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가을 노래 / 이 상부
힘없이 아스팔트를 밝히고 있는 가로등은 가을이 오는 소리를 벌써 알고 있었나보다
잠자는 낙엽은 편의점 불빛이 불야성을 이루던 밤을 그도 알고 있었다
피골이 상접한 삶의 절반이 알콜이 되고 난 그날부터 쪽방 고시원 지난 밤 내 옆방 룸메이트가 야식으로 사 준 삼각 김밥 하나는 한 평 남짓한 쪽방 고시원 화장실을 찾고 이었다
삶의 상처가 저마다 이른 새벽을 깨우고 이었다
코끝을 타고 첩자처럼 몰래 주입된 산소는 그들이 살기위한 어느 행성이 준 끈질긴 삶이었다
지난밤 누군가 삼킨 소주병이 도심 한가운데에서 무법자가 된 채 눈살 찌푸리지만 낡은 옷을 입고 또 어디론가 떠날 차비를 하는 가을 고시원 은 몇 칠전 고독사 한 어느 늙은이를 119는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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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간이주는 곳 원문보기 글쓴이: 사람과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