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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쿰부 3 패스, 로왈링「베가님」 스크랩 23.쿰부히말/로부제(4,910m)에서 고락셉(5,140m)으로 가는 길의 환상 풍광...
베가 추천 0 조회 177 16.10.15 23:07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허둥 지둥 짐을 챙기고, 트래킹 준비를 마친뒤 아침 식사를 하러 다이닝 룸으로 갔다.

어제 저녁 메뉴였던 닭도리탕이 아침식사에도 그대로 나왔다.

평소같았으면 맛있게 잘 먹었을텐데....

어제 콩마라 패스를 넘느라 힘들어서 였는지, 어제 저녁도 그다지 입맛이 당기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도 여전히 입맛이 없다.

혹시... 미약하지만 고산증세 아닐까??

 

콩마라 패스 넘는 중 해발 5,500m 에서 야영을 했으므로 어제 4,910m의 로부제에선 고산약인 다이아막스를 먹지 않았는데, 그 이유도 있을까....

아님, 새벽 5시반부터 2시간이 넘도록 내내 밖에서 있어서 일 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미약한 고산증세가 충분히 올 이유가 된다.

 

특별히 두통이 있거나 기타 컨디션이 나쁜건 아니지만, 그렇게도 잘 먹던 내가 연일 입맛이 없다는건 조심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오늘은 해발고도 5,140m의 고락셉으로 가니, 아주 천천히 걸어 올라야 할것 같다.

 

어젯밤 배터리 하나 풀 챠지를 하는데 1500루피 달라는걸 1000루피에 흥정을 해서 맡겨 두었건만 전날 날씨가 좋지 않았던 관계로 파워가 약해서 70% 밖에 챠지가 안되어 있었다. 그래서 700루피만 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넘 비싸다.

어쨋든 배터리 챠지값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부터  EBC,칼라파타르,고쿄리, 로왈링 등 진짜 히말의 장관이 펼쳐질텐데 계속 배터리 챠지하기가 힘들어 지면 정말 난감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여분의 배터리가 4개나 있지만, 그래도 높은 고도와 추운 날씨를 생각한다면 이제부턴 배터리를 생각하면서 사진을 찍어야 할것 같다.

 

오늘도 다른 트래커들은 벌써 다 떠나고 텅 빈 다이닝룸에서 아침을 먹고,

느지막히 9시에 출발을 했다.

 

어느새 바닥에 쌓였던 눈이 녹아 버렸는 지, 온 세상이 하?던 로부제의 풍광은 전혀 다른 풍광으로 변해 있었다.

오늘도 날씨가 흐릴것을 대비해 배낭 커버까지 씌우고 출발했건만, 천만 다행으로 저 밑에서 부터 몰려오던 구름도 더 이상 올라오지 않아 날씨가 괜찮다.

 

 

 

 

 

 

 

 

 

 

 

쿰부 빙하의 모레인 지대를 끼고 걸어 여전히 자잘한 물길과 검은 바위 투성이인 너덜지대를 걸었지만,

날씨가 좋아 병풍처럼 둘러쌓인 웅장한 설산과 바닥에 깔린 검은 돌들 사이 사이로 여전히 기막힌 야생화도 보여 주었다.

 

 

 

 

 

 

 

 

얼마 걷지 않아 우린 배낭을 벗고 쉬었다.

눈앞에 펼쳐진 쿰부 히말의 장관에 도저히 그냥 걸어 갈 수가 없었다.

 

푸모리,창체,에베레스트 앞산-웨스턴 쿰,눕체가 눈앞에 일렬로 좌악 펼져지는데, 가히 숨이 터억 막혀올 지경이었다.

 

그야말로 이제까지 그렇게도 간절히 바랐던 최고의 비경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었다.

 

이대로 구름이 몰려들지 않는다면 오늘 고락셉 가는 길 내내 저 풍광을 점 점 더 가까이 가며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

 

 

 

 

 

 

 

 

 

 

 

 

 

 

 

 

 

 

 

 

 

 

 

 

 

 

 

 

 

 

 

 

 

 

 

 

 

 

 

 

       

 

 

 

 

 

 

 

 

아!! 오늘도 또 헬기가 떴어~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헬기가 뜨네~

아무 일이 없기를 잠깐 묵상하며 기도해 본다.

 

 

 

 

 

 

 

 

 

 

 

 

  어느새 가파른 오르막으로 올라섰다.

빙하위를 걷고 있다는 것 조차도 못느끼고 걸어 올랐는데...

까마득한 아래로 기막힌 쿰부 빙하의 모레인 지대가 펼쳐져 보인다.

사실 너무 광활하고 거대해서

거리감도 ...

높이감도 감히 느낄 수가 없다.

그 위를 점점히 걸어 오르고 있는 트래커들과 야크떼의 무리가 주변의 거대함과 광활함을 느끼게 할 뿐이다.

 

잠시 쉬어도 갈겸 사진을 찍느라 배낭을 내려 놓았다.

