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7. 강촌일기~ 가까이에 바둑 두는 여자 친구가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서른을 전 후한 푸른 시절에 바둑을 배웠습니다.
년연생 아들 형제가 대여섯살 되었을 때이니
바둑을 배우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무슨 일보다 중요한 것은 퇴근 후 기원을 거쳐
늦은 귀가를 하는 옆지기를 일찍 귀가하도록 만드는 일은
내가 바둑을 배워 그의 상대가 되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둑 첫걸음 책을 사서 열심이 배운 덕분에
6~7 급 쯤 되자 바둑판에 새까맣게 검은 바둑알을 깔기는 했지만
그는 내 성의가 가상했는지 집에서도 바둑을 두는 날들이 늘어났습니다.
그것을 곁에서 보며 자란 아들들도 언제부터인가.
내가 새까맣게 검은 돌을 깔도록 고수들이 되었습니다.
40여년간 나의 바둑 상대는 옆지기 뿐이었습니다.
바둑 두는 여자 상대는 어떤 대회 때나 만날 수 있을 따름이어서
어릴때는 아들들이 상대가 되어주기도 했지만
아들들이 학생이 되고 가정을 갖고 독립을 하게 되자 그럴 기회가 적어졌습니다.
따라서 오직 옆지기만이 상대였고
노후에는 큰 느티나무 그늘이 짙은 살평상에 앉아
바둑이나 놓으면서 수담을 나눌 수 있고
가끔은 체력에 맞게 골프도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멀리 가버렸고 따라서 나의 취미 생활도 그가 모두 안고 가버렸습니다.
바둑이나 골프는 반듯이 상대가 있어야하는 놀이니까~
이제 나 혼자서 내 뜻데로 할 수 있는 일,
신앙생활을 하고 일기나 잡문을 적고
책을 읽는 일만이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로 남았습니다.
가끔은 온라인으로 논술지도도 하고 있으니 심심해서 죽을 일은 없습니다.
어떨 땐 혼자도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다는 것에 위안을 받기도합니다.
술이나 화투를 못하는 저를 반겨주는 모임이나 경로당도 드물지만
억지로 그들과 어울리려고 나를 바꾸려고 애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제 쓸모없이 된 바둑알들과 골프 공들을 그의 앞에 놓아 주었습니다.
아내보다 더 좋아했던 바둑알과 골프공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