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6월 26일(수) 아가 2:8-17 찬송 380장
8. 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로구나 보라 그가 산에서 달리고 작은 산을 빨리 넘어오는구나
9. 내 사랑하는 자는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아서
우리 벽 뒤에 서서 창으로 들여다보며 창살 틈으로 엿보는구나
10.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11.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12.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13.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14.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내가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네 소리는 부드럽고 네 얼굴은 아름답구나
15.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
16. 내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에게 속하였도다
그가 백합화 가운데에서 양 떼를 먹이는구나
17. 내 사랑하는 자야 날이 저물고 그림자가 사라지기 전에 돌아와서
베데르 산의 노루와 어린 사슴 같을지라 (개역 개정)
-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의 혼인 약속 -
오늘 말씀은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이 서로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을
노래로써 표현하는 한편 혼인 예식을 올리기 전
상호간의 뜨거운 사랑을 확인하고 기쁨을 나누는 아가서 제 1부(1:2-3:5)의
세 번째 단락으로서 술람미 여인과 솔로몬의 재회(8-9절),
솔로몬의 청혼(10-14절), 청혼을 수락하는 술람미 여인의 노래(15-16절),
혼인 날짜를 기다리는 술람미 여인의 설레임(17절) 등의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본문에서는 서로에 대한 뜨거운 연정과 애타는 그리움을 토로했던
두 연인이 이제 잠시 떨어졌다가 재회한 자리에서 결혼 약속까지 하는 등
상황이 상당히 발전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편 본문은 이와 같이 두 연인의 관계가 더욱 깊어가고
한층 더 발전되고 있는 장면을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계절적인 변화와 연계시켜 두 사람의 사랑이 열매를 맺기까지
견뎌야 했던 어려움을 암시함과 아울러 만물이 생동하는 봄과 같은
따사롭고 평화로우며 화사한 날들이 그들 앞에 펼쳐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랑이 약속한 혼인 날짜가 되기까지 하루 하루를 손꼽아 기다리는
신부의 간절한 심정을 잘 묘사함으로써 오직 연인만을 바라보며
그와 함께 있기를 기대하는 순결한 사랑의 극치를 보여주는 한편,
둘 사이의 사랑을 방해할 존재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본문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는다.
① 진정 사랑하는 한 쌍의 연인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적 관계에 놓여있다.
그들은 긴 인생행로 가운데 나타나는 탄탄대로의 행복한 길이나
혹은 어렵고 궂은 길이라 할지라도 항상 동행해야만 하는 동반자이다.(마19:4-6)
② 사랑은 아주 사소한 요인에 의해서도 무너질 수 있다.
그러므로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이들은
서로의 친밀한 교제를 방해하는 요인을 그로 인한 피해가
아무리 미미하다 할지라도 반드시 제거하여야만 한다.(살전5:22)
③ 진심으로 사랑하는 연인을 가진 자가 항상 그 연인과 함께 있기를 원하고
이를 위해 다른 욕망들을 억제하는 것처럼
주님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성도는 항상 자발적으로 주님과 동행하기를 바라며
그의 말씀을 듣는 일을 즐거워하게 된다.(요10:27)
15절)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
여기서 여우는 당시 팔레스틴 지방에 널리 서식했던 동물로
포도원 등지에 굴을 파고 서식하면서 봄철 포도나무에
싹이 돋고 꽃이 필 무렵 포도원을 돌아다니면서 포도나무를 갉아먹거나
해치는 습성이 있어 포도농사에 큰 위협이 되었다.
술람미 여인은 이처럼 봄철의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여우를 언급하면서
솔로몬과 그 자신의 관계가 봄을 맞이하듯
본격적으로 진전되는 시기에 그들의 사랑을 훼방하는
방해꾼들을 물리쳐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구절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여기서 말하는 포도원은 성경에서 흔히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사5:1-7)
그래서 주님께서도 당신과 제자들과의 관계를
포도나무와 가지로 비유하기도 하셨다.(요15:1-8)
따라서 이 포도원은 이스라엘로 상징되는 교회 전체나
하나님이 세우신 가정, 그리고 하나님의 성전 자체인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포도원을 허는 여우는
교회와 가정과 성도를 쓰러뜨리고 넘어뜨리려는 사단과
그에 속한 모든 존재들과 그들의 유혹을 의미하며
이에 대한 경계의 말씀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성경을 보면 이러한 사단과 그들의 유혹으로
허물어진 포도원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아간의 탐심에서 비롯된 이스라엘 군대 전체의 패배나
사단의 유혹에 사로 잡힌 사울로 인해 국가가 처했던 위기와
가정의 멸문 등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야말로 작은 여우가 포도원 전체를 망가뜨린다.
오늘날 깨어지는 많은 가정들을 보면 사소한 싸움이나
감정적 대립에서 비롯되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우리의 신앙도 사소한 실수와 죄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파국에 이르게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떠한 사소한 죄라도 결코 소홀히 여겨서는 안된다.
뿐만 아니라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듯
죄는 순식간에 전체를 오염시키고 무너뜨리는 무서운 힘이 있다.(고전5:6)
큰 방축(防築)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소한 실수와 범죄가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지 깨닫고
포도원을 허는 여우를 내어쫓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므로 태초의 에덴동산에 뱀이 있었듯이
우리 주위에도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들이 수없이 많음을 알고,
이들은 사단이 우는 사자와 같이 다니며 삼킬 자를 찾듯(벧전5:8)
언제든지 틈만 나면 하나님의 포도원을 헐기 위해
기회를 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하여 모두가 포도원지기라는 의식을 가지고
음행과 탐심, 다툼이나 우상숭배와 같은 내적인 여우는 물론
이단 사설(異端邪說)이나 거짓 선지자와 같은 외적인 여우에 이르기까지
신앙을 허물고 가정과 교회의 평화를 깨는 모든 세력들을 경계하고 물리침으로써
하나님이 주신 은혜와 축복을 온전히 지켜나가도록 해야 한다.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 (엡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