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18년 10월 5일 아침이다. 프라하와 부다페스트는 왕궁으로 먹고 살고, 빈은 궁전과 모차르트로 먹고 살고, 스위스는 산과 호수로 먹고 살던데, 스페인 특히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먹여 살리는 곳이라고 할 만큼 사그라다파밀리아 성당과 구엘공원은 대표적인 관광지 임에 틀림 없다. 건축가이자 조각가 그리고 예술가였던 가우디의 발자취를 찾아 가는
여행은 바르셀로나에서 무척 중요 하다고 여겨진다.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어 건축이라는 새로운 창조물로 표현해낸 가우디의 작품을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상징
이라 할 수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비롯해 카사밀라, 구엘공원, 카사바트요 등 시내에 있는 건축물만 해도 10개가 넘는단다. 나는 숙소를 카타루나 광장 부근에 예약하고
주요 관광지를 대부분 도보로 다닐 수 있도록 했기에 사그라다파밀리아 성당도 숙소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되는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한국에서 이미 아침 9시 입장권을 예매
했기에 입구에 도착해 보니 아직 관광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9시가 되어 우리는 줄 맨 앞에서 입장을 하게 되어서 너무나 여유 있게 내부와 옥상 등을 천천히 둘러 볼 수
있었다. 디지털 시대인 요즈음도 감히 생각해 낼 수 없는 건축기법을 140년 전에 31세였던 가우디가 기발한 생각을 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는 높은 건물은 당연히
철근 콘그리트나 철골구조로 짓는다는 상식에 머물러 있는데 말이다. 마치 흙으로 빚어 놓은 것처럼 화려하다. 오직 전능하신 하나님께 성물을 바치는 그런 심정으로 성경말씀을
그대로 표현하였다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고 감동적이다. 조각하나 기둥하나 심지어 계단하나 까지도 철저하게 성경에서 주는 영감으로만 표현된 것 같다. 나무에 가지를 치고 꽃을
피운 듯한 내부의 우아하고 하려한 모습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우리네처럼 빨리빨리 마무리 하고 싶을 텐데, 오직 관광객의 입장료 수입으로만 가우디의 생각을 끝까지 완성하겠다는
스페인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부러울 뿐이다. 예수의 탄생이나 십자가, 심판에 이르기 까지 그 뜻을 담은 조각 하나하나를 몇 달이 걸려도 설명을 듣고 이해를 하고픈 생각이 너무나 간절
하다. 기독교인이라는 나도 조각 하나의 의미를 다 헤아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아쉽지만 성당 전경이 보이는 뷰포인트에서 사진 한 장으로 가우디의 하나님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통째로
담아 간다.
오후 시간, 우리는 지하철로 카타루나광장에 내려서 람블라스 거리를 걸어가면서 볼거리와 먹거리를 마음껏 즐겼다. 람블라스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군데군데 행위예술가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보케리아시장에 들러 가벼운 점심을 먹는다. 리세우극장, 후안미로의 모자이크, 구엘저택, 왕의 광장, 레이알 광장을 거쳐 콜론동상이
있는 부둣가로 내려가서 잠시 동안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다.
♧ 사그라다 파밀라아의 사진은 비슷하지만 세밀하게 찍어서 올려 드리니 많다고 불평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