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十 行類
빈교행(貧交行)-두보(杜甫)
가난한 시절, 친구 사귐의 노래-두보(杜甫)
番手作雲覆手雨 (번수작운복수우) : 손 뒤집어 구름 만들고 다시 엎어 비로 만드니
紛紛世事何須數(분분세사하수수) : 분분한 세상일을 어찌 반드시 헤아리랴
君不見管鮑貧時交(군불견관포빈시교) : 보지 못했는가, 관중과 포숙의 가난한 때의 사귐을此道今人棄如土(차도금인기여토) : 이러한 도리를 지금 사람들은 흙 버리듯 하는구나
취가행(醉歌行)-두보(杜甫)
술에 취하여 부른 노래-두보(杜甫)
陸機二十作文賦(륙기이십작문부) : 진나라 육기는 나이 스물에 문부를 지었지만
汝更小年能綴文(여갱소년능철문) : 너는 더욱 젋은 나이에 글을 지을 수 있었다
總角草書又神速(총각초서우신속) : 총각인데도 초서를 썼을 뿐아니라 빨리도 썼서
世上兒子徒紛紛(세상아자도분분) : 세상 아이들은 공연히 많아 분분하기만 했다
驊騮作駒已汗血(화류작구이한혈) : 명마 화류가 새끼를 낳자 이미 피땀을 흘리고
鷙鳥擧翮連靑雲(지조거핵련청운) : 사나운 새가 날개죽지를 들어올려 푸른 하늘의 구름을 나는 듯 하였다
詞源倒流三峽水(사원도류삼협수) : 네 문장의 원천은 삼협의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함과 같고
筆陣獨掃千人軍(필진독소천인군) : 붓의 기세는 천 명의 군사를 혼자서 쓸어내는 것 같았다只今年纔十六七(지금년재십륙칠) : 지금 네 나이는 불과 십육칠세
射策君門期第一(사책군문기제일) : 임금님 앞에서 사책 과거를 보아 일등을 기약했었다
舊穿楊葉眞自知(구천양엽진자지) : 옛사람 활 쏘아 버들잎을 맞춘 것 같이 자신을 잘 알고있으니
暫蹶霜蹄未爲失(잠궐상제미위실) : 잠시 서리에 미끄러진 말은 아직 실족한 것이 아니듯이 偶然擢秀非難取(우연탁수비난취) : 우연히 길게 자라나는 기회는 가지기 어렵지 않나니
會是排風有毛質(회시배풍유모질) : 마침 바람을 밀치는 거친 날개가 있기 때문이다
汝身已見唾成珠(여신이견타성주) : 너 자신은 침을 뱉으면 구슬이 되는 사람으로 알려졌으니
汝伯何由髮如漆(여백하유발여칠) : 너의 삼촌인 나 두보는 어이해야 머리털이 옻처럼 검어질까
春光淡沲秦東亭(춘광담타진동정) : 장안 동쪽 역 누대에 봄빛이 출렁이고
渚蒲牙白水荇靑(저포아백수행청) : 물가의 창포는 치아처럼 희고 마름풀은 푸르다
風吹客衣日杲杲(풍취객의일고고) : 햇살은 밝은데 바람은 나그네 옷에 불어들고
樹攪離思花冥冥(수교리사화명명) : 꽃빛은 어둑한데 나무는 이별의 심사를 어지럽힌다
酒盡沙頭雙玉甁(주진사두쌍옥병) : 모랫벌에서 두 옥 병의 술이 다 하니
衆賓已醉我獨醒(중빈이취아독성) : 여러 손님들은 이미 취했으나 나 혼자 깨어있도다
乃知貧賤別更苦(내지빈천별갱고) : 가난한 사람의 이별이 더욱 아픈 줄을 이제야 알고
呑聲躑躅涕泣零(탄성척촉체읍령) : 울음을 삼키며 머뭇거리니 눈물이 흘러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