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13. 토요일
1대간9정맥 한국 최초로 최연소 졸업을 할 겨운이와
그 마지막을 같이 걸으며 축하해 줘야 할 역사적인 날.
말이 길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해야할 얘기들이 더 많다.ㅎ
2주전에 이슬하형과 겨운이 두 부자가 걷는 마지막 정맥길 합류를 했는데
그때 내 무릎을 위해 한번에 다 안 끝내고 2구간으로 나눠 끊어 진행했었었다.
그 다음 나머지 구간을 오늘 같이 하려고 얼마나 마음 졸였던가?
내 무릎이 그때 이후로 고장났었지만, 오늘 반드시 마무리 지으려는 역사적 사명감이 내겐 있었던거다.
그래서 병원가서 주사도 맞고, 얌전히 무릎 치료하며 오늘만 기다리며
완벽히 완수하리라 준비했었는데...
새벽 6시에 '능엄사주차장'에서 보기로 약속 했기에
새벽3시 일어나
케시핑테이핑 하고, 파스도 무릎 주변에 듬뿍 바르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3시반쯤 지하2층 주차장에 갔는데...
허걱~!!
왠 차 한대가 내 차 앞 통로에 막아서 주차가 되어 있네?
덴장 엊저녁 꿈자리부터 느낌이 불길하더라니...
뭐 그럴수도 있겠지.
근데... 밀리지가 않는다?
허얼~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통로에...
새벽에 이런 상황이 닥치면 대체 어떻게 대응해야하나?
통로엔 사이드를 풀어야 기본인데 밀어도 밀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전화를 잘받겠는가?
해도해도 전화는 받지를 않는다.
ㅠㅠ
급한 성격의 부리나케 돌겠나,안돌겠나?
내 생애...까진 아니지만 이렇게 큰 약속까지 해놓은 중요한 상황에
이렇게 막아놓으면 어떡하라는건가?
여러분은 이럴때 어떡할껴?
실제~ 답이 없다.
진짜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이런 경우가 많다던데~ 112 경찰지구대에 전화를 걸어도 해결할 수가 없단다.
이게 팩트다. ㅠㅠ
환장하겠다
약속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해결책은 없고.
1층 지상의 수위실로도 왔다갔다 해봐도 사람은 아무데도 없고,
결국 경찰에 전화해 지구대를 출동시켜도~ 답은 없다는 얘기만 들었으니
결국 이 상태에서 내 차는 쓸 수가 없다는 진실을 발견한다.
하늘이 무너진다.
아니, 그렇게 애썼건만 이렇게 방해하나?
그래도, 포기할순 없다.
택시를 타고 가던~ 와이프차를 빌려갈 수밖에.
나의 화려한 과거의 전력 ? 때문에 차는 크게 신경쓰지 않기에
오래된 똥차를 몰고다니고~
실제 엔간하면 걸어다니기에 차가 그렇게 필요치 않다.
취향 스타일이 높은 집사람 차는 최 고급차.
요즘 세상 다 그렇잖아
남자여자 역할이 바뀌어 좋은건 여자가 다 한다. ㅎㅎ
평소 집사람 차는 눈길도 한번 안보낸 나인데...
이런 상황에 닥쳐... 급하니~ 생각이 달라진다.
엄청 큰 부담이 이때에는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더라,
미쳤는가?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외쳐본다.
차 좀 쓰겠다고... 그것도 깜깜한 새벽에 깨워서~!!
처음으로 . . . . 집사람이 고맙더라. 진심으로 ㅋㅋ
한편으론 한번도 안몰아본 큰 차를 끌고, 낯선 도시 김해까지 간다는게
디기 부담스러운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오늘 목적을 이뤄야한다.!!!
현대식 차를 타보니 있지~ 뭐랄까, 감탄밖에 안 튀어나온다.
와우~!! 희안하게 멋진 차였다.
