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고사하고 봄이라는 것이 오기나 하련지 염려 될 만큼
허벌나게 추웠던 겨울의 끝자락 쯤에서
전방에 빨간등이냐, 초록등이냐 신호등 박자에 맞추어
후라이팬에 통깨 튀듯 살다가
장마 속에 빨래 말릴 그런 짬 정도의 날이
우리 두 부부에게 있었네요.
사실 며칠전 부터 그런날이 있을거라는 쯤은 살아온 통밥으로 알고 있었지요.
준비된 계획이었지만 행여나 라는 마음으로 약간은 가슴을 졸였읍니다.
우리 두 부부에게는 돈이 만들어 지는 일이 항상 최우선이고 먼저이니까요.
그런데 우리 부부의 그리움의 바램인지, 스님을 보고싶은 바램인지
해뜨고 달뜨는 날을 부처님께서 가상이 여기시어 내어주셨읍니다.
시작의 그날이 토요일이었읍니다.
정말 오랫만에 아침밥을 이른 시간에 안먹어도 되는 허락된 아침이었지요.
바쁠것도 없고 서두를 것도 없어서
우리 둘이는 두다리 쭉~펴고 나란히 누어서 여유롭게 테레비 리모콘을 더듬더듬 찾아서 틱~하고 켜 놓고
대화라는 것을 했읍니다.
주제는 우리 몇시에 출발할까에서 부터 시작했읍니다.
일찍 가면 마땅히 할 일도 없고, 괜히 스님 뒤 꼬랑지만 잡고 다니면 스님이 귀찮아 하지 않을까 라는둥..
또 점심 밥은 절에서 먹어야 하나, 아님 스님 모시고 밖에 나가서 먹어야 하나 라는둥..
잠은 도착해서 눈치것 여건을 봐서 밖에서 자든, 아님 절에서 자든 하자는 둥....
누워서 요것 조끔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아주 길게 했나봅니다.
어느덧 시계를 올려다 보니 거진 작은바늘 큰바늘이 뭐 좋다고 합쳐 질려고 하기에
후다닥 두다리 높이 들어 벌떡 일어나서는 결론을 급히 내렸읍니다.
(...지금 가자...)
가다가 가락국수 먹고, 도착하면 4시고, 가면 스님이 아마도 사발커피를 줄거니까 커피는 먹고 가지말자.
엄청난 작전을 짜고 잔머리를 굴리고 도착해서
법당에 삼배 올리고 나와 스님께 삼배 올리고 나니 5시 (정확히는 17시)........... 저녁 공양 하라시데요.
우리 두 부부 서로 마주 보고, 알수 없는 묘한 미소인지 웃음인지 웃었지요. 이렇게 ^.^,^.^
아~ 우리 둘 말고,
템플스테이 정식으로 신청하신 세여자분(절에서는 보살로 칭합니다)이 계셨나 있었나 했읍니다.
주지스님은 저녁공양을 10년 전에 끊으시고 아직 저녁 공양을 드실 줄 모르신다기에
우리끼리 맛있게 마치고 나니,
저녁예불 시간이 되어 다시 법당에 올라갔지요.
아뿔사 ..주지스님께서 예불을 마치시고,
어쩌면 다짜고짜 템플스테이의 체험이라며 일공팔 참회 내지 감사 절을 부처님께 올리라네요.
거역 할 수 없었읍니다. 밥값은 해야겠기에 온몸의 도가니를 설득해서 일공팔을 했읍니다.
참고로 저희는 템플스테이를 신청하지 안았고 그저 나들이 쯤으로 3사순례 행사 참여 목적으로 갔었읍니다.
일공팔을 마치고 법당을 내려오니
주지스님께서 현덕사의 전매특허 사발커피를 손수 조제해 주었읍니다.
주셔서 마시기는 했지만
제 입맛은 이미 믹스커피에 점령 된 상태라 별로 그다지 맛은 잘 모르겠고,
배만 불렀다는 것이 솔직한 답변이 되겠네요.
하엿튼 빅사이즈 사발커피를 마시는 동안 시험에 절대 나오지 않는 주지스님 말씀이 있었고,
보살님들은 템플의 코스라며 일공팔 염주 만드는 체험을 했는데
왠일인지 이번판은 저희 두 부부 내외에게는 권하지를 않았음을 큰소리로 밝힙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시계바늘이 천정을 향해 권총모양으로 출발신호를 가르킬때
요것도 템플스테이의 정해진 약속인지 휘엉청 밝은 달을 뒤로하고
주지스님은 보시의 공간으로, 저희는 지계의 공간으로, 세보살은 인욕의 공간으로 들어가서
전쟁놀이 처럼 두다리 쭉 뻗고 머리 어깨를 따뜻한 방바닥에 가지런히 눕히기는 했는데
이게 전반적으로 상황이 어긋나고 이율배반이지 않겠어요.
커피는 사발로 마셨으니 약 기운이 펄펄하고,
도량을 가로질러 오는 길에 고개들어 하늘을 봤는데
도시에서는 애인 주겠다고 별을 다 따서 하나도 없는데 현덕사의 하늘에는 수 많은 득템이 가득하고
풍경소리 딸랑딸랑 놀자고 부르는데
이게 말이 안되잖아요.
저희가 잠잘데가 없어서 온것도 아니고 날이면 날마다 있는날도 아니고
그냥 누워서 자라는 것은 차라리 고문이었읍니다.
그래서 마음 가는곳으로 갔을 뿐인데 둘러보니 어느새 몸도 따라 와 있더군요.
너무 좋은 추억이라 더 길게 더 자세히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지루 하실까봐 조심스럽게 자판에서 손을 뗍니다.
만 정 ![](//i1.daumcdn.net/deco/contents/emoticon/things_16.gif?v=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