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앵무새처럼 되풀이되는 ‘지혜’는
정작 너에게 절실히 필요할 때, 날아가 버린다.
그대, 현명총명 씨, 내 말을 들어보시게.
그대가 지혜를 책에 기록하고
그것을 얼마나 잘 읽을 수 있는지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긴다 해도
머잖아 새장을 벗어나 날아갈 것일세.
남들이 뭐라고 말했든, 잊어버려라.
다만, 사랑과 애정을 보여주면
지헤는 네 손바닥에 보금자리 친
예쁜 새가 될 것이다.
<루미지혜>
원주 길벗들과 누룽지를 먹고 배움터로 오니, 실상사작은학교 동무들을 배웅하느라 모두 운동장에 모였네요. 3박 4일만으로도 충분히 가까워졌고 그래서 헤어지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나무날은 바이세로제 책모임이 있는 날, 달라이 라마의 <명상으로 얻는 깨달음>을 읽고 있습니다.
12시 50분 <관옥나무도서관 잇다 맞이모임>.
도서관평상에 소금, 라떼, 다정, 자허가 둘러 앉았습니다.
조현 선생님의 책, 한 부분을 읽고, 오늘 저녁 강연에서 질문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맞이모임을 통해서 예전에는 ‘허무함’으로 괴로워했는데 존재 자체에 대한 긍정과 깊은 심연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 동무가 말합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기 위한, 어떤 시간을 맞이하기 위한 이런 우리들의 몸짓이 귀하고 고맙다는 걸 다시 느낍니다.
맞이모임에 함께 하는 동무들과 강연에 필요한 것들을 나누고 챙깁니다.
<상처와 분노, 고통에서 해방되는 길> 조현, 비타민센터, 저녁 7시
4시 30분.
오늘 강연은 순천시내 비타민센터에서 하기에, 준비물들을 챙겨서 빛나는 차를 타고 먼저 갑니다. 국밥 한그릇 먹고 가자고 조금 일찍 나섰습니다. 용인에서 내려온 마을인생학교 서영이를 명말버스정류장에서 태우고, 향원네 마당에 핀 꽃들을 안고, 일평, 지영, 다정, 자허가 빛나는 차를 타고 국밥집에 가서, 먼저 온 승희와 함께 쌍달걀과 국밥을 먹고 나옵니다. 어, 민들레와 신난다, 류하샘과 정원, 두더지도 국밥집으로 들어서네요. 하하
비타민센터로 가서 강연장을 함께 꾸밉니다. 소금이 떡과 과일을 가져왔네요. 복도에는 먹을 거리들을 차리고, 실내에는 의자를 정돈하고 꽃들, 책들을 펼치고, 음향기기도 만져 옵니다. 사진을 담당할 바람개비도 오고, 지영이도 준비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답습니다. 의자가 혹시라도 모자랄까 여분이 있는 곳을 알아둡니다.
조현선생님, 어디쯤 오시는지 확인하는 전화도 드리고, 창 너머로 오시는 분들을 살핍니다. 그러는 사이, 7시가 다 되어 가네요.
유튜브를 위해 영상을 찍는다 하신 조현 선생님, 셀프로 세팅하시고, 한분, 두분 들어오셔서 떡도 드시고 과일도, 차도 드시네요.
드디어, 시작. 편안하고 유쾌하게.
챗GPT, 욕구불만족 인간들, 외부로 향하는 욕구, 남탓, 주인공되기, 생각이나 감정을 징검다리 건너듯 통통 뛰어서 가기…….
“아주 훌륭하신 질문입니다.”하시는 선생님 말씀에 하하 웃습니다.
그리고 효천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의 특별한 말씀도 고마웠어요.
조현선생님을 모시기로 마음먹은 날부터 강연 뒷마무리까지, 빈틈없이 살펴주신 모든 손길들, 특히 맞이모임에 함께 해 준 동무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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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공공도서관 평가위원과 동행 1인, 도서관 둘러 보러 오셨어요. 한번도 와 보지도 않고 평가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오셨다는 말씀이 고마웠어요. 차 한잔 드시고 밝은 얼굴로 가시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배움터의 오랜 길벗이자 스승인 최은숙선생님께서 봄꽃이 물든 맛있는 떡을 한 상자 보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