로 금지된 것을 옹호하여 지키되 마음에 회한이 없으며, 스스로 인욕(忍辱)을 닦고 남에게도 인욕을 행하도록 가르친다.
모든 고행을 닦아 보리를 장엄하되 마음에 퇴전(退轉)함이 없다.
이것을 용맹하고 강건한 공덕의 과보라 한다.
④ 탐내지 않음의 공덕과 과보
⑤ 깊은 이치를 해설하는 것의 인연
탐내지 않는 것[不貪]과 깊은 이치를 해설하는 것[解說深義]의 두 공덕의 과보는 위에서 설한 바와 같다.
4) 다섯 가지 모양과 바라밀의 차례
차제(次第)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보살마하살은 맨 먼저 자심(慈心)을 닦는데 중생을 조복하기 위해서이다.
다음으로는 부드러운 말로 말하는데 악업(惡業)을 깨뜨리기 위해서이다.
모든 중생들이 악업을 받는 것을 보아도 마음에 두려워하지 않고 구호(救護)의 마음이 생기는 것을 용건(勇健)이라 한다. 중생을 조복하기 위해 혜시(惠施)를 행하는 것이다.
다음에는 탐내지 않음[不貪]과 깊고 심오한 뜻[深義]을 설한다.
보살마하살은 이 다섯 가지 모양[相]을 따라 여섯 가지 바라밀을 섭취(攝取)한다.
연민상(憐愍相)은 선(禪)바라밀을 섭취하고,
유연어(柔軟語)는 시(尸)바라밀과 반야(般若)바라밀을 섭취하고,
용건상(勇健相)은 비리야(毘梨耶)바라밀ㆍ찬제(提)바라밀ㆍ반야바라밀을 섭취하고, 불탐(不貪)은 단(檀)바라밀을 섭취하고,
깊고 심오한 뜻을 설하는 것은 반야바라밀과 단바라밀을 섭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