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1일 2011년
Fisterra에 왔다. '세상의 끝'이라는 이름을 지닌 곳.
정말 너무도 아름답다..내 마음이 그런 아름다운을 볼 수 있고 담을 수 있는 여유의 상태라 그런가...ㅎㅎ
두달여만의 맡아본 바다냄새..
울산에서 태어나, 밴쿠버에 산 저는 항상 바다를 가까이 끼고 있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참으로 오래간만의 바다내음이 집을 그리웁게 합니다.
공립 알베르게는 버스를 타고 왔기때문에 머무는 것을 허락해 주지 않았습니다.
운좋게도 사립 알베르게를 금방 찾아서 짐을 풀고, 가까운 마트에서 이것 저것 점심거리를 샀습니다.
독일 재 세례교의 목사인 아버지 베노와 함께 온 토비아스 (이 친구도 목사님 되기위해 공부중이랍니다..)
중국인이나 독일 대학에서 교수하고 있는 지아
프라하의 청년 요셉
그리고 나...
이렇게 다섯이서 산티아고에서 만나 함께 피스떼라를 찾았습니다.
매일을 걷다가 갑자기 터억- 쉬어버리는 바람에 몸이 쑤셨는데,
피스떼라의 진짜 피스떼라...카미노의 종착역까지 안내해주는 3.5Km의 언덕길은 즐겁기만 합니다..
이틀만에 느껴보는 땀방울과 열기..
해안선을 따라 언덕길을 올라갑니다.
조금씩 펼쳐지는 '세상의 끝'의풍경..
책에서 본 청동 신발을 찾았으나, 결국 찾지는 못했어요..그래도 OK~!
한바퀴 휘익-둘러보고 나무 밑 벤치에 앉아 늦은 점심을 들기위한 피크닉 상을 차렸습니다.
다들 '끝냈다'는 행복에 즐거워 보입니다.
이 후 계획이나 다짐에 대해 슬쩍 물어보았습니다.
모두들 사뭇 진지해지네요..너무 솔직히들 대답하네요...
중국인이면서 독일인과 결혼해서 독일에 남기로 했다는 지아..
목사가 되기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토비아스
그리고 목사로써의 성소를 나눠준 그의 아버지 베노
변호사가 되는 것 돈을 버는 것을 두려워한 순수청년 요셉
너무 좋은 사람들...이 만남을 함께 피스떼라에서 하게됨을 감사 드립니다..
어쩌면 아마도 깊이 오래 연결되지 못할 인연이라도, 내 중요한 삶의 한 부분을 그들이 함께 해 주었음을 잊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나 솔직히 자신들의 미래의 시작을 보여준 그들에게 저도 솔직해 질 수 있었습니다.
비신앙인인 지아와 요셉은 살짝 놀란듯 보입니다..ㅎㅎ
그러나 곧 받아들이네요...힘내라는 응원과 함께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일몰을 보고싶다고 저는 고집을 피워봤습니다.
세상의 끝에서, 카미노의 모든 여정을 끝내는 하나의 의식이랄까요...
그 해가 져버릴때, 꼭 저의 모든 버려져야 할 것들이 함께 져버리길 바라는 마음...
해가 지기를 바라며 다들 각자의 시간을 가져 봅니다
저는 내일 무엇을 태울까...꼭 태워야하나...라는 고민을 했어요..
전 시작을 함께했던 제 신발봐, 그동안 고마웠던 양말을 태울 결심을 합니다.
과거의 의지를 버리고, 새것을 찾아 나서자.....이것들과 함께 내 잘못된 습관도 집착도 함께 태우자..
사순을 이곳에서, 새로 태어날, 참 부활을 준비를 하는 것..
분명 하느님의 계획임이 틀림없음을 느끼며, 역쉬, 하느님은 최고의 기획자!!!
일몰의 시간이 생각보다 늦어져서 아래에 있는 해변가로 이동을 했습니다..
독일과 체코에는 바다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닳았습니다..
너무 순수하고 해맑은 표정으로 대서양의 바닷가에서 모두들 너무 행보해합니다..
바다가 뭐....?라는 저의 물음에...요셉이 대답합니다....나 이거 세번째 보는 바다야....우린 바다가 없어....
제겐 당연한 무엇이 그에게는 참 소중한 그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사진을 연신 찍어대며, 즐겁게 웃고, 바다가 삼켜버리는 태양을 똑바로 바라보는 모두의 마음은 분명 하나였을 껍니다.
내일도 해가 뜨겠지만, 내일의 해는 분명 새로는 해일 것이라는 것을...
다녀온 이후, 아마도 매일매일 떠올려져 지는 장면 중 하나는 이날의 일몰일껍니다.
제 전화기 바탕화면에 깔려있는 탓도 있지만,
그 때, 그 시간의 그 느낌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잊혀질 수 없는 시간입니다..
굳게 새로은 삶으로의 용기있는 다짐을 했던 저를 잊을 수 없기 떄문입니다,
그럼 제가 달려졌냐구요?? 그 결심대로 잘 살고 있냐고 물으신다면
아니요....라고 답해야이죠...^^;;;
하지만, 잊지는 않고, 매일 후회하고 저 스스로를 꾸짖으면서
다시 새로 노력하자..라고 다짐하고 결심하는 것은 분명 이 날의 저를 잊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많은 것들에 변화가 오겠지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의 순위도 바뀥테고..
그로 인해, 상처받는 이들도 있을테고, 행복해하는 이들도 있을테고..
육체적으로 지금까지와는 달리 좀 더 힘들어 질 수도 있을테구요,
공부도 더 많이 해야하구요...
그러는 도중에, 주저앉고싶고, 뛰쳐 나오고 싶을때가 있을 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글쎄요..쉽게는 그렇게 못할 껍니다...
왜냐면, 저는 저의 결심을 그렇게 오랜 시간 다져왔으니까요..
넘어지면 일어나면 될 것...
좀 아프면, 좀 앉아있다 일어나면 될 것...ㅎㅎ
첫댓글 이 글이 셋방일기의 마지막 일기인가요?
그간 참 많은 설레임으로 글을 하나씩 읽어 내려가고 사진 또한 따끈따끈 하게 마음에 새기곤 했었답니다.
늘 ~고마웠답니다. 앞으로 주님 닮는 행복한 여정을 시작하실거라 알고있습니다.
기도중에 기억할게요^.^
ㅎㅎ 셋방일기는 쭈~욱 계속 될껍니다..
카미노편이 이제 마무리단계이지요..
그동안 참 열심히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해요..^^
제 삶을 계속 나누게 될 터인데, 그 안에서도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얼핏보면 혜진씨 김혜수 닮은듯~~~~
쌤~~!! 돌 맞으실지도 모릅니다...ㅎㅎ
오늘 나는 무얼 태우지?.....
조심히 들어가세요..언제나 행복하시길 기도중에 항상은 아니지만, 기억하도록 할꼐요...ㅡㅡ;;; ^^
오늘 무엇을 태울까요,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