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방울이]

분지처럼 삥 둘러 산이 가로 막아

마당에 내려서면 시골에선 비유하듯 이산 저산 간짓대(긴 대나무)를

걸치면 닿을것만 같은  아름다운 곳에 우린 살고 국민학교를 다녔다.

세개의 리가 모여서 삼흥리라 일컬으며  흩어지지 않고 오밀 조밀

그러면서도 동네마다 자자일촌이 다른 그런곳~~

그곳이 나의 고향 이다.

동쪽으로 두시간 남짓 걸으면 남쪽의 바다가 있고

이순신이 왜놈들하고 싸울때 식량을 조달했던 곳이다.

서쪽으로 걸으면

회천 율포의 바다와 지금은 녹차로 더 잘 알려진

녹차밭이 나온다.

오밀조밀 오손 도손 붙어 살아서인지 폐교가 되버린 우리 국민학교 친구들은

유대가 강하다

동문회 역시도 그렇다.

모든 동문이 해마다 봄이면 경로 잔치를 하고

가을이면 성대한 동문회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와중에 기수마다 동창회가 활성화 되어 있어 일년에 봄가을로

1박2일 동창회 정기 총회 겸 행사를 가진다.

봄에는 고향 인근에서  가을 에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전국의 친구들이 모이는 날이다

세상사 어렵다

일주일쯤은 인원동원에 먹을것 챙기기에 일도 제대로 못하고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개개인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물어야 하고  인원파악 겸 친구들의 생활상도 꼬치 꼬치

물으는 오지랖을 펼치기도 한다

그일을 수년간 해 왔으니 누가 어떤지는 어느정도 알고

쉽게 말하면 쓸개 속까지 안다고나 할까...

이번엔 날씨 탓인지 많은 인원이 오질 않아 약간은 아쉬웠지만

그일을 해내야 하는 입장에선 참으로 힘들었다.

집에나 형제들하고 모일땐 꼼짝도 않는 귀하신 몸이

이건 배추 겉절이 하랴  열무 김치 담으랴 ~~  멸치 견과류 볶으랴...

과일 사서 챙기랴..  정말로 허리 다리 끊어지도록 하고 나서

이틀 동안은 추워서 떨었더니...

집에 도착한 어젯밤엔 누웠는데도 어질 어질하니 내 세상이 아닌거 같았다.

아이고 사람 잡겠네....

오늘 하루 종일 하라는 일은 않고

카페에 후기 올리고  결산 해서 카페에 보고 올리고

이제야 틈이 난다.

내가 뭐하는 짓이지....

이건 고역이다.

즐거운 여행은 지네들만 누리고 난 뒷바라지에

다리만 아프다고 ...

다행히 친구들이 몇명은 솔선 수범해서 반찬도 만들어 오기도 하고

후원금도 많이들 내서 회비를 안 쓰고도 흑자가 나는

시간을 보냈지만 ...

그런 걸 보면 역시 세상은 혼자 힘으로 살기

어려운건가 본데 더불어 살아야지  더불어서..

[노을]

결론은.. 먹을줄만 알았지 뭐하나 할줄아는게 없다 생각했는데....
배추/열무 겉절이김치 잘담근다는 자랑하고 싶었어 그랬지요..
난...부러운건 어머니 품속같은 그대 고향산천에 더매료 됐다오...
하여간 더블어 사는법 깨아으니 고생한 보람 있었네요

[방울이]

진짜 자랑질은 못들어 보셨나 봐요.
잘 하는 사람은 쩝니다. 쩔어.... 전 중간치 정도만 하고
겸손을 떨어야지요.
겸손이 미덕인 시대는 지나가고 이젠 PR의 시대라고나 할까요
효과가 나는걸 해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