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가 드디어 식생활 공동주제 활동을 마쳤습니다.
저희는 먹거리 돌봄 활동으로 진행했어요.
·진행 날짜 : 2023년 10월 19일
·장 소 : 원주 가정형 Wee센터 '숨길'(숨이트이는길)
·대 상 : 학교 밖 여성 청소년 중등 / 고등
·내 용 : 북아트 활동 / 간단한 요리
비가 내리는 축축한 날이었습니다.
기숙형 센터에서 지내고 있는 학교 밖 여성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외부강사가 들어와 활동을 하는 경우가 흔치 않아 조금은 경계를 하기도 하고, 낯이 설어 시작부터 적막한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마음 열기로 그림책 <민들레는 민들레> (김장성 글 / 오현경 그림 / 이야기꽃 펴냄)를 읽어 주었어요.
어디에 있든, 어떤 모습으로 있든 민들레는 민들레... 여러분도 어디에 있든, 누가 뭐라든, 나는 나에요. 라며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말을 전하고 북아트 활동을 안내했네요.ㅋ
미리 만들어 간 동그라미 북에 나의 이름을 적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그림으로 그린 후 말해보자 했어요. 역시나.....
'다들 이걸 왜 시켜?'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더군요...그래도 " 한번 말해주세요! " 하며 말 한마디라도 해보도록 부탁했습니다.
좋아하는 음식들 대부분 마라탕, 탕후루 등 요즘 한창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음식들이었어요.
이어서 "내가 만들어 보고 싶은 음식을 그려주세요!" 했는데, 청소년들의 그림이 정말 다양했습니다. 기숙형 센터에 있다보니 직접 요리를 해본 적은 없다고 하더라구요..또 맛단지(조리사) 선생님이 음식을 만들어주시니 딱히 해보고 싶은 요리도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열심히 그림으로 표현해줘서 고마웠답니다.
북아트 활동을 마친 후, 바로 요리활동을 했어요.
오늘의 요리 주제는 '가위로 하는 요리' 입니다.
메뉴는 김치냄비우동과 치킨도리아. 도마와 칼이 없이도 요리를 할 수 있다니 수업을 준비한 저희들은 신기했는데, 막상 청소년들은 요리에 그닥 관심이 없어서인지 기대를 별로 안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막상, 요리가 시작되고 뚝딱뚝딱 음식이 되어가니 다들 시끄러워지기 시작했어요~
맵질이라 고추가루 넣지 말라고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치즈를 못먹는데 넣었다고 삐치기도 하고, 얼큰한 걸 원한다며 청양고추와 고추가루를 한가득 넣은 청소년들까지 정말 가지각색이었습니다.
간단하지만 스스로 만든 요리를 맛보며 작게나마 감탄을 하기도 하고, 함께 지내는 선생님들에게 나누어 주겠다며 음식을 챙기는 청소년부터 야식으로 먹겠다고 따로 챙기는 청소년까지 나름 즐거워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메뉴가 워낙 재료비가 적게 드는 지라 남는 금액으로 선생님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음료와 양갱을 챙겨갔습니다.
선생님들은 양갱에 반하고, 청소년들은 말없이 포도 음료를 마시고....
다음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센터 선생님들과 청소년들에게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습니다.
시작이 어렵지 한번 문턱을 넘었으니, 청소년들이 오라고만 한다면 저희는 다시 방문할 마음이 있었지요.
센터 밖으로 나오는 길 여전히 비가 내려 꿉꿉했지만, 마음이 아주 조~~금은 따뜻해진 활동이었습니다.
이상..원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