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츠기(金継ぎ)

[김현주2]

킨츠기(金継ぎ)

김현주 

 킨츠기(金継ぎ)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인상적이어서 더 알고 싶어졌었다 "킨츠기(金継ぎ)는 일본 모모야마 시대(1573~1615)에 탄생한 전통 공예 기법으로, 깨진 기물을 옻으로 결합한 뒤 금분이나 은분 등으로 장식하여 수선하는 방식이다. "킨"은 "금(金)"을, "츠기(継ぎ)"는 "잇는다"는 뜻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킨츠기에 대해 처음 들은 날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그 사람 ㅅ은 간증하러 나올 때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육십 대일 것 같은데 차분해 보였다. 자기가 태어난 가정을 이야기하고 부모님이 이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님이 재혼했다고 했다. 그 바람에 막내이던 자기 밑에 의붓동생 둘이 생겼다. 그런데 어머니와 새 아버지 사이에서 동생 하나가 태어나서 엄마는 같고 아버지가 다른 동생이 더 생겼다. 거기다 엄마와 의붓아버지가 두 아이를 입양해서 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형제들도 생겼다. 이래저래 모여진 형제가 여덟이 됐다. 엎치락뒤치락 싸울 때도 많았지만 지금은 모두 잘 지내는 편이라고 했다. 

 그리고 킨츠기 사진을 보여 주었다. 너무 여러 조각으로 깨어진 조각들은 보통 그냥 버려졌을 것이다. 혹 조각들을 퍼즐 맞추듯 다시 맞추어 붙인다 해도 깨어졌던 이음새가 보이지 않게 투명한 접착제를 쓰고 가능한 한 깨어졌던 이음새가 보이지 않게 애쓰는게 우리가 흔히 했을 일이다. 그리고 깨진 적이 없는 척 했을거다. 

 그런데 ㅅ이 보여준 킨츠기 사진에는 깨어진 찻잔을 맞추어 붙인 자국이 완연했다. 오히려 금색으로 이음새에 칠을 해서 더욱 이음새가 잘 보이도록 해놓았다. 아마 금색 접착제를 쓰지 않았을까 짐작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게 추하지 않고 오히려 아름다웠다. 깨졌다 되 붙인 것에 킨츠기라며 전시회까지 한다고 했다. 자기 가족이 그렇게 깨어진 가정에서 온 아이들이 모여서 형제들이 되었어도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 했다. 아마도 수없이 깨지고 부서지는 일이 반복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킨츠기처럼 지금은 잘 지낸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살면서 관계가 깨어지고 부서지는 경험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도록 심하게 깨어진 경험. 생각하면 억울해서 그때마다 가슴 아팠던 경험. 잊어버리고 싶지만 그 아픔을 잊지 못해서 피하고 싶은 형제나 친구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킨츠기는 깨어졌다가 회복하는 것의 아름다움을 말해주고 싶어 한다. 불가능하게만 생각하던 관계가 이어질 때도 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때문일 거다. 아픈 상처를 상처로 알아보는 넓은 마음 때문일 거다. 따뜻한 마음때문일 거다. 따뜻한 황금색 접착제가 되고 싶다. 다시 사랑하고 싶다고 마음속 깊은데 감추어 둔 바램이 서서히 용기를 낼 때 좀 솔직해지면 안 될까. 킨츠기의 매력은 금색 이음줄에 있었다. 깨어진 관계가 회복되면 더욱 아름다운 모습이 될 수 있다고. 깨어졌던 아픔까지 그대로 싸안아 줄 수 있다고 킨츠기가 말한다. 

[공희진]

감동의 글 감사합니다!
제가 경험하고 있는 일이어서 더 감동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용기를 주시는 글이기도 하네요. 앞으로 전진하면서 깨어졌던 마음을 아름답게 장식하면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