내 삶 패턴에 "회사, 집, 산" 밖에 없는데, 이런 차를 몰아볼 경험이 있었겠나?
뭐가뭔지 아무것도 몰라 드라이브에 놓고 가기만 갔었지만
생각보다 화면이 눈에 잘 들어왔고, 모든게 자동으로 관리되는게 운전하기 참 편했고 신비로왔다.
차선을 슬쩍 벗어나면 핸들이 갑자기 뻑뻑해 지더니 지가 맞춰 들어가고,
주변에 차가 있을시 전면 유리창에 표시를 내어 주네?
주유할 때도 주유구 뚜껑을 여는 버튼을 못찾아~
또 어떻게 여는지 전화까지 했었다는 거. 그때 전화하길 잘했지.
나는 이 큰 차가 디젤, 경유로 가는줄 알았다.
근데 얘는 경유 넣으면 안되고, 휘발유를 넣어야한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허얼... 클 날 뻔 했다.
역시 모르면 물어야 한다.!!
덕분에 사고 안치고, 주유는 그런대로 잘 하긴 했지만~
고속도로에 올려 김해 근처 목적지까지 잘 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그 순간도 시간은 흐른다.
우쨌든 함 가보자~!! 후덜덜
옴마야~ 왜 사람들이 좋은차 타려 악을 쓰는지 대번 알겠다.
터널에 들어가니 지가 알아서 공기조절 한다며 열린 문을 닫아버리네?
거기에...
휘발유라 그런가, 얼마나 잘나가는지 소름이 돋더라?
발만 약간 언졌는데 160이 눈깜짝할새 넘어가뿌네.
그러니 더 식겁하겠다. ㅠㅠ
공교로운 세상사 참 알 수 없다.
의리, 도리가 그 뭐시라꼬?
이렇듯 수없는 난관을 헤치며 난... 과연 잘 도착해
그렇게 바래왔던 약속산행, 정맥졸업을 같이 할 수 있었을까?
톰소여의 모험보다 더 짜릿한 부리나케 얼렁뚱땅 모험기. ㅋㅋ
신낙남정맥 2구간 2편 마무리~ (2024. 4. 13. 토요일)
내 의지에 대해 칭찬해야할지 안타까워 해야할지~
결국 이 모든 난관을 뚫고 해낸다. ㅋㅋ
반갑게 이슬하형과 겨운이를 만나 '능엄사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형 차로 저번 굴암산 내려왔던 그곳에서 산행을 다시 시작한다.
정신 바짝 차려 홧팅 외치며 오르는데 감개무량하다.
이 산행을 같이 걷기 위해~ 아, 그 얼마나 애 썼었던가?
가치로 따질 수 없는 진짜 귀한 시간.
[ 신낙남정맥 2구간. 산행코스]
신안마을 경로당 출발~ 망해정~ 너더리고개(준•희)~ 두동고개~
보배산(479.2, 준•희)~ 장고개 생태통로 ~산업단지도로~ 봉수대•봉화산~
전망대~ 가 노적봉~ 개척해놓은 길~ 녹산교(합수점)~ 노적봉~ 능엄사주차장 (약 18km)
열심히 걷고 또 걷는다.
오히려 이슬하형이 나를 더 말리는 추세다.
내가 무릎통증으로 빠르게 못가는 상황에 정맥졸업에 폐를 끼칠까
미안함, 부담감이 있는것 같으니~ 형이 먼저
느긋하게 즐기며 걷는 산행이니 서두르지 말고 자기페이스 대로 걸으라시며 응원해주시네.
그 자상한 배려에 너무도 감격스럽고 고맙다.
그렇게 정을 받으며 여유롭게 신낙남정맥을 오른다.
마음으로 닮아가는 친밀한 산행.
또 한가지 주목할 사실은 ~!
한국등산계의 등불이신 "준.희선생님"께서 제대로 된 신낙남정맥을 타라시며
당신의 후계자이신 "김창호 대장님" 까지 길 안내 역할로 붙여주셨다.