그제서 보니, 여기도 여전히 에델바이스가 지천이다.

쿰부 빙하를 낀 고지대라서 그런 지, 에델바이스 잎은 오동통한게 마치 털옷을 한 겹 입힌 것 같다.

유리성에 있는 듯 살얼음에 덮혀 바들 바들 떨듯 유난히 하얀 빛을 발했던 콩마라의 에델바이스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지만, 돌섶에 하얗게 피어있는 에델바이스는 여전히 이 험악한 지형에서의 천상의 꽃이었다.

 

아침을 제대로 먹지 않아 초콜릿과 따끈한 티로 칼로리 보충을 하며 주변 풍광에 빠져들어 있으니, 힘듦은 커녕 그저 천국이란 느낌 밖에는 들지 않는다.

 

그때 다시 고개를 돌려 저 아래를 바라보고 있자니,

어느새 올라 왔는 지, 야크 무리가 힘겹게 오르막 중턱을 오르고 있었다.

얼마나 힘이 들면 야크가 말을 듣지 않고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야크 주인은 멈춰 선 야크에게 돌을 막 던지며 채찍을 대신했다.

순간 불쌍한 맘이 울컥 인다.

 

며칠 전에도 롯지에 한바탕 소란이 일은 적이 있었다.

갑자기 야크가 트래커들이 다니는 길로 흥분에 휩쌓인 듯 뛰쳐 나온 것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우리를 비롯해서 길을 걷던 많은 트래커들이 기암을 해 길섶으로 피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무거운 짐을 싣고 있는데,

그 짐을 피해서 머리 좋은 야크가 밖으로 뛰쳐 나온 것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

야크나 물소들도 짐 싣기 전에 이미 힘듦을 안다는 것....

피할 수 있으면 도망가고 싶다는 것...

 

 

 

   

 

 

 

 

 

 

 

 

 

 

 

 

 

 

 

 

 

 

 

까마득한 아래로 펼쳐진 비경에

한동안 넋을 놓고 쉬다가 다시 걸음을 떼었다.

 

정말이지 고개마루만 딱 넘었을 뿐이었는데 거짓말 처럼 찬 기운이 온 몸을 화악 덮쳐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또 다른 풍광...

바로 쿰부 빙하였다.

모레인 지대가 아닌 진짜 빙하...

 

사방 여기 저기에서 쫙 쫙 벌어진 입에선 빙하 특유의 푸르른 에머랄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와아~~

세상에~~

 

탄성이 절로 터졌다.

 

그러나 그도 잠깐...덮쳐온 한기에 얼른 배낭을 벗어 벗었던 패딩을 껴입고 쟈켓을 덧입었다. 

 

 

 

 

 

 

 

 

 

 

 

 

 

수도 없이 갈라진 빙하는 오늘 남은 일정과 내일 또 몇 시간을 걸어 올라야 하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 기인 거리와 해발고도 7000m 급 쿰부체와 웨스턴 쿰, 눕체가 제대로 인지할 수도 없을 만큼 한 눈아래 펼쳐져 있었다.

너무도 광활하여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이 해발 5000m 인데, 저 설산들의 높이는 7000m...

그렇다면 고도차가 2000m 나 나는것인데, 도저히 그런 현실감이 나질 않는 것이었다.

바로 코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니까....

그러고 보면 우리 눈에 보이는게 절대 정확하지 않다는 걸 인지해야 하는데....

그거...그럴 수 있을까?? 

 

 

 

 

 

 

기막힌 풍광은 걸음을 뗄때마다  감동을 넘어 경이롭게 다가왔다.

푸모리는 더욱 더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왔고, 그 옆으로 륑트렌, 쿰부체, 로라, 창체와 아이스 폴, 웨스턴 쿰, 눕체까지 환상적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을 쓸어담고 있는데,

어느사이에 왔는 지, 포터-파상이 또 마중을 나왔다.

그리고는 저 하얀 설산앞에 시꺼멓게 보이는 민둥산이

칼라파타르라는 것이었다.

 

세상에~

저 민둥산...

아니, 얕으막한 언덕배기 같이 보이는 것이

해발 5,550m의 칼라파타르 라고?

넘 시시해 보이는데 ?? @#$%&

아니지, 고락셉이 5,140m니까 저 평지보다 조금 불룩 솟은것 처럼 보이는 저 높이가 고도 400m나 된다는 거잖아~

헐!!!

 

그러고 보니,

그제서야 이제껏 걸어오면서 내내 보였던 고깔모자 모양으로

귀엽기 조차했던 푸모리의 위용이 느껴진다.

 

아~

근데 저기 저 모레인 지대 꼭대기에 꼬물거리는건 또 뭐지??

사람이잖아~??

 

아!!

정말 눈을 믿을 수가 없어~

바로 코앞에 있는것 처럼 보이는 거대한 설산들의 높이가....

정말 어마 어마한 거였어!

