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저널] 신인상 심사평
(심사평)
내면의 깊은 인식과 정갈한 정서
김송배
(시인.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요즘 시들은 자신이 긍정하는 지향적인 관념의 정서는 무엇이든지 시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물을 인식하는 감도(感度)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으나 보편적인 일상의 개념만으로 시를 창작한다는 것은 좀더 습작기를 거쳐야 한다는 일반론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보편성에서 발현하는 시상이나 시의 구성은 어쩌면 더욱 친근해질 수 있는 흡인력(吸引力)을 갖는다. 말하자면 독자와의 공감의 영역이 확대될 수 도 있다는 담론이다.
이번에 예선을 거쳐 넘어온 작품은 김인옥의 「마음」외 5편이었다. 모두가 담담한 필치로 작품의 구성과 주제의 투영이 명징(明澄)하게 현현되고 있다. 그 중에서「마음」 「태양초의 삶」「나무는 비워간다」를 당선작으로 선한다.
그는 「마음」에서 ‘흙속’과 ‘부모의 마음속’을 대칭적으로 비유하면서 풀어나간 ‘농부의 밭’과 ‘하늘과 땅’ 그리고 ‘넓고 깊은 마음’과 ‘회오리가 할퀴고 간 아픈 상처’의 대칭은 사물과 관념의 양면성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면서 화해하는 의식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는 언의 조탁(彫琢)에서도 오랜 습작기간을 거친 여유가 드러나고 있는데 가령 ‘애써 피어나는 미소주머니 / 싸리문 울타리에 매달면 / 빛바랜 갈증이려니’라는 어조의 결론은 상당한 수련의 결과를 짐작하게 한다.
또한「태양초의 삶」에서도 ‘태양초’의 외형에서 ‘초록 저고리’와 ‘바알간 치마’라는 색깔이 대비되어 ‘여느 노파의 세월만큼 긴장된 표정’으로 형상화하는 그의 시각적 이미지의 추출은 과히 남다른 시적 감응(感應)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나무는 비워간다」에서는 ‘대한의 건아로서 아들’과의 교감에서 그는 시적 상황 설정을 ‘모험일까 / 아니면 주어진 과제일까’라고 의문형으로 화두를 먼저 적시함으로써 시적 진실의 효과를 상승시키고 있어서 여느 기성 신인들과도 뒤지지않는 표현력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성숙을 위한 숙성이라면 자신과 투쟁이 필요한 만큼 / 거기엔 시련과 고통이 한 몸 되어 흔들’린다는 어조로 ‘국가의 부름을 받은’ 아들과의 애정어린 어머니의 심중(心中)이 ‘나무’라는 매체를 통해서 잘 표현되고 있어서 근래에 보기 드문 응모자의 수작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시 많이 창작하기를 기원하면서 축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