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반가운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어느 사회복지대학생이 질문했습니다.
그 질문이 요약하면,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거창 월평빌라의 박시현 선생님께 이메일 주소를 받아서 연락드립니다.
제가 친구와 휴학하고 경남의 사회복지기관 방문을 한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작은 책을 하나 쓰고 있습니다.
책 쓰며 <사회복지사가 말하는 사회복지사>를 읽었는데,
그 책 서문에 선생님이 쓴 '지렁이가 땅을 살리듯 사회를 살리는 사회복지사',
이 뜻을 알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
사회사업 대학생들의 질문이나 연락이 반갑습니다.
이렇게 답장했습니다.
지렁이가 흙 속에서 하는 일은 작지만 위대합니다.
지렁이는 땅 속 농부입니다.
단단한 땅 속을 쉼 없이 헤집고 다니며 길을 냅니다.
그 길을 따라 맑은 공기가 오가고, 빗물이 타고 흐릅니다.
지렁이가 살아야 흙이 삽니다. 흙이 살아야 온갖 식물이 살고,
식물이 자라야 뭇 생명도 살 수 있습니다.
사회사업가가 지역사회에서 하는 일도 작지만 위대합니다.
사회사업가는 지역사회 일꾼입니다.
인정이 말라붙어 굳은 땅처럼 단단해진 지역사회를 발바닥이 닳도록 다니며 관계를 만듭니다.
그 관계를 따라 인사가 오가고, 정이 타고 흐릅니다.
인정이 자라야 사람이 삽니다. 사람 사는 사회는 인정이 바탕입니다.
인정이 자라야 약자도 살 만하고 약자와 더불어 살 수 있습니다.
'지렁이가 땅을 살리듯 사회를 살리는 사회복지사'
우리 지역사회 지렁이와 같은 존재, 사회사업가.
우리 시대 필요한 일꾼입니다. 인정을 기르는 농부입니다.
자랑스런 이름입니다.
*
<사회복지사가 말하는 사회복지사> 서문 가운데
첫댓글 "제가 친구와 휴학하고 경남의 사회복지기관 방문을 한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작은 책을 하나 쓰고 있습니다."
라는 학생의 실천과 "'지렁이가 땅을 살리듯 사회를 살리는 사회복지사 이 뜻을 알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
"라는 질문이 참 고맙습니다.
선생님께서 꾸준히 기록하고 글 쓰셨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휴학하며 기관 방문하고, 그 이야기를 기록하는 학생 우리 현장의 미래가 밝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