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221108/박찬석
‘좋은 기후는 좋은 문명을 만든다’는 E. 헌팅턴의 말은 부분적으로 맞지만, 아니다. 세계최고의 문명이 있는 뉴욕, 런던, 파리, 동경, 서울은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기후지역은 아니다. 현대 문명이 일어나는 도시는 교통과 위치가 기후 인자 보다 더 중요하다.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 1천만)를 남아공으로 수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의 가장 큰 도시이지만, 수도는 아니다. 남아공의 수도는 3개이다. 케이프타운에는 국회, 브롬펜타인(Bloemfontein, 74만)은 대법원, 프레토리아(Pretoria, 290만)는 행정수도가 되었다. 보통 같은 도시에 입법, 사법, 행정부가 있다. 남아공은 3부가 3도시에 나누어져 있다. 연방에서 공화국으로 전환하면서 일어났다. 역사적 이유가 있다. 행정수도 프레토리아는 요하네스버그 북쪽 40km지점에 있다.
케이프타운은 교통위치(location) 때문에 성장한 도시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이다.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기 전, 유럽에서 아시아로 가는 모든 선박과 아메리카 대륙에서 아프리카 대륙을 거처 아시아로 가는 모든 선박은 케이프타운을 거쳐야 했다. 케이프타운 끝은 희망봉(Cape of Hope)이다. 현대도시가 일어나고 현대문명이 발달하는 것은 기후가 아니라 도시가 놓여 있는 위치(location)이다. 희망봉에서 필요한 물, 식량과 석탄을 공급받았다. 케이프타운의 발전은 교통입지이다. 교통위치는 인간이 만들어 낸다. 서울 강남은 원래 배추밭이고 농지였다. 아파트가 들어서고, 교통로 정비되면서 금싸라기 땅이 되었다. 교통이다.
1849년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강에서 금이 발견되었다. 세계 각지에서 일확천금(一攫千金)을 노리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미국 골드러시(gold rush)이다. 순식간에 샌프란시스코가 생겨났다. 요하네스버그는 내륙에 위치한 도시이다. 1886년 요하네스버그에서 금이 발견되었다. 요하네스버그 비트바테르스란트(Witwatersrand)이다. 금의 발견으로 요하네스버그가 태어났다. 금이 발견되기 전 이 땅은 교통도 없는 산(San)족의 사냥터였고, 농토였다. 지금도 금은 비싼 귀금속이다. 19세기 금은 지금보다 더 가치가 있었다. 국제무역에 금은 기본 결재수단이었다. 기축통화였다. 요하네스는 사람이름이다. 요하네스(Johannes)는 금, 버그(Brug)는 도시, 요하네스버그는 바로 ‘금의 도시(city of gold)’라는 말이 되었다. 보통 금광이 아니었다. 금이 쏟아져 나왔다. 전 세계 금 생산의 40%가 요하네스버그의 비트바테르스란트 광산에서 나왔다.
금은 지구에 있었던 금속이 아니다(Battison, ‘Meteorite delivered gold to Earth’, Science, Sept, 2011). 금은 운석(meteorite)에서 왔다. 텅스텐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이다. 39억 년 전 소행성이 요하네스버그 지역에 층돌 하여 직경 300km되는 거대한 분지를 만들었다. 먼지 속에 담겨 지구 천체로 날아갔다.
바다에도 금이 많이 들어있다. 바닷물 100만 톤에 6g 금이 들어있다. 충돌로 인하여 분지 주변 산지에 많은 금이 배여 있었다. 하천이 산지에 함유하고 있던 금을 싣고 와, 분지 바닥에 퇴적시켰다. 무거운 금을 따로 퇴적시켜 금광상(金鑛床)을 만들었다. 비트바테르스란트 분지이다.
황금을 찾아다니는 낭인들이 모이는 광산촌은 무법천지이다. 오래 ㅁ농사를 짓는 커뮤니티는 도덕과 질서가 있다. 광산촌은 다르다. 서부영화는 미국 골드러시 때 배경이다. 주먹이 왕이다. 총 잘 쏘는 놈이 대장이다. 광산촌은 금, 돈, 술, 도박, 깡패, 창녀가 키워드이다. 투자를 한 백인 광산주는 부자가 된 사람도 있다. 대부분 보헤미안은 폐인이 되었다. 금의 발견은 요하네스버그의 인구를 당장에 인구 10만 명 도시로 만들었다. 요하네스버그의 금광 흑인 노동자들은 노예 생활과 다르지 않았다. 인도와 중국에서도 노동자를 대거 데려왔다. 칼라레드가 되었다. 고용주 백인과 노동자 삶의 차이는 같이 살수 없을 정도였다. 요하네스버그 다운타운에 광산 노동자들 출입을 금지 시켰다. 노동자들은 요하네스버그 서남쪽에 따로 살게 했다. 흑인 촌, 소웨토 Soweto(South West Town)이다.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시작이다.
1994년 만델라가 풀려나 대통령이 되었다. ANC가 합법화 하고 아파르트헤이트가 폐지되었다. 소웨토에 살던 흑인들이 대거 백인 다운타운으로 들어왔다. 짐바브웨, 르완다 난민도 들어왔다. 중심가(CBD)는 범죄도시가 되었다. 백인들은 살던 다운타운을 포기하고 북쪽으로 교외 타운을 만들어 나갔다. 하이드파크(Hyde Park)와 샌톤(Sandton)의 샌드허스트(Sandhurst)등이다. 고급 쇼핑센터, 문화시설이 있고, 치안이 잘 되어 있다. 최고급 주택가이다. 부자들만 살 수 있다. 주민 구성은 백인(47.7%), 흑인(39.3%), 아시안(8.4%)이다. 프레토리아와 요하네스버그 사이에 있다. 요하네스버그 인구구성은 흑인 (76.4%). 백인(13.7%), 칼라레드(5.2%). 아시아인(4.5%)이다. 요하네스버그에는 아직도 빈부의 차이에 따라 여전히 아파르트헤이트가 존재한다.
그림 상 요하네스버그, 중 브롬펜타인, 하 케이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