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연장하며
2동 쉼터에 잠시 있으니 정막례님께서 전시회에 오셨습니다.
어제 글을 읽을 시간이 없어 모든 글들을 사진 찍어 가셨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정막례님께서는 정미숙님의 그림을 보더니 한 말씀 남기고 싶다며 포스트잇에 글을 적어나가셨습니다.
정미숙님도 정막례님의 그림에 관심을 많이 보이셨는데 정막례님도 정미숙님의 그림에 관심을 보이시는 걸 보니 두 분께서 당사자 마침식 때 꼭 봬서 인사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분께서는 직접 만나보지는 못하셨지만 저에게 서로를 칭찬해 주셨습니다.
그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정미숙님과 정막례님이 좋은 이웃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동 통장님이신 이선이님께서도 2동 조각보 전시회를 보러 오셨습니다.
천천히 둘러보시며 그림을 잘 그렸다고 칭찬해 주시기도 했고 2동 작가님들께 한마디 적어주시기도 했습니다.
전시회를 예정대로라면 오늘 오후 1시까지만 전시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2동 주민이신 김정희님께서 전시회를 더 오래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기간을 연장하면 직장을 다니는 분들께서도 전시회를 구경하시러 오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전시회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이왕 연장하는 김에 다른 동에 사는 주민분들도 오셔서 구경하면 좋을 것 같아 전시회 홍보지를 인쇄했습니다.
11단지 관리 사무소에 가 전시회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가장 가까웠던 1105동부터 하나씩 홍보지를 붙여나갔습니다.
현재 문집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1105동 주민분께선 홍보지를 보시더니 5동에서도 양서호 선생님과 함께 책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5동에서 문집사업을 한다는 걸 뿌듯해하기도 하셨습니다.
주민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각보에 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홍보지를 붙이러 다니면서 다른 동에 살고 계시는 주민분들과도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3동에도 홍보지를 붙이기 위해 갔었는데 어제 수박잔치를 할 때 수박을 조금 나눠드렸던 어르신분들께서 앉아계셨습니다.
어르신들께선 저를 바로 알아보셨습니다.
어제 한 번 뵈었을 뿐인데 어디 가냐고 먼저 물어봐 주셨습니다.
제가 홍보지를 붙이러 다닌다는 것을 아시곤 고생이 많다며 격려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잔치를 하며 짧은 시간 동안 인사와 수박을 나눴던 분들인데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까지 된 것 같아 기뻤습니다.
인사가 관계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3동 엘리베이터에 홍보지를 붙일 때 한 주민분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의 명찰을 보시더니 좋은 일 한다며 꼭 좋은 사회복지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처음 뵙는 분들께 많은 응원을 받으니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제가 사회사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처음 뵙는 분들께 이런 응원들을 받을 수 있었을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에도 다녀왔습니다.
지역주민으로 가는 관리사무소의 느낌과 예비사회복지사로서 가는 관리사무소의 느낌은 아예 달랐습니다.
11단지 관리사무소에 가는 것보다 더 긴장이 되었습니다.
떨리긴 했지만 12단지 관리사무소 직원분께도 사업 소개를 제대로 했고 홍보지를 부착해 달라고 부탁드릴 수 있었습니다.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책을 보여드리다
1102동 조각보는 원래대로라면 월요일에 책을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빨리 배송이 되어 오늘 조각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1102동 조각보를 오늘 드릴지 당사자 마침식 때 드릴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슈퍼바이저 선생님과 고민을 한끝에 책을 읽어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각보 문집사업에 참여하셨던 작가님들께 전화를 드려 책을 오늘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연락을 드렸습니다.
작가님들께 책을 드리기로 한 시간이 되고 약속 장소였던 2동 주민 쉼터에 갔습니다.
윤 숙님께서 먼저 와계셨습니다.
윤 숙님께 1102동 조각보를 드리며 소감이 어떠신지 여쭤보았습니다.
