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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산이슬입니다.
오늘이 산이슬 결혼 28주년 기념일입니다.
아침 마누라에게 꽃바구니값 현찰로 10만원 띳기고 출근 했습니다.
현재 한 이불속에서 방구를 뀌며 손 잡고 자는 마누라와는 연애결혼을 했습니다.
연애시절 울 마누라는 명동에서 미용실을 운영 하였는데
마누라 친구들 중에는 방숙*라는 탈렌트도 있었고 치과 간호사, 사채업자 사무실 경리, 일신병원 간호사가 있었습니다.
나는 국정교과서에 다니는 고등학교 동창과 함께 이 아가씨들과 어울려 다녔는데 주말이면 도봉산을 주로 등산을 하던가 아니면 영화 또는 연극 구경을 하러 다녔습니다.
그때 보았던 영화중에 단성사에서 상영 한 소피아로렌 주연의 “해바라기”와 “남 과 여”, 그리고 덕수궁 영국대사관 옆에 있는 세실극장에서 공연 한 “배비장전”등이 생각납니다.
각설하고
처녀 총각들이 어울려 다니다 보니 당연히 맘에 드는 배우자감이 있는지 눈을 번득이며 탐색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 중에 눈에 띠는 한 여인이 있었으니 나와 고향이 같은 일신병원 간호사였습니다.
몇 번 만나 데이트를 하였는데 싫은 눈치는 아니었으나 문제는 직업 이었습니다.
당시 나는 서울시 9급 공무원으로 월급이 적어 그 아가씨 수준에 미달했던 모양입니다.
그 아가씨 나중에 의사하고 결혼 했습니다.
마누라 친구 5인방 중에 탈렌트, 치과 간호사, 일신병원 간호사가 시집을 가는 바람에 만남이 뜸해 지다가 연락이 두절되어 한동안 만나지를 못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모처럼 친구와 함께 도봉산 등산에 나섰습니다.
도봉산역에서 내려 망월사, 포대, 만장봉을 거쳐 도봉동으로 내려가는 코스인데,
어! 우리가 늘 점심을 먹던 망월사 아래 큰 고목나무 아래에 여자 2명이 있었습니다.
“저것들이 우리 허락도 없이 우리 자리를 차지했네? 함 가보자.”
“아니! 니들 왠 일이여?”
마누라와 사채업자 사무실 경리를 하는 박귀*이 같이 등산을 왔던 것입니다.
“니들 아직도 시집 못 갔냐? ”
“그런 니들은 장가갔냐?”
오랜만의 해후에 희희락락 등산을 마치고 도봉동에서 동대문 운동장까지 오는 버스를 타고 시내에 진입하여 맥주 한잔 마시고 명동에 진출하여 2차, 3차를 마신 것 같은데 그 뒤론 기억이 가물가물 했습니다.
“여기가 어디지?”
그런데 희미한 불빛 아래 누가 의자에서 졸고 있었습니다.
정신을 가다듬고 지난밤의 상황을 정리해 보니 내가 너무 취하여 집에 못 가고 마누라가 자기 미장원에 끌어다가 재운 것입니다.
“ㅋㅋ
그 이후는 나 말 못해.”
그날 밤 이후 급속히 가까워져 1달 후 무더운 여름에 전격 결혼식을 거행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