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날이다.
보통 천주교에서 11월을 죽은자를 위한 달이라 한다.
한 해의 달력도 11월이 끝이다.
그래서 11월을 <위령성월>이라 부른다.
그래서인지 해마다 11월은 그믐과도 같은 흐린 그늘이 느껴진다.
그 전에 샌프란시스코를 갔을 때 거기 겨울은 우리처럼 혹독하지는 않았어도
해양성 기후로 인해 비가 많았다.
해가 없는 흐린 날
날은 그럭저럭 을씨년 스런 정도.
그를 두고 친구에게 "캘리포니아 윈터"라고 불렀던 기억이 난다.
10월 화려한 햇살을 넘기고 난 후
11월은 그렇게 죽은 자 또는 살 날이 아주 적은 이의 달인듯한 느낌이다.
어쩌면 루저의 달이라고나 할 까.
고려대학교는 이번에 일부강좌들을 일반인들에게 오픈하였다고 한다.
학업계획을 제출하는 요식행위를 거쳐 일반인들이 수강하였는데
고졸 출신의 일흔다섯 노인네가 평생 꿈인 대학강좌를 첨으로 들었다고 한다.
그것도 영어로 강의하는 강좌를.
수업이 끝나자 노인은 희열에 박수를 쳤다고 한다.
공부를 제대로 한 것이다.
평생 그런 공부는 드믈다.
그제야 겨우 청강으로 대학 문턱에 들어 선 그를 두고
사회의 많은 이들은 루저라고 부를 지 모른다.
그러나 수많은 위너들보다 그는 공부를 정말 제대로 한 것이다.
아마 선생조차도 그가 공부에서 느낀 희열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박수를 쳤다는 그 기사에서
나는 우리를 희망으로 이끄는 헬렌켈러가 처음으로 문자를 깨닫는 순간을 떠올렸다.
그 녀는 그 때 그랬다.
어둠 속에서 빛을 찾은 것 같다고.
자유를 처음으로 맛봤다고 했다.
그 녀의 앞날에 닥칠 무수한 걸림돌들.
그녀는 그래도 자신은 그들을 넘을 수 있다고 여겼다고 한다.
어둠 속에 갇쳐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뽑은 걸출한 수필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은 그녀의 용기가 만들어 낸 지혜이다.
돌아보면 내가 얻은 조그만 배움은
우월한 유전자로 태어나면서 얻은 생이지지는 절대 아니다.
단정하게 앉아 목에 칼을 대거나 송곳을 턱밑에 대는 치열함으로
책과 스승의 말에서 얻는 학이지지도 아니다.
그저 이런 저런 진흙탕 삶 속에서 만나는 곤궁함과 어려움 가운데 겨우 놓치지 않고
한가닥 구한 곤이지지에 불과할 뿐이다.
11월 첫날
이제 거의 끝나가는 이 해.
나는 그래도 제법 얻은 것이 많다.
그대들은 어떠신가?
.
.
.
문득 든 생각 하나.
곤이지지에도 연애가 있을까.
한번 찾아봐야겠다.
첫댓글 늦어도 11월엔..꼭 찾아보시고
갈치주셔요...켁!켁!!목에 갈치뼈 걸맀다.
빼소~!!
ㅎㅎ
저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11월은 후회와 아쉬움이란
미련을 가슴에 품고 있는것 같은데
긍정적이고 열린 마음을 올려주어서
잘 새기며 읽었네요
곤이지지라함은?
그냥 한자나오면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생각할때
갖은 고생고생을 한 과정에서 익힌터라 어쩌면
밖으로 표현은 안해도 "연애"라 생각할수도 있다 생각해요
어쩌면 "더 할수있는가?"는 모르겠지만 더 갈망할수는 있을것 같아요.
화석처럼 누르고 살아왔을것만 같아서요
안되면 억울하니 "후광 연애"로 팍팍 밀면 ??
알소~!!
써니님 댓글이 정겹게 눈에 들어오네요^^
에고..멋진날에..리플 하나 달았다요. ㅎ
젖소~!!
에고~!여러가지로 바쁘실텐데^^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옳소~!!
웬~웬~!!
치칫님 말씀에 진땀이 다나네요~!
요사이 짹님의 마음이 수상혀!
자꾸 마음이 뒤숭숭하나보네.
옳소~!!
방울님 말씀처럼
수상한 일이 제게도 찾아올련지ㅜㅜ
전...얻은거 있거등요...
머찐 날 횐님들..!!!
그분들과 하는 연애도 즐거울거에요..
옳소~!!!
호~!
그것 참 좋네요.
역시 맑은 아침이네요^^
기찻 길 옆 오막살이,,애만 잘 낳더라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