윤 숙님께서는 책을 보니 정말 뿌듯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책을 더 받게 되면 이야기의 주인공인 형제들에게도 글을 보여줄 거라고 하셨습니다.
윤 숙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임정순님이 오셨습니다.
임정순님은 빠르게 가보셔야 해서 책을 드리고 간단한 소감만 들었습니다.
임정순님은 책을 내서 너무 기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김정희님, 김복순님이 내려오셨고 정막례님도 나오셨습니다.
한 분 한 분 내려오시다 보니 쉼터가 북적북적 해지기도 했습니다.
책을 구경하던 중 쓰레기를 버리러 나오신 이종숙님을 뵈었습니다.
오신 김에 책을 받아 가시면 좋을 것 같아 책을 드렸습니다.
이종숙님은 자연스레 쉼터에 앉아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종숙님께서 이득남님도 부르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이득남님께도 쉼터로 내려와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은선이도 나와주었고 조금 더 늦게 채수암님도 오셨습니다.
11분의 작가님들 중 8분이나 모였고 전시회 배경이다 보니 왠지 모르게 당사자 마침식 느낌이 나기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모르셨던 정막례님을 처음 마주하게 된 자리였습니다.
작가님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종숙님과 정막례님은 알고 보니 한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셨습니다.
이종숙님, 이득남님, 정막례님은 언니, 동생 사이로 남자고 이야기를 나누시기도 하셨습니다.
서로 몇 층에 사시는 지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막례님께서 3층에 사신다고 말씀하시자 이사 온지 얼마 안 되셨냐고 물어보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막례님께선 모두의 예상을 깨고 10년이란 오랜 기간 동안 살고 계셨던 분이었습니다.
모두가 놀라는 눈치였지만 윤 숙님께선 직장을 다니거나 너무 바쁘면 얼굴 마주칠 시간이 없어 몰랐을 수도 있다고 말해 주셨습니다.
정막례님에 대해 알아간 후 김복순님은 이종숙님과 이득남님께 이름이 무엇인지 질문하셨습니다.
항상 엘리베이터에서만 마주쳐서 얼굴만 알고 이름은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이득남님은 전시회에 붙어있는 글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게 저예요~”
김복순님은 여기에 붙어있는 사진이랑 지금 보는 사람들이랑 아예 다른 사람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분들도 김복순님의 이야기에 동의했습니다.
그에 김정희님은 다들 조금이라도 더 젊었을 적 시절 사진을 넣어서 그런 것 같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채수암님은 임정순님의 글을 가리키며 임정순님과 친구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이득남님은 채수암님의 나이를 물어보시기도 했습니다.
'친구'라는 말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드리기 위해 모인 곳이었지만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모습을 보니 제가 문집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세웠던 목표가 떠올랐습니다.
‘2동 분들의 이야기를 읽고 2동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알아가는 것, 2동 분들이 얼마나 따뜻한 분들인지 알게 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었습니다.
이야기를 통해 이웃 주민을 아는 것도 좋지만 그저 문집사업을 통해 이웃과 관계를 이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었습니다.
전시회를 하면서 제가 세운 목표를 잘 이루어 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제 전시회를 할 때 주민 한 분이 전시회 글을 하나씩 읽어나가셨습니다.
평소 ‘바퀴벌레 아저씨’라고 불리던 채수암님의 글을 읽으신 주민분께서 하신 말씀이 잊히지 않습니다.
“이렇게 따뜻한 사람인 줄 몰랐네. 이 사람에 대해서 다시 알게 되었어.”
전시회를 통해 채수암님에 대한 생각이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었고 채수암님의 따뜻한 모습을 알게 되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정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막연하게 시작했던 전시회였지만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왜 전시회를 해야 하는지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 편견을 가지고 바라봤던 사람의 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몰랐던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를 마련해 주거나 관계를 이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 전시회의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님들께 책을 직접 보니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여쭤보았습니다.
다들 한마음으로 기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 그냥 이야기만 했는데 이렇게 좋은 책까지 볼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득남님과 이종숙님은 포스트잇에 책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적어 전시회에 세워놓았던 ‘작가님께 한마디’에 붙이기도 하셨습니다.
