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680
이름: 안호형 (hohoteacher@hanmail.net)
2003/8/15(금)
조회: 52
북한 방문기(퍼온글)
북한의 유아교육기관 방문기(퍼온글)
문경선 전교조 유치원 위원장의 북한유아교육기관 방문기를 본부 홈피에서 퍼왔습니다.
북한의 영·유아교육과 보육에 관한 짧은 보고
그랬다. 평양이었다.
방북 첫날 평양은 여름 햇살이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가슴 떨리는 감동으로 도착한 북녘 땅의 첫 느낌은 이 땅의 여느 시골들처럼 한가롭고 평화로워 보였다. 평양 포플라가 푸르게 늘어선 대로를 따라 시원스럽게 달리는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평양의 거리는 반듯하고 정갈하였다. 아름다운 또 하나의 조국 땅에 대한 감동, 이웃처럼 편안하고 소박했던 북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하고 여기서는 북의 영유아교육과 보육 실태에 관한 짧은 보고를 하고자 한다.
북한의 보육시설 - 탁아소
북한 임산부의 산전후 휴가는 150일 유급휴가이다. 최근에는 이를 더욱 확대하고자하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당간부의 얘기다. 빠듯한 90일 산휴도 근래에 와서야 확보한 우리에겐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년 6개월부터 탁아소에 입소가 가능하며 4세부터는 유치원에 다니고 만 5세는 의무유아교육을 받는다.
유치원이나 탁아소는 아침에 맡기고 저녁에 데려가는 일일탁아소와 1주일 동안 기숙하는 주탁아소, 10일, 1달유치원 등 다양하여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전국에 1만 5천여개의 탁아소가 있으며, 동마다 탁아소가 1개씩 있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한 915 탁아소는 주 탁아소였다. 탁아소에는 2년6개월부터 유치원에 입학하는 4세 전까지의 영아들이 다니며, 방학은 따로 없다.
1반에 25명 정도이며 하루에 10원(한화 86원), 월에 250원(한화 2160원)탁아비를 소액 내지만 거의 국고에서 지원한다. 500명 정도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으며 식사3끼와 새참(간식)이 3번 제공된다.
소규모 교실에서는 소조활동이 진행되고 있었다. 오르간 건반을 선생님이 누르면 고사리같이 작은 손으로 음표를 집어 오선지가 그려있는 자석칠판에 정확하게 붙이는 모습(:청음교육)에 박수를 보냈다. 수영장, 무용실, 현악실 등을 둘러보고 강당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보게 되었다. 노래, 춤, 피아노 등 너무나 익숙하게 잘하는 재주에 모두들 감탄을 하였다. 그것은 소조활동(우리의 특기적성교육)의 활성화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거의 모든 교육비가 공공의 부담으로 우리처럼 사교육비 걱정은 안 해도 되었다.
북한의 유아교육 -창광유치원
북한의 유아는 약 75만 5천명으로 남한의 절반이지만 유치원수는 1만 5천개 유치원으로 우리보다 배가 많다. 모두 무상공교육으로 제공된다. 만4세(낮은반), 5세(높은 반) 2년제 학교이며, 5세아는 의무교육이다.우리가 방문한 창광유치원은 1만 2천평, 10층 건물의 4개동으로 이루어진 큰 규모의 유명한 유치원이었다. 창광유치원의 입학자격은 따로 없고 500명의 원아가 다니고 있으며, 150명의 교사들이 근무하고 있다.급당 원아수는 24∼25명이었으며, 1학급마다 교원대학(3년제)을 나온 교양원(정교사) 1명과 고등중학교 졸업후에 2년 정도의 교양교육을 받은 보육원 2인이 근무한다. 또한 창광유치원은 300여명 아이들이 다니는 탁아소도 함께 있어서, 남한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형제(남매)를 가진 부모의 불편의 문제를 아예 없앴다.
실내환경구성
유치원 건물의 내부계단은 아이들의 발달을 고려하여 계단높이가 낮다. 한 교실에 다양한 흥미영역을 구성하여 유아들이 자유롭게 놀이를 선택하여 활동하도록 꾸며져 있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 네 유치원의 풍경이라면 북측의 그것은 좀 달랐다. 각각의 흥미영역이 방별로 아니면 층별로 배치되어 있다. 각 반별로 선생님과 활동할 수 있는 여러개의 활동실과 취침할 수 있는 2층 침대들이 놓여있는 침대방, 여러 가지 놀잇감이 마련되어 놀이할 수 있는 놀이방, 다양한 물놀이 기구가 완비된 아이들의 몸에 꼭 맞도록 설계된 큼지막한 수영장, 그네, 시소, 미끄럼등 각종 대근육활동을 할 수 있는 체육놀이실, 민속줄넘기실, 과학놀이실, 지리활동실, 공연같은 큰 무대가 준비된 대강당, 무용실, 음악실등이 다양하게 준비된 매우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하루일과
유치원의 하루 교육시간은 일일유치원의 경우도 온종일(9시∼5시) 운영되며, 2시간동안의 오전수업과 간식 그리고 점심과 오침시간 이후 바깥놀이가 이어지고 노래와 춤배우기, 그리고 오후간식, 귀가 순이다.
