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의 4단계
사람들이 새로운 무언가를 배울 때 일반적으로 거치되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자신의 능력을 탓하거나 비하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에는 지적 자극을 받기도 하고 개인적 만족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부정적 영향으로 정서적 혹은 인지적 탈진이 생기기도 하고 인간적 황폐감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고 발전하게 된다. 학습의 과정을 4단계로 멋지게 제시한 Lauver와 Harvery(1997)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본 글의 출처: Christiane Brems 저, 조현춘과 이근배 옮김. 심리상담과 치료의 기본기술. 아카데미프레스)
1 단계: 무능력 무의식(능력 없음을 인식 못함)
이 단계에 있는 사람은 아직 유능한 정신건강직 종사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알지 못하지만 기쁘게 수련을 받고, 자신의 단점이나 지식의 부족함을 알지 못한다. 이 단계에 있는 학생은 “나는 이미 이 모든 것을 안다”라는 증후군을 보인다. 이들은 심리상담/치료를 수행하는데 자신의 상식과 순수한 동기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믿는다. 아직 자신의 단점과 직접 대면하지 않았고 자신의 직업경로나 선택에 매우 행복해 하고 있어서 수련생이 이 단계에 있기는 상대적으로 쉽다. 내담자, 상담심리사, 지도감독자 모두에게 다행스럽게도, 심리상담/치료자가 수련생의 지식, 기술, 능력의 한계를 인식(혹은 지도감독자가 수련생에게 지적)함으로써 이 단계는 바로 끝나게 된다. 취약점이나 역전이가 자신의 못난 부분을 비춤에 따라, 상담심리사는 배워야 할 것, 발달시켜야 할 통찰, 인식해야 할 과정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이들은 고통스러운 2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2 단계: 무능력 의식(능력 없음을 인식 함)
이 단계에 있는 수련생은 성격과 지식 측면에서 자신의 취약점을 알게 된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은 1단계에서 아니라 2단계에서 학습 과정을 시작한다. 이 단계의 상담심리사는 매우 상처받기 쉽고, 자기-불신의 시간동안 전문가로서의 자기모습을 형성하고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도감독을 받아야 한다. 무능력 의식이란 고통스러운 실수 인식, 내담자와의 상담장면이 담긴 오디오나 비디오테이프를 재검토할 때 쥐구멍 찾고 싶은 심정, 잘못된 판단 인정, 상담에서 놓친 기회를 인식, 약한 방략을 선택했다는 것을 인식, 상담을 방해하는 자신의 특성을 알게 되는 것 등을 말한다. 이 단계에서 고통을 받고, 자기-불신이 생기고, 시련의 실상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 단계에 있는 학생은 배움의 열의가 생기고 훌륭한 전문가의 좋은 지도나 지도감독을 받고 싶은 욕구도 경험하게 된다. 이 단계에 있는 학생은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지식을 갈구하고 거의 24시간 배우고 읽고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직업에서의 즐거움을 안다. 건강하게 통합된 자기, 온화함, 교수나 지도감독자의 지지적 지도로 이 단계에서 살아남는 상담심리사는 자신의 학습을 3 단계의 기초인 능력감으로 통합할 수 있다.
3 단계: 능력 의식(능력에 걸림)
이 단계에 있는 상담심리사는 학습을 많이 하고, 튼튼한 상담기술을 발달시키고, 심리상담/치료를 잘 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들을 암기한다. 이들은 유용한 심리상담/치료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고, 이 중재법은 잘 선택되고 시기적절한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이 모든 활동은 집중과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즉, 목적을 가지고 의식적으로 대부분의 선택과 결정을 하게 된다. 이런 의사결정과 숙고의 반복으로 상담심리사는 서서히 기술들을 방략의 목록에 통합하고 자신의 특성을 내담자에게 유용한 방식으로 수정한다. 이 학습 단계에서 요구되는 의식적 노력과 집중이란 높은 에너지 소비를 말한다. 이 단계에 있는 상담심리사는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탈진을 느낀다. 이들은 내담자와 열심히 상담하지만 잘 된다거나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 2 단계에서는 정서적 탈진과 도전이 있다고 한다면, 3단계에서는 인지적 탈진과 자극이 있다. 어느 시점에서, 상담심리사는 상담이 쉽게 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거의 자동적으로 되는 기술도 생기고, 각 중재법을 사용하기 전에 자세히 생각하거나 고찰할 필요도 없게 된다. 상담심리사는 4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4 단계: 능력 무의식(능력에 걸리지 않음)
이 단계에 있는 상담심리사는 학습을 통합하고, 건강한 자기인식의 수준에 도달하고, 개방성과 융통성을 발달시키고, 내담자가 제기할 수 있는 가능한 도전에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학습이 몸에 깊이 배이고 자동적으로 되어서 내담자와의 상담이 상담심리사의 두 번째 본성이 된다. 내담자에게서 수집한 자료로부터 명료하게 결정을 내리고 심리상담/치료 계획을 쉽게 세운다. 내담자와의 상담은 상담심리사에게 즐거움이 되고, 3단계의 긴장과 집중은 사라진다. 상담심리사는 건강한 정서적, 인지적 상태에서 상담할 수 있다. 이 단계의 가장 큰 위험은 상담심리사가 자동적 실행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능력에 매이지 않음과 자동적 실행은 다른 것이다. 능력에 매이지 않는 상담심리사는 계속 자문이나 지도감독을 구하고, 세심한 자기관리를 하고, 심리상담/치료적 결정을 정기적으로 재평가하고, 개방적으로 내담자의 차트를 재검토한다. 이런 상담심리사는 상담의 편안함이 무관심이나 무성실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내담자의 독특한 욕구나 배경을 무시하지 않고 모든 내담자에게 판에 박힌 강요를 하지 않는다. 능력에 걸리지 않는 상담심리사와 자동적 실행을 하는 상담심리사를 구별하는 방법은 상담심리사가 전문직에 가져가는 긍정적 특성을 보는 것이다. 지속적인 자기인식 활동은 건강한 상담심리사의 한 측면이다.
출처
조현춘, 이근배 공역 (2005). 심리상담과 치료의 기본 기술. 아카데미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