전시회의 좋은 영향력에 대해 한 가지 더 알게 되었습니다.
어제 전시회를 할 때 한 주민분께서 쉼터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어 고통스럽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작가님들께 어제 쉼터에서 담배 피시는 분이 계셨는지 여쭤보았는데 한 작가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제 한 청년이 담배 피우려고 쉼터 왔다가 그림들 보고 그냥 다시 나갔어.”
다행히 어제는 담배 냄새가 나지 않아 좋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전시회의 영향력이 꽤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나 들었습니다.
이득남님께서 지나가는 주민분께 전시회를 보라고 말을 거셨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주민분이 이득남님께 말씀하시길
“저 여기 참여했어요. 여기 붙어있는 그림 제 그림이에요.”
알고 보니 정미숙님을 뵌 것이었습니다.
정미숙님은 이사 오신지 얼마 되지 않으셔서 아는 주민분이 많이 없으셨습니다.
그래서 생긴 해프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이득남님이 주민분들께 전시회를 홍보하고 계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가님들께서 전시회에 그런 애정을 갖고 계신지 몰랐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직 많은 분들께서 잘 모르시는 정미숙님은 당사자 마침식 때 인사드리며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가님들께 다음에도 이런 활동을 하게 된다면 참여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여쭤보았습니다.
작가님들께선 어떤 일들인지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작가님들께선 제가 어디 사는지 여쭤보셨습니다. 저는 2동과 정말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사는 곳을 말씀드리니 정말 놀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런 작가님들께 다음에 잔치가 열린다면 지역주민으로 잔치에 참여할 테니 초대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작가님들께선 저에게 정말 많은 응원의 말을 해주셨습니다.
이종숙님과 황은선님은 제가 꼭 방화11복지관에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지역주민과 관계를 잇는다는 것이 저에게 너무 소중했습니다. 실습이 끝나도 문집사업 때 뵈었던 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집사업을 통해 주민분들의 소중한 책을 얻게 되어 좋았습니다.
목표로 세웠던 것들을 달성함과 동시에 제가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1102동 조각보 문집사업을 진행하며 책도 만들고 잔치도 여러 번 열고 전시회도 열었습니다.
정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한 주 밖에 남지 않은 실습 기간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남은 당사자 마침식도 잘 준비해서 문집사업의 주인공이신 주민분들이 더 좋은 관계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첫댓글 놀라워요. 열한 분의 작가님 가운데 여덟 분이 한자리에 모이셨네요.
책을 한 분 씩 전해드리게 될 줄 알았는데 시간을 맞춰 한자리에 모이셔서 서로 인사나누셨어요.
'자주 마주침'이 이웃 관계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수빈 선생님이 이웃들이 서로 자주 마주치게 도와드렸네요.
서로 만나 가까워지는 모습이 좋습니다.
조각보 문집으로 이웃을 알아가는 것, 따듯한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을 알리는 것도 목표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이웃 관계였지요.
어떤 이웃이 있는지 알게 되고, 따듯한 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좋은 이웃 관계를 만들어가시길 바랐는데
눈 앞에서 그런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의미 있어요.
전시회를 하지 않았다면 관계를 연결하는 일이 어려웠을 지도 모릅니다.
복날 잔치하며 한 번, 전시회 하며 여러 번, 수박 잔치하며 또 한 번
이제 마침식으로 모여 서로의 삶을 나누고, 지지하고 격려할 테니 더 가까워지시지 않을까요?
우와...
1102동 조각보 문집 사업의 효과, 힘이 대단합니다.
주민 한 분 한 분 삶의 이야기 귀담아듣고, 이야기로 풀어내는 일
이웃들이 서로 인정을 나누도록 여러 가지 일로 거든 일
모두 애썼습니다.
이제는 참여하신 분들이 조각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주민들 평가를 들어볼 차례입니다.
마침식 때 이야기 들어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어떻게 소감을 여쭐지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