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5/ 출애굽이 목적이면서도 사흘 길 쯤 광야로 들어가겠다고 한 이유는?
그들이 네 말을 들으리니 너는 그들의 장로들과 함께 애굽 왕에게 이르기를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명하셨은즉 우리가 우리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려 하오니 사흘 길쯤 광야로 가기를 허락하소서 하라(출 3:18; 5:3; 8:27 참조)
하나님께서는 호렙산에서 모세를 부르시며 애굽 왕 바로에게 가서 "우리가 우리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려 하오니 사흘 길쯤 광야로 가기를 허락하소서"(출 3:18)라고 하라고 시키셨다. 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출애굽 시키려고 하면서 모세에게 광야로 제사 드리러 간다고 말하라고 시키시는가? 왜 사실을 사실대로 정직하게 말하라고 시키지 않으시고 다른 이유를 대라고 말씀하시는가? 이것은 하나님이 모세에게 거짓말시킨 것이 아닌가? 하나님의 진실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여러 주석가들이 이것을 출애굽을 위한 속임수나 매우 외교적이고 정치적인 술수였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그런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은 이미 바로의 마음을 아시고 단지 출애굽을 허락하지 않을 바로의 마음을 드러내시고자 하신 것이다. 즉 하나님은 '사흘 길'이라는 시간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그 제안이 매우 합리적이고 또 분명히 돌아온다는 것을 확실히 하는 제안을 하신 것이다. 여기서 모세가 바로에게 구태여 사흘 길'을 제안한 것은 의미가 있다. 그것은 틀림없이 시내산을 염두에 둔 말일 것이다. 왜냐하면 고센 땅에서 시내산까지가 약 사흘 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흘 길은 심리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동물들을 거룩히 섬기는 애굽 사람들의 시선에서 충분히 벗어나 짐승을 잡아 번제로 드릴 수 있는 거리였을 것이다. 만일 바로가 이 처음의 제안에 동의하였다면 하나님은 자신의 전체 계획을 밝히고 그의 백성을 완전히 풀어 달라는 요구를 하셨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는 이 합당한 맨 처음 제안에도(출 5:3) 모세와 아론아 너희가 어찌하여 백성으로 역사를 쉬게 하느냐 가서 너희의 역사나 하라"(출 5:4)고 하면서 오히려 그들에게 더욱 무거운 짐을 부과하였다.
이에 모세는 바로에게 하나님의 권능을 이적과 기사로 나타내게 되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바로에게 광야로 보내 줄 것을 요구하였다(출 7:16; 8:1; 9:1, 13; 10:3). 바로는 네 번째 재앙인 파리 재앙 이후, 처음으로 “너희는 가서 이 땅에서 너희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라"(출 8:25)고 하였다. 그러나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 사람들 앞에서 희생을 드리면 그들이 이스라엘을 미워하여 돌로 칠 것이라는 이유로 다시 한번 "우리가 사흘 길쯤 광야로 들어가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되 우리에게 명하시는 대로 하려 하나이다"(출 8:27)고 말하였다. 이때, 모세의 말에는 중요한 구절이 하나 덧붙여졌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대로"(출 8:27)라는 구절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명령이면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물론 그것이 바로가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계획을 처음부터 모두 바로에게 다 드러내지 않으신 것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거짓말한 것이 아니라 다만 자신의 계획에 대한 정보를 밝히지 않으신 것뿐이다. 특별히 하나님은 그의 경륜에 대적하는 사탄의 대리자들에게는 그의 계획을 숨기신다. 우리는 종종 영적인 전장(戰場)에서 우리의 모든 신분을 처음부터 다 밝히지 않아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을 결코 거짓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스도인 축구 선수라고 해서 상대방에게 자기가 공을 찰방향을 미리 다 말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결국 바로가 충분히 들어줄 만한 합리적인 제안도 결코 받아들이지 않고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는 제안은 어떤 것이든지 거절한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