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서 나왔습니다.
우선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종이접기 교실 1차가 끝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관장님과 슈퍼바이저님의 배려로 얻은 새로운 기회인 종이접기 교실 2차가 남아있기에
마냥 긴장을 풀 수만은 없었습니다.
출근해서는 어제 슈퍼바이저님이 주신 피드백과 1회차 수업을 하고 적은 실행계획서 등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To Do List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저희끼리 준비할 수 있는 것, 혹은 시간이 촉박한 것들은 최대한 오늘, 내일 사이에 끝내놓고,
구 선생님과 함께하면 좋은 것들은 월요일과 화요일에 배치해두었습니다.
오늘은 남은 준비물 확인과 포스터 및 홍보글 수정, 아이들 리본 제작하기를 하기러 했습니다.
아침에 구 선생님께 전화를 드려 종이접기 교실을 한 번 더 하는 것에 대해 여쭤보고,
다음주 수요일 오전에 시간이 되시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휴대폰이 꺼져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슈퍼바이저님과 얘기해보고 저희끼리 먼저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오자 구 선생님께서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수업이 어떻게 끝났는지, 애들은 많이 왔는지, 사진은 더 없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저 없이도 잘했죠?"라고도 물어보시고,
"내가 못 가서 미안해요"라고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종이접기 교실에 대해서 뿐 아니라 저희가 고생했을 것까지 걱정을 해주신 듯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또 사진이 너무 작다며 USB에 넣어달라고도 부탁하셨고,
아이들 사진을 더 보고 싶다고 월요일에 복지관으로 갈테니 영상이나 사진도 넣어달라고 하셨습니다.
처음 확진되셨을 때는 복지관에 오셨다 병이 걸리셔서 다시 댁에서 안 나오시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됐었는데,
괜한 기우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종이접기 교실 얘기부터 시작해 약이 떨어졌다는 얘기, 복지관에 언제부터 가면 되냐는 얘기 등등
여러가지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제 일 얘기가 아니더라도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던 도중마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보고 싶어했다", "선생님이 다음에 수업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와 같은 얘기를 하며 "구 삼촌과 종이접고 놀자" 2차 얘기를 한 번씩 꺼내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코로나 때문에 복지관을 못간다고 하시며 싫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걸로는 저를 실망시킬 수 없습니다.
얘기 사이사이마다 계속 여쭤보니 나중에는 "그래요 해봐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그것도 그냥 한 번만 그런 게 아니라
날짜나 시간 등을 여쭤보며 재차 확인을 했을 때도 해보자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갑자기 힘이 확 솟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슈퍼바이저님께 듣기로는 구 선생님이 다시 슈퍼바이저님께 전화를 걸어
저희가 전화를 해줬고, 이번 수업에서는 가오리연이나 종이팽이를 만들어봐도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고 합니다.
왠지 두 번째 수업은 느낌이 좋습니다.
구 선생님께서도 굉장한 적극성을 보여주고 계시고 교실도 이미 예쁘게 꾸며놓은 상태입니다.
또 선생님과 준비한 수업 컨텐츠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도 좋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구 선생님만 건강해지셔서 돌아온다면, 모든 게 잘 풀릴 것 같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다시, 더 큰 열정으로 함께 수업을 준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