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사회적거리두기〕 실행하시면서 잘들 지내고 계시죠?
지난달에 이어 거의 한달만에 A님과 NVC연습모임을 가졌습니다.
Check In 을 끝내고 저는 지난달에 연습했었던 〔Help with requests〕와 관련하여 운을 뗐습니다.
"지난번 활동에서〔Help with requests〕에서 제시된 예문만을 사용했었는데요. 그 활동 이후 저는 계속 뭔가가 많이 아쉬었어요.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마도 참가자의 경험에 기초한 자료를 사용해 보지 못한 점이 그 이유인 것 같아요.
저는 참가자가 스스로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들었을 때 괴로웠던 〔강요표현〕 을 생각해 보고 그 표현을 가지고 〔Help with requests〕를 수행하는 과정을 추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A님이 노트를 보여주시면서,
"NVC수업을 들을 때 했던 활동인데, 참가자가 각자의 종이에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표현, 그 표현을 들었을 때 자신의 느낌 그리고 욕구를 기재한 후 종이를 옆에 앉아 있는 참가자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면 종이를 받은 참가자는 해당 종이에 말한 사람의 느낌과 욕구를 추측해서 기재한 후에 그 종이를 다시 옆사람에게 전달합니다. 그리고 또 해당 종이를 건네 받은 사람은 그 자신이 추측할 수 있는 말한사람의 느낌과 욕구를 기재하고 다시 옆사람에게 전달하는 거예요."
"네! 맞아요. 제가 원하는 게 바로 이런 거예요. 전 참가자들의 경험을 가지고 NVC연습하는 게 좋아요. 공감이나 몰입이 훨씬 더 잘 되고 연습이 즐거워요."
잠시후 우리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각자의 〔강요표현〕 을 떠올려 보기로 했고 그 표현을 들었을 때 나의 느낌과 욕구, 그리고 그런 표현을 한 사람의 느낌과 욕구를 찾아 보는 활동을 했어요.
요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A님이 먼저 시작했는데, 그녀의 〔강요표현〕은 최근의 사건에서 기인한 내용이었고 활동을 진행하면서 감정이 격해지시더니 결국은 눈물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저는 당황했고 또 어쩔줄을 몰라했지요.
그리고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좀 흐른 후, A님이 말씀하셨어요.
"전 그냥 선생님이 가만히 제 옆에 있어주시길 바랬는데, 선생님이 저를 위로해 주고 싶어하시는 것 같았어요."
"!!!"
" ... 네, 맞아요!! 사실 아까 A님이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이실 때 토닥토닥을 해 줘야하나... 망설여지더군요. 고민을 하면서 위로의 욕구를 갖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주절주절 말을 많이 했군요. 맞아요. 위로의 욕구를 충족하고 싶어서...!!! 알려줘서 고마워요~"
"기분 나빠하지 않고 오히려 고맙다고 말해주시니깐 저도 고마워지네요.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는 게 너무 좋아요."
"ㅎㅎㅎ 그게 비폭력대화의 장점이죠~~"
그리고 시간을 확인해 보니 연습모임을 시작한 지 1시간30분이 훌쩍 지나가버렸더군요.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지난시간에 연습했던 활동에 대해 보충활동만 하고 헤어지려니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Listen for needs〕라는 활동을 한가지 더하기로 합의했죠.
헌데 알고보니 화자의 느낌과 욕구를 추측해 보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보충활동과 거의 비슷한 활동이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또 진지하게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하는 것으로 시작하면서 〔Listen for needs〕 활동을 마무리했죠.
Check Out을 하면서,
"오늘 제가 보충활동 중에 말씀드렸던 사례말인데요. 사실 전 그 사건이 그리 큰 사건이거나 힘들었던 사건이라 생각하지 않고 있었고 그래서 그날의 일을 누군가에게 얘기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레 다시 그 사건을 떠올리게 됐고 또 표현을 하게 되었는데, 이 자리에서 그때의 상황과 나의 느낌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A님께 표현하고 나니 통쾌하고 시원하고 또 만족스러워요. 얘기할 수 있도록 독려해줘서 고마워요."
내게 일어난 사건이지만 별게 아니라고 덮어뒀던 (표현하지 않았던) 에피소드도 누군가에게 표현함으로써 나 자신을 한층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어요.
그리고 책에서 읽기만 했었던 "그냥 옆에 있어주길 바랬는데...." 라는 표현을 현장에서 직접 듣게 된 경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속상해 하는 사람이 있을 땐 그냥 가만히 있어 주는 것이 최선이다〕 라는 것을 얼마나 쉽게 잊게 되는지 다시한번 인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연습모임을 통해 '그냥 가만히 기다리는' 행위가 가장 최선의 위로라는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같은 상황에 있게 될 때는 그냥 조용히 기다리자' 혼자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교훈적인 연습모임이었고 함께 해준 A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