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교회다움, 그리스도인의 그리스도인다움
4. 사목 활동가들에 대한 교종의 관찰과 권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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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의 기쁨>, 교황 프란치스코,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4 |
교종은 먼저 “사랑으로 헌신하는 수많은 (무명의) 그리스도인”을 존경하면서,
이들의 헌신을 교종 자신의 “이기심을 극복하고 보다 더 철저하게 자신을 내놓으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데 있어서 자신을 지탱시켜 주며 위로해 주고 있다”(76항)고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교종은 경제적 도전, 문화적 도전, 도시문화의 도전의 현실 속에서 사목 활동가들이 처한 위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위기라기보다는 심각한 일탈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휴식에 기울이는 지나친 관심”입니다. “개인주의 팽배, 정체성의 위기, 사목활동에 대한 식은 열정”, 이 세 가지를 교종은 “해악”으로까지 보고 있습니다.(78항)
교종의 다음의 진단은 너무나 적나라합니다. “경제적인 안정에 매달리거나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이나 인간적인 영예를 얻으려는 생활 방식에 빠집니다.”(80항)
교종의 걱정은 “교회의 일상생활에 스며든 회색의 실용주의”에 이르러 절정에 이릅니다.
이를 교종은 “무덤의 심리학”, “박물관의 미라”, “어둠과 내적인 무기력”, “무익한 비관주의”와 “패배주의”, “영성의 사막화”, “영적 세속화”, “분열” 같은 강렬한 언어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사목활동을 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한 줄, 한 줄 읽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교종의 말 그대로 피할 수 없는 강력한 ‘도전’이었기 때문입니다.
교우들이 만나는 사제들의 모습은 어떤지요? 혹시 성직자들이 개인적인 취미생활에 몰두하여 거의 전문가 수준에 이른 것을 본 적은 없는지요?
성직자가 돈 문제나 권력이나 명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는지요? 교회의 생활을 ‘자기만족’이나 취미활동 정도로 여기는 교우들의 모습을 본 적은 없는지요?
교종은 ‘선교의 열정’, ‘복음화의 기쁨’, ‘희망’, ‘공동체’, ‘복음’, ‘형제애의 이상’을 빼앗기지 말자고 간절히 호소합니다(81항-109항 참조). 교종은 교회의 교회다움, 그리스도인의 그리스도인다움을 호소합니다.
박동호 신부 (안드레아)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신정동성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