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각이 일어나면 그것이 곧 꿈이다
어느 나라에 꿈을 풀이해 주고 살아가는 이가 있었다.
그의 꿈 풀이는 너무나 신통하여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고 마침내 나라의 임금까지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꿈이란 본래 허망한 것이거늘 그것을 풀이해 주며 살아가다니, 이는 분명 돈을 벌기 위해 백성들을 속이는 것이리라."
임금은 꿈 해몽가를 대궐로 불러들여서 거짓으로 꿈 이야기를 했다.
"짐이 간밤에 대궐의 기왓장 하나가 비둘기로 변해 날아가는 꿈을 꾸었느니라.
이를 해몽해 보도록 하여라."
"예, 그것은 대궐 안에 있는 이들 중에서 한 사람이 죽을 징조입니다."
이 말을 듣고 임금은 바로 "여봐라. 저 놈을 당장 감옥에 가두어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한나절이 지나자, 궁녀들 간에 싸움이 벌어져 넘어진 궁녀 하나가 머리를 땅에 부딪치여 죽는 사고가 진짜로 발생했다.
기이하게 생각한 왕이 해몽가를 불러서 물었다.
"꿈이란 본래 허망하기 짝이 없는 것인데 네가 그것을 해몽해주며 살아간다기에 사람을 속이고 이득을 취하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래서 너를 감옥에 가두려고 일부러 꿈을 꾸지도 않은 꿈을 말한 것인데 네가 해몽한 대로 정말 사람이 죽었으니 이게 어찌된 연고이냐?"
"꿈이란 실로 허망한 것입니다.
그러나 임금님께서 주무실 때 꾸는 꿈만이 꿈이 아니라, 눈을 뜨고서 한 생각이 일어나면 그것도 곧 꿈이옵나이다.
저는 그 꿈을 풀이한 것이옵니다."
이 이야기는 <구미래의 죽음의 재를 태우는 이야기>란 책에서 소개된 내용입니다.
꿈 해몽가의 한 생각 일어나는 것조차도 꿈이라는 말이 전적으로 공감이 되는 깊은 법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잠을 자면서 꾼 꿈만을 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한 생각 일어나는 것조차도 풀이한다고 하니 참으로 타심통을 한 대단한 해몽가구나 싶어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우리가 사는 인생 자체를 달관자적인 입장에서 보면 일장춘몽이라고 합니다.
뭔가 대단한 것처럼 당시는 여기지만 세월이 지나면 부귀와 권세도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 입니다.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는 옳다고 고집하고 당시는 진리라고 규정하고 당시는 그 생각밖에는 없다고 단정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 옳고 하나밖에 없는 진리도 꿈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한 생각에만 사로잡히거나 고착되거나 국한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너무 한 생각에만 메이면 다른 더 좋은 생각이 나더라도 자리 잡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 한 생각에만 메이면 다른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도 알지를 못합니다.
너무 한 생각에만 메이면 다른 더 좋은 것이 있는데도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한 생각에만 메이면 다른 더 좋은 길이 있는데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 한 생각에만 메이면 폐쇄된 사고로 인해 서로 간에 마음을 연할 수 없고 대화를 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 한 생각에만 메이면 감정을 조절할 수가 없으며 화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 한 생각에만 메이면 헛것이 보여 창황 전도할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 영원한 진리라고 여기는 한 생각조차도 한낱 꿈에 불과하다는 자세로 살아가면 더욱 마음의 평화와 여유와 은혜로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