이 거리에서 사람이 콩알만 하게 보이다니.....

 

 

 

 

 

 

 

 

 

 

 

 

 

 

 

 

 

 

 

 

 

 

 

드디어 고락셉이 거대한 히말의 쌩추어리 앞에서 콩알만하게 눈에 들어왔다.

푸모리(7,161m),링트렌(6,714m),쿰부체(6,636m),구름뒤로 살짝 보이는 티벳령의 창체(7,580m), 창체 앞으로 쌓인 눈-로라(6,006m, 서쪽 고개라는 뜻)

그리고 에베레스트 바로 앞 봉우리인 웨스턴 쿰(6,969m) 이 그야말로 한 눈아래로 좌악~숨이 막히도록 펼쳐져 있다.

 

 

 

 

 

 

 

 

 

 

드디어 롯지에 도착했다.

오는 동안 그리 사람이 없었던 거에 비해  롯지의 다이닝룸에는 상기된 사람들로 가득하였다.

아직은 성수기가 아닌데....

그러고 보면 성수기때는 정말 방 잡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잠시 다이닝 룸에 앉아 따듯한 티를 마시며 앉아 있는데, 저만치서 한국인이 눈에 띤다.

제법 나이가 있는 분과 젊은 청년이다.

부자가 함께 히말라야에 왔나??

무심코 그리 생각했다.

 

반가움에 드뎌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로 갔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일정 소개를 했다.

알고보니, 그들은 부자간에 온 여행이 아니라, 우리나라 원정대원이었다.

바로  '로체 남벽' 등반대원....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 사이트를 구축하고는 고소적응을 하면서 제 2캠프, 제 3의 캠프를 계속 구축해 가며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잠시 잠시 이곳 고락셉에 내려오기도 하나보다.

 

남체바자르에 오르던 날 만난 취재팀에게 '로체 남벽 등반대원'들이 벌써 이곳에 와 있다는 얘기를 이미 들은 터라 나는 금새 알아 차렸다.

우리의 일정과 대장님을 얘기했더니, 그분도 원로 산악인이신 대장님을 알고 계신다고 했다.

 

반가움에 좀 더 얘길 나누다가 내일 베이스캠프에 가서 로체 원정대팀 베이스캠프에 찾아가겠노라고 약속을 하고는 헤어졌다.

 

한참 뒤에 대장님께서 오셨다.

오늘은 이곳 고락셉에서는 부엌 사용을 할 수가 없기때문에 우리의 일행들 중 포터 펨파와 락파, 파상과 쿡인 왕다만이 왔었다.

그러나 점심을 사먹기 위해 메뉴판을 들여다 보고는 생각보다 훨씬 더 비싼 음식값에 놀라 왕다와 펨파만을 남겨두고는 다시 두명의 포터를 로부제로 내려 보냈다.

 

암튼, 9시에 출발을 해서 고락셉에는 2시 40분에 도착을 했다.

빠듯한 일정으로 온 사람들은 로부제에서 새벽같이 출발을 해서 오늘 바로 EBC로 가던 지, 아니면 칼라파타르에 오르던 지 한다.

심지어는 그렇게 올랐다가 오늘 다시 로부제로 하산하는 경우도 있다.

워낙에 고도가 높아서 그렇게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내려면 너무 힘이들고,자칫 고산증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고산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두통과 설사등을 동반한다.

우리야 늘 여유로운 일정이니까...

늦은 점심으로 팬케익과 치즈 감자전, 그리고 누들수프를 먹고는 방으로 들어와 쉬었다.

 

창문의 커튼을 제치니, 눕체가 바로 코앞에 있는것 처럼 보인다.

 

와아~

세상에나~

 

  <롯지 방안 창문을 통에서 찍은 사진-바로 앞에 보이는 것이 눕체다>

 

 

 

베를리오즈 / ♬환상 교향곡 (Symphonie Fantastique, Op.14)


1. Revieries Passions
Pierre Monteux, Cond / Orchestre Symphonique de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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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6.10.16 10:41

    첫댓글 칼라파타르 오를 때 열 걸음 걷고, 쉬고를 반복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내 의지대로 몸이 따라 주지를 않는다는걸 느끼게 해준 곳! ㅎㅎㅎ

  • 작성자 16.10.16 19:01

    고생 하셨군요.
    우리가 오를 때도 바람이 장난 아녔어요.
    밤새 롯지가 날아갈듯 우당탕 거리며 주변 모든것들을 날려 버렸으니까요.
    그래도 칼라파타르에 올라선 판타스틱한 날씨,풍광였죠~~
    다리 풀려 내려 오는 사람들 많이 봤어요.ㅠㅠ

  • 16.10.17 23:24

    2013년 10월 제가 갔을때가 생각납니다.

  • 작성자 16.10.17 23:28

    추억이 ...더 큰 감동으로 되어 있지요?
    추억도 이렇듯 공유할 수 있으니 좋은 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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