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칙 「찬미받으소서」 해설 (30)
〇 81항. “인간은, 비록 진화 과정을 수반하고 있지만, 다른 개방 체계들(open systems)의 진화로는 완전히 설명될 수 없는 새로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각자는, 다른 이들과의, 그리고 하느님과의 대화에 들어설 수 있는 인격적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성찰, 추론, 창의성, 해석, 예술 활동 능력과 다른 원천적 능력들은 물리와 생물의 영역을 초월하는 특이성을 보여줍니다. 물질 우주 안에서 인격적 존재의 등장에 의한 질적 새로움은 하느님의 직접적 활동을, 생명과, 당신(Tu)과 너(tu)와의 관계로의 고유한 부르심을 전제합니다. 성경 본문의 시작부터 우리는 인간을, ‘대상’의 범주로 축소될 수 없는 ‘주체’로 대합니다.”
☞ 81항은 상당히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82항에서 인간이 다른 피조물을 독재적으로 지배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말하기 이전에, 81항에서는 다른 피조물에 대한 인간의 우위성을 언급하시는데요, 말마디 하나하나가 조심스럽습니다. 자칫하면 두 항의 내용이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① 인간도 진화 과정을 겪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진화와 다른 피조물들의 진화는 다릅니다. 다른 피조물들은 개방 체계들(open systems)이기 때문에, 진화의 끝이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존재이기 때문에 그러한 생물학적 진화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특이성이 있습니다.
② 그러한 특이성 중 하나는 인격적 정체성(personal identity)입니다. 이는 다른 이들과의 대화와 하느님과의 대화에 들어설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는 존재는 인간 외에는 없습니다.
③ 인간의 특이성은 또한 성찰하는 능력, 추론하는 능력, 창의성, 해석하는 능력, 예술 활동 능력과 다른 원천적 능력들에서 드러납니다.
④ 물질 우주(material universe) 안에서 인격적 존재(personal being)인 인간이 등장한 것은 질적으로 새로운 것이고, 이는 하느님께서 직접 하신 일이라는 것을 전제합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당신(Tu)과 너(tu)와의 관계’ 즉 서로 2인칭으로 대할 수 있는 관계로 부르셨습니다.
⑤ 인간은 ‘대상의 범주’(the category of object)로 축소될 수 없는 ‘주체’(subject)입니다.
〇 82항. “그러나, 다른 생명체들을 인간의 독단적인 지배에 종속되는 대상들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자연을 오로지 수익과 이득의 대상으로 볼 때, 이는 또한 사회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강자의 의지를 강화하는 시각은 대다수 인류에게 엄청난 불평등, 불의, 폭력을 가져옵니다. 왜냐하면 자원이, 맨 먼저 오거나 가장 힘 있는 이의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결국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조화, 정의, 형제애, 평화의 이상은 이 모델과 정반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대의 권력자들을 언급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5-26).
☞ 마태 20,25-26의 말씀을 인간과 피조물의 관계에 적용하여 말씀하시다니, 무척 파격적입니다. 생태 위기의 시기에 이 파격성은 무척이나 필요해 보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당대의 사람들에게 언제나 파격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