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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일(일)~(18일째... Mansilla del mulas~ Leon: 20km
순례자숙소: Benedlctlnes Carvajal, 공용 알베르게 5유로)
바람이 쌀쌀하다.
동편하늘가로 하얀 빛줄기가 어디론가 유유히 유영을 하고 있다.
저 날틀을 타고 제주 고향집으로 휘이 날아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아침의 고요함이 좋기도 하지만 때론 쓸쓸하고 고독하고...
다시 마음을 새로 가다듬고... 자! 이제 출발이다.
먼동의 붉그스레한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작은 돔의 모양새가 아름답다.
(퍼온사진)
스페인의 전설적인 건축가 '가우디'의 고풍스러운 건축미가 떠오른다.
감탄의 찬사가 끊이지 않는...
과연 그 천재성의 한계는 어디까지 였을까.
오늘은 '레온'까지 20km 정도의 비교적 짧은 거리이다.
실은 짧은 거리도 아니지만...
이곳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고향 제주올레길에서 걷던
거리 잣대와는 비교가 안된다 것이다.
같은 거리의 걸음이라 할지라도 제주올레길은 돌아서면 정겨운 돌담밭이 나오고 오름이 나오고
오손도손 처마를 맞댄 마을이 나오고 해변길을 걸어가는 아기자기한 길이라면
산티아고 길의 20km는 그야말로 지평선에 맞닿은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라
인내심의 한계에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넓은 세상의 광대한 길의 이어짐을 새삼 느낀다.
빛이 참으로 곱다.
어디서나 존재하는 명암(明暗)의 이분법적 논리가 무슨 대수이랴.
'산티아고' 길의 또다른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한시간 여를 걸어(4km) 'Villamoros' 마을을 지나간다.
멋스런 저 집의 주인장은 지금쯤 따끈한 커피한잔에 사색의 책장을 넘기고 있을진대...
불현듯 부러운 생각이 든다.
다시 30분여를 걸으니(2km) 어느 마을이 나타난다.
지도 안내서에 나와있는 'Puente Villarente' 마을인 것 같기도 하고...(맞네요^^)
배가 고프기도 한데 Bar(바)도 보이지 않는다.
작은 가방속 바케트 한조각을 꺼내들었다.
딱딱하고 무맛이지만 이럴땐 제법 고소한 맛도 난다.
햇살가득 그길에 내려 앉았다.
이곳에 오기전 스페인의 11월은 우기철이라 비가 많이 내린다는 이야기를 접하였는데
연일 맑은 날씨가 이어지는 화창한 가을풍경에 큰 축복을 받은 것 같다.
조석으로 조금 쌀쌀하긴 하지만 길을 걷기엔 아주 그만이다.
새벽녁 울적했던 기분이 따스한 햇살에 사르르 녹아버렸다^^
'Puente Villarente'에서 7km를 걸어와 우측으로 이어진 작은동산 카미노를 오르는데
그 아래로 '발델라푸엔테' 마을이 처마를 맞대고 옹기종기 가을햇살을 가득 품고있다.
목가적 풍경이 평온하다.
하룻나절 저 마을에서 푹 쉬여갔으면 좋으련만...
이제 파란 철재다리로 들어서니 지척인 듯 스페인의 옛 왕국 '레온' 시내가 보인다.
그 옛날 로마시대의 전성기에 한몫을 톡톡히 해냈던 화려한 도시...
스페인들에겐 슬픔과 회환이 서려있는 한편으론 그토록 번창헸던 역사의 현장...
무슨 일이 있었을까...
역사의 아이러니는 각자의 지식과 생각에 맡긴다.
'푸엔테 카스트로'...
'레온' 시내에 들어가기 직전의 꽤 큰 마을인데 성당 첨탑에 어김없이 새들의 둥지가 수북히 자리를 틀고있다.
그리 소란스럽지도 않고 깨끗한 거리풍경이다.
오후 1시경 '레온' 시내에 도착했다.
그곳에 있는 공용 알베르게를 찾아가는 거리가 만만찮다.
순찰중이던 경찰관에게 물어보니 친절히 답을 해준다.
선뜻 '꼬레아'라며 반색하는 표정에 기분이 으쓱해진다.
다시 한참을 걸어 숙소에 도착 하자마자 서울청년과
점심도 먹을겸 시내 구경을 나섰다.
가는 곳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먹자골목 노상에 사람들이 왁자지껄이다.
그곳 풍경을 디카에 담아내지 못해 아쉽다.
몇순 먹자골목을 휘돌아서니 인터넷으로 눈에 읽혔던 '레온' 성당의 장엄함이
눈길을 끈다.
그 정교함의 놀라운 극치...
길에서 만난 쌍둥이 아기의 표정이 무척이나 귀엽다.
무럭무럭 무탈없이 자라나기를...
저녁무렵 누군가의 제안으로 한 2km를 걸어가면 중국인이 운영하는 중국식 뷔페가 있다하여
'레온'의 밤거리를 찾아 나섰다.
이리저리 물어보며 그곳에 당도 했건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 하였듯이...
휴무란다.
어쩌랴 다시 되돌아 오는 수 밖에...
'레온' 성당 근처의 제법 큰 바(Bar)에 둘러 조금은 비싼 만찬으로 브라보!
부엔 카미노!
그렇게 아름다운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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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튼튼한 발에서 긍정적 생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