보배산 이후부터 안내해 제대로된 마루금을 타도록 개척까지 해 주시는 김창호 대장님.
이런 감격할 영광스러운 일이~
톱으로 수십그루의 나무를 잘라내며 길을 터주시는데....
대단한 괴력이셨다.
거기에~!
준.희선생님께서도 지맥님, 미주님을 대동해서 직접 길마중을 나오신다는 것 아닌가!
이런 모든 것들이
이슬하형과 겨운이 父子가 오랜 세월 이뤄낸 사실에 바탕한다.
초등학생부터 아버지 따라 그누구의 도움도 받지않고
두사람의 힘으로만 우리나라 국토를 걸어왔으니 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이런 분들을 나는 또 어떤 인연으로 만났겠는가~!
캬아아아...
삶은 한번 살아볼만 하다는 거.
각설하고~!
처음엔 시간이 여유로워 느긋하게 진행했는데
오늘 행사에 일찍 오셔서 기다리는 분들이 자꾸 전화로 보채는 상황이 되었다.
즉, 오래 끌지말고 빨리 도착하라는 주문인데... 쩝.
이게 무슨 말을 의미하는지 느낌이 오는가?
그 모든게 부리나케가 시간 잡아먹고 있어서 늦다고
내가 원인으로 주목되는 상황, 얼떨결에 내가 빌런이 되어 있다? ㅠㅠ
얼마나 부담되나?
응원차 열심히 같이 걸으러왔는데 내가 느려 방해되면 안되지 않은가?
이를 악물고 열심히~ 걷고 또 걷는다.
즐기며 누리려는 산행이 행사목적에 일몰되어 숙제하듯 억지로 쫓기듯 끝낸다는 거..
이건 아닐거 같은데 ...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내가 그렇게 말할 처지, 상황이 아니다.ㅎㅎ
후다닥~!!
오늘 구간 중 제일 높은 "보배산"
그렇게 높지 않은 산이지만 세상에 쉬운 정상은 그 어디에도 없다.
보배산 정상석은 깨져서 산패를 기준으로 인증하고,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간다.
여기로 올라오는 것도 만만찮은데 그보다는 내려갈 때 급경사 내리막이 더 무서웠다.
자꾸 무거운 체중을 실으려니 무릎팍이 아파 죽는줄 ...
마치 무릎팍에 니킥을 계속 두들겨맞는 그 고통인데도
입 꽉 깨물고 이겨내야지~ 내가 지원한 산행 당연히 그래야 하자너.
임도를 거쳐 봉화산을 향한다.
대장님이 쉬운 길로 안내해 주셔서 몇 키로 덕을 본다.
장고개 생태통로 안내로 쉽게 빠져나와 땡빛에 오르고 또 오른다.
쉴새없이 흘러내리는 땀방울
철학이 떠오르고 인생이 스쳐지나간다.
봉화산 정상석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그늘에서 좀 쉬어간다.
이제는 더 이상 높은데 없겠지?
바보 아냐, 이런 정맥길에 높은데가 없을리~ 있나?
계속된 오르내림의 연속, 빨래판이다. ㅠㅠ
무릎팍이 고통의 한계점을 넘어 극점에 도달할 쯔음.
노적봉 밑에서 마중나온 지맥님을 만난다.
아, 얼마나 반가운지~
준희선생님 모시고 여기서 기다리고 계시네
반갑게 조우하고, 축제 분위기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한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대부분 사람들이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는 가노적봉 부분에서 우리는 올바른 길로 들어간다.
선생님이 개척하신 길이란다.
완전 급경사 비탈길이다.
시그널로 길안내 해 놓으려고 보니 어느새 가져온 시그널 26장을 다 써버렸네?
이럴줄 알았으면 더 가져올걸...
그렇게 녹산교앞까지 제대로 된 길로 내려와 멋진 마무리를 한다.
