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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출신으로 1903년에 교황직에 올라 청빈, 사도직, 하느님 훔숭에 남다른 열정과 업적을 남기신분이다. 특히 성음악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결정은 오늘날에도 그 영향을 미친다. 지금으로 부터 약 100년 전인 그 때나 지금이나 교회의 거룩한 음악과 세속음악의 대립은 비슷하였던 모양이다. 신자들은 하느님과 성체에 대한 훔숭보다는 노래 잘하는 가수에 더 관심을 나타내어 별 희한한 일이 비일 비재하였던 모양이다. 예를 들면 유명한 인기 가수(성악가)가 특송을 하러 온다는 소문이 나면 미사참례하는 신자 수 가 급증하였다. 그런것까지는 좋은데 미사에는 관심이 없고 미성과 드라마틱한 노래에 매력을 느껴 박수를 치거나 심지어는 제대와 감실로 몸과 마음을 향하지 않고 가수를 잘 보려고 의자를 돌려 놓고 앉는 행태가 나오곤 했다. 미사가 목적이 아니라 음악 감상이 목적이었다. 주객이 전도된(뒤바뀐) 일이다. 오늘날 특송에 대한 일부 성당의 행태와 비슷하다. 성가대 특송이 좋으면 박수를 치고 칭찬하고, 거룩한 노래로 찬미를 하면 조용한데 마치 지휘자와 성가대가 못해서 그런것으로 오해하는 분위기와 같다. 성 비오 10세는 그리하여 교회에서 "성가는 그레고리오 성가와 다성음악으로 돌아가야한다" 고 지침을 내리고 성음악 교육에 힘썼으며 "음악은 전례의 종" 이어야 한다고 하셨다. 즉 전례에 종속되어 전례음악을 연주하여야 한다고 정의를 내린것이다. 당시에는 음악이 전례 위에 군림하며 신자들의 마음을 끌어갔기 때문이다. 성가대의 독창이나 합창은 연주 활동이 아니다. 기도를 선율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사제와 신자들의 박수에 목말라하며 인기에 부합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이미 기도음악이 아니라 연예활동이다. 그렇게 신자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려면 성능 좋은 DVD 시설을 하고 틀어주면 더 좋다. 카라얀의 모짜르트 대관미사곡이나 가디너의 저녁기도....얼마나 아름다운가? 선명한 영상과 스테리오...세계적인 독창자들의 소름끼칠 정도의 미성....성가대가 제 아무리 잘 불러도 그 음악에 비하면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느님께 우리의 정성을 담은 생음악을 봉헌하는 것이다. 어느 노래를 주님이 더 즐겨 받을실까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성가대의 노래는 주님께 드리는 기도여야 한다. 특출한 성악기술을 담아 인간을 감동시키는 노래가 아니다. 화답송은 그래서 무대에서 청중석을 향하여 포효하듯 공명을 울리며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자연스런 목소리로 부드럽게 선포해야하는 기도노래이다. 농사일 하느라 뙈약볕에 그을린 얼굴로 시골 아낙 10 여명이 모여 찬미하는 성가가 대도시 큰 성당의 독창자와 성가대가 관현악 앙상블에 맞춰 우렁차게 부르는 노래보다 주님 보시기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바로 신앙의 신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