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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함평하면 흔히 ‘나비축제’를 떠올린다.
하지만 나비축제 못지않게 함평을 전국에 알린 축제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 국향대전’이다.
올해로 6회를 맞은 국향대전은 지난해 관람객 33만명을 끌어 모아 ‘가을 명품 축제’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또 축제에 필요한 100억 송이 국화를 자체 조달할 정도로 대량 생산체계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유일하게 300여종의 신품종 국화를 선보이고, 400m에 이르는 국화 만리장성 등을 전시할 정도로 규모나 내용이 알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열리는 국향대전이 이처럼 성장하기 까진 한 젊은 공무원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 주인공이 공직생활 7년차인 고찬훈(37) 농업지도사다.
◆국화와 함께 한 외길 = 그가 국화와 인연을 맺은 건 전남대 농대 1학년 때인 1993년. 선배를 만나려고 우연히 찾은 국화동아리에서 아름다운 국화분재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처음엔 선배 작품인 줄 알았다.
나중에 일본에서 재배한 국화분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의 운명이 바뀌었다.
고 지도사는 “당시 국내에선 그런 작품을 만들 만한 실력이 없었다는 게 안타까웠다”며 “그때 국내에서 최고가 되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국화재배에 매달렸다. 수업 빼 먹기가 다반사였고, ‘누가 국화를 재배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전국 어느 곳이라도 찾아다녔다.
그곳에서 배운 재배기술을 곧바로 학교 