오늘의 주인공인 이슬하형과 겨운이 옆에 낑겨서 덩달아 쾌감의 기분을 누린다.
이 얼마나 좋은가?
너무도 기뻐 표현할 방법이 없다.
준희선생님께서 축하한다고 친히 고기를 사주신다.
영광이다. 와아~ ㅎㅎ
아침부터 걷는다고 이슬하형이 준 찐계란,두유,오렌지,사과는 먹었지만
밥은 첫 한끼다.
감격의 기운이 너무도 셌는지 별로 먹히지도 않고 국물이란 국물만 쪽쪽 빨아댄다.
즐겁게 먹고 인사드린 후~ 차량 회수해서 대구로 온다.
남의 차 긁히기라도 하면 큰일나니~ 정신 바짝 차리고 운전하는데
도로가 긴 부산지역 특성상 자꾸 길을 잘못 들어서게 된다.
다시 먼거리를 돌아오고, 또 돌고 돌고 ~~
전설의고향에서 귀신에게 홀려 같은 길을 계속 돈 거처럼 같은 길을 서너번 돌아버리니
환장하겠더라~ 미친다. 미쳐 ㅠㅠ
그렇게 새벽부터 저녁까지 단 한순간도 예외없이~
우여곡절 다 겪어가며 이 특별한 날, 멋진 하루를 마무리 짓는다.
아, 진짜 길고 긴 하루였다. 맥이 탁 풀린다.
어찌 오늘을 잊겠는가?
다시 한번 더 이슬하형 부자의 1대간9정맥 졸업을 축하드리며~♡
첫댓글 멋집니다
신뢰
믿음
존중이 묻어납니다
응원합니다
어휴..고맙습니다
지맥님 응원에 제가 더 힘내어 봅니다.
좋은하루되세요
저도 지난 목욜날 새벽에 산행을 위해서 지하 주차장에 가니까 2중 주차를 하여네요
난감하고 택시기사님 예약 시간도 있고 해서 전하를 하지 한참만에 전화를 받네요
그래서 차를 빼달라 하니 시간은 바쁜데 한참만에 내려와서 파킹을 하지 않았을끼데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밀어서 지금 움직입니까 하니까 차에 올라 자동 파킹을 풀더군요
그래놓ㄱ 크게 미난함 기색도 없고 정말 전화 안받으면 그냥 밀어버리고 싶은 심정 이었지요
저도 가끔 2중 주차한후 내가 직접 밀어보고 확인하고 주차 합니다
같이 졸업 산행에 동참해주시고 정말 인정도 많으신 분이네요
선생님도 뵙고 즐거운 하루인것 같습니다
수고 많이 했습니다^)^
선배님 오래간만에 인사드립니다.
환경이 바뀌니... 컴도 못들여다 보겠고 환장하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
기본 상식과 매너가 없는 분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워떻게 바꿔야될까요?
대신 신낙남정맥은 제대로 즐겼습니다.ㅎㅎ
이슬하님, 정겨운군의 대간, 정맥 마무리를 축하드립니다.
그리 길지도 않았던 기간 동안에 산하를 누비면서 잊지못할 발자취를 남기셨네요.
낙동정맥을 출발한지 엇그제 같았는데 벌써 정맥 마무리에 이른 거군요.
사진상에서 보는 겨운군의 의젓한 모습도 멋집니다.
함께 동행해 주신 김창호대장님과 준.희선생님께서도 축하해 주셨네요.
멋진 산행담을 올려주신 부리타케님의 신낙남졸업을 축하드려요.~
수고많으셨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좋은소식 주셨네요.
앞으로도 계속 소설같은 이야기 연재해주세요.
아시죠.
5월 25일과 26일
부리나케님이 있어야 분위기기 업 된다는 거.
부리나케님 신낙남정맥 완성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번기회에 지맥의 반열로 도전~~~
후배님과 산행 좋아보입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