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활동가 대회를 다녀오다!
6월 29일 민우회 최정임 부대표, 최리주 운영위원, 김은아 단장 3명이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와 함께 3박 4일 제주 활동가 대회를 다녀왔다. 18명의 인천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30일, 강정마을을 찾았다.
강정마을에서는 불법(토사가 해수로 쓸려나가는 방지작업도 없이~ 비오는 날의 속도전)으로 사업을 강행하는 대기업과 해경을 상대로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활동가들의 평화 시위가 한창이었다. 작은 보트를 타고 시위를 하기도 하고 물속에 들어가서 피켓을 들고 외치기도 했다.
우리가 강정마을에 도착한 날 활동가 한 명이 공사 중지를 외치며 건설작업현장의 구조물에 매달려 있었는데 맨땅에 제대로 서있기도 힘든 강풍과 이슬비 속에서 몹시도 위험해보였다. 자신의 안전을 담보로 그렇게까지 시위를 해야 할 만큼 사태는 절박했다는 게 함께 응원하러 간 우리의 맘을 무겁게 했다.
문정현 신부님과 일부 활동가들이 생목으로 '해군기지'라고 선창하면 우리가 '결사반대'라고 외쳤는데.. 가슴이 울컥하며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약소국의 비참함과 시련의 역사가 떠오르고 돈 밖에 모르는 대기업과 정치인 때문에 화가 났다. 그러다가 파도에 휩쓸리는 활동가들의 불안한 모습들이 겹쳐지면서 안타까움에 목이 매여 뒤죽박죽 복잡한 심정이 되었다.
다음 날은 4.3 항쟁의 상징인 4.3 평화박물관을 찾았다.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끔찍한 역사를 돌아보니 제주도가 '육지 것들'을 배척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4.3 평화박물관 한 켠엔 탐방객들의 메시지를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나무가 있었다.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과 죽음이 없기를 바라며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들.
3박 4일의 짧은 일정 속에서 제주에 힘이 되고 싶었으나, 우리의 존재는 미약했고 인천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소통과 단합에 의기투합해야 했으나 각자 자신의 '의식'에 충실한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나이차가 심한 선배들과 새내기들이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 나무땅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쌍차! 지키자 평화!
19일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강정·쌍차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인천 시민연대와 함께 강정마을에 다녀온 지도 이십여 일이 흘렀다. 강정마을은 여전히 평화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고 있었다.
이번 집회는 인천 시민연대와 지역연대, 인천 평통사, 인천 민예총, 인천 교구정의평화위원회의 공동주최로 진행됐다.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 평화집회는 이든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문정현 신부와 강정 주민, 쌍용차 해고 노동자가 마이크를 잡고 국가의 폭력을 규탄했다.
영화 아바타를 패러디한 강정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는데 강정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위트와 풍자가 어우러진 영상이었다. 주민들의 분노와 슬픔이 쏟아지는 장면에서 몇몇 시민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 날 만석동 공부방 기찻길 옆 작은 학교 아이들의 율동을 곁들인 귀여운 공연도 펼쳐졌다. 아이들은 재생비누 등을 팔고 모은 돈을 강정마을에 후원하기도 했다. 집회는 시민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적고, 강정 3종 노래에 맞춰 함께 춤을 추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강정과 쌍차는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주민의 의견을 묵살하고 해군기지 사업을 밀어붙이는 공권력과 자본, 무려 22명이 죽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데도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한 우리 사회. 현 시대의 모습이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손 잡고 외치는 것.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역사와 국가는 소수의 전유물일 수 없다.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보다 존중받고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라며. 우리의 작은 촛불 하나하나가 모여 세상을 밝혀나가리라 믿는다.
- 은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