우리가 수업참관을 한 높은반 어린이교실의 뒷칠판에는 시간표와 우리들 솜씨, 착한 어린이 스티카표를 붙인 그래프등이 있었다.
교육내용
주요 교육내용은 우리말과 셈세기, 그리기와 만들기, 노래와 춤, 김일성주석 어린시절이야기, 사회주의 도덕이다. 시간표에는 1교시와 2교시로 되어있는데, 일주일시간표에는 우리말 세시간, 셈세기 두시간, 그리기와 만들기 2시간, 노래와 춤 2시간, 김일성주석의 어린시절을 포함한 사회주의 도덕 3시간이 짜여 있었다. 유치원 높은반에서는 우리말을 자유롭게 읽고 쓰고, 30까지의 수를 셈하기를 가르친다고 한다.
교수방법
교사와의 문답식 수업에서 아이들은 바른 자세로 크고 또렷하게 발표하였다. 낮은반 어린이들은 주로 노래와 춤, 놀이를 통해서 몸단련과 정서교육이 중심을 이룬다고 한다. 높은반 어린이들은 노래와 춤에 우리말과 셈세기 교육, 사회주의 도덕교육을 중요한 내용으로 한다.
영유아기는 특성상 노래와 춤, 놀이를 통해 배워야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주로 노래와 춤으로 배우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손짓, 몸짓, 표정 하나 하나가 매우 섬세하고 정확하였다.
아이들이 준비한 공연은 매우 훌륭하였다. 노래와 춤, 악기연주 등이 매우 능숙하고 탁월하여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과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는데 교사로서 드는 당연한 궁금증,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저렇게 어린아이들을 완벽하게 지도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광유치원의 한 교사는 나의 이러한 궁금증에 이렇게 대답했다. "어릴수록 뭐든지 잘 보고 따라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그저 좋은 시범을 보여주고, 아이들마다 배우는 데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잘하는 아이가 먼저 시범을 보이고 그렇게 지도합니다." 했다.
좋은 모델링과 반복학습의 결과라는 얘기다. 북한에서는 학교에서의 체벌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며, 감화와 설복으로 깨우쳐주는 교육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즉, 원아지도의 원리를 정리하면 첫째, 교사의 시범적 동작, 둘째, 움직이는 교수물 활용, 셋째, 잘하는 아이 시범, 넷째, 깨우쳐 주는 교육이다.
다양한 소조활동
북한은 유치원 1년부터 소학교 4년 고둥중학교 6년까지 모두 11년이 의무교육이다.
우리는 이후 소학교, 모란 중학교, 김일성 종합대학교를 방문하였으며, 학교시설은 기본 시설의 경우 연계되어 있었다. 대계 오전에는 일반수업과 오후에는 다양한 소조활동을 개성에 따라 하고 있었다. 이 각종 소조활동은 학교밖 까지 연계되어 있어 만경대 소년학생 궁전이나, 인습대학습당에서는 컴퓨터, 외국어, 각종 악기, 무용, 노래, 수예, 그림 등 수많은 소조활동이 평생동안 보장되고 일상화되어 있다. 아마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평양 교예단을 비롯한 인민들의 높은 문화예술 역량은 아마 이러한 교육시스템의 작용이리라. 높은 사교육비 문제와 비생산적인 입시교육에 몰입되고 있는 우리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맺으며
하지만 그 무엇보다 북한 교육체제에서의 가장 큰 중대발견은 인간의 모든 발달의 결정적 시기라고 하는 영유아기부터 모든 아이들이 차별없이 살뜰하게 보호되고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있다는 점이다.
북측에서는 아이들이 조국의 미래이자 꽃이고 왕으로 떠받들어 지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올바른 교양을 기르고 좋은 인성을 길러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영유아교육과 보육을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배려하고 투자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엄연한 공교육이고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보편화된 유아교육임에도 국가가 제대로 지원하고 정책이 미흡하여 심각하게 사교육화되고 있어서 인생의 시작부터 불평등한 우리네 유아교육 현실을 볼 때 거울삼아 한참을 배워야 할 점으로 생각된다.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확대하여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과 보육을 보장하는 것, 공교육의 기초 유아교육을 튼튼하게 마련하여 출발점 평등교육을 실현하는 일은 통일된 조국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아이들을 위한 시급한 과제이며,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는 한겨레, 하나된 조국을 위한 의미있는 준비이기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