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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와 가을이
-김양미 동화/정문주 그림-
2017. 5. 12
김민옥
글쓴이 김양미
삼남매중 막내로 태어났어요. 큰오빠와는 13살, 작은 오빠와는 10살 차이가 나서 혼자서 재밌게 놀았어요. 까불기, 호빵 먹기, 까불며 호빵먹기, 물마시고 오줌 누기, 오줌누고 물 마시기를 잘해요. 2006년 『찐찐군과 두빵두』로 마해송문학상을 받았고, 『털뭉치』 등을 썼습니다.
그린이 정문주
어린시절 ‘임금님과 도깨비’놀이를 하면 언니는 임금님, 여동생은 도깨비, 나는 임금님을 태우는 말을 했어요. 지금은 일산에서 밥 먹고 그림 그리고, 음악 듣고 그림 그리고, 남는 시간엔 또 그림을 그리며 삽니다. 그린 책으로는 『털뭉치』, 『걱정쟁이 열세 살』, 『셋 둘 하나』, 『천둥 치던 날』 등이 있어요.
글쓴이와 그린이에게서도 여름이와 가을이의 모습이 보이고, 나의 어린시절과 우리 아이들에게서도 똑 닮은 모습들이 느껴져 참 흐뭇하다. 정문주 선생님의 그림이 그림일기의 주인공들과 어쩜이리 같을까? 고득점의 싱크로율이 책의 재미를 더 느끼게 해 준다. 팥호빵과 야채호빵을 먹으며 달님 얼굴이 작아져 가는게 『사도사우루스』의 ‘그새 달은 저 혼자 살이 쪘다 빠졌다 다 했는지 지금은 보름달이 되어 있었다...’ 의 장면과 오버랩된다.
오굼 누고 물마시는거랑 물마시고 오줌 누는 거랑 뭐가 맞나?
.. 뭣이 중헌디~~ 울애들의 마중물 글과 비슷그무리 한디.. “화장실에서 응가가 먼저 나오게 쉬야가 먼저 나오게?” “..................” “정답은.. 바로바로 급한게 먼저 나와”
고말이 정답일세~~~~
미용실을 하는 엄마를 대신해 가을이를 돌보는 여름이 누나는 내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했다. 수족관을 하시는 엄마를 도와 가게 보는 일은 단연 우리 몫이었다. 아니 내몫이 많았다. 일곱 살 차이나는 오빠는 학교를 갔겠지, 세 살차이나는 언니는 엄마를 대신해 수족관에 딸린 2층집 살림을 도맡아 했다. 세 살차이였지만 언니는 등치가 엄마만했다. 방닦을때는 언니는 항상 말을 태워줬고, 내가 반들반들 닳아진 나무계단을 오르내리며 설거지 물을 길려다 주면 설거지도 하고 석유곤로불에 밥도 했다. 이렇게 잘 해 줬던 언니도 얼마나 짖궂었던지 내가 양말신고 요강을 들고 내려가는 그 미끄러운 계단을 뒤에서 밀어서... 어떻게 되었을까.. 통통통 다다다다 다다다다 흔들리는 요감과 함께 아래 바께스로 퐁당 떨어지기도 하고, 시내 길가에 화단 난간을 사이좋게 걷다가 뒤에서 밀쳐서 머리통이 깨지는 사건이 생기고 말았다. 그래도 왈가닥 언니는 여전했다. 7살차이나는 오빠랑도 조용했던 건 아니지~~오빠친구들을 따라서 놀다 골목에서 나 힘세다고 오빠 업어준다고 업었다가 뒤로 꽈당 우둘투둘했던 시멘트 벽에 머리를 빡~~~ 피가 철철나서 바로 옆 병원으로 가서 머리를 꿰맸던 추억아닌 추억이.. 영광의 상처로 함께 하고 있다.
바로 여름이와 가을이는 이런 내 어릴적 향수를 자극하고 있네~~ 우리 선영이 정현이의 추억쌓기가 오늘도 계속 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