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150년전 조선시대말기에 경주에서 실제 있었던 일로 어느 단출한 가정에 가난한 모자(母子)가 농사를 지으면서 살고 있었는데 그렇게도 믿고 의지하는 어머님이 연세가 많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남달리 어머님을 지극히 생각하고 효심이 깊은 한씨는 돌아가신 어머님을 잊지 못하여 없는 솜씨에 아무렇게나 나무를 깍아 어머님 모양으로 만들어 대신 이것을 어머니라 생각하고 살아있을때의 어머님처럼 이 나무를 섬기고 모시고 살았다. 나무하러 밖에 나갈 때는 어머님 나무하러 다녀오겠습니다라하고 밖에 나가고 갔다오면 어머님 잘 다녀왔습니다 라고 말하며 아침 저녁으로 밥먹기전 나무앞에 밥을 한그릇 떠놓고 어머님 진지잡수세요라고 한 후 조금있다 그 밥을 내려와서 자기가 먹곤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옆집 삼룡이가 밭가는 농기구가 고장이 나서 한씨 총각에게 밭가는 농기구를 빌리려 왔는데 평소 삼룡이를 별로 좋아하지않았던 한씨는 빌려줄까 말까 생각하다가 어머니에게 물어보고 올테니 잠깐 기다려라고 해놓고 방에 들어가서 어머니라고 깍아 놓은 나무덩어리와 구시렁구시렁 이야기하고 나오더니 어머니가 빌려주지 말라고 합니다하면서 빌려주지 않았다. 그랫더니 삼룡이는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한씨가 미친놈처럼 방안에 나무를 두고 혼자서 이야기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젠 나무덩어리가 빌려주지 말라고 한다는 말을 듣고 화가나서 가지고온 도끼로 방안에 있던 나무덩어리를 향하여 힘껏 내려쳤다. 그랬더니 그 나무에서는 살아있는 사람처럼 붉은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것이었다. 이렇게 비록 단순한 나무덩어리이지만 몇년동안 공을 들이면 그냥 아무렇게 깍아 놓은 것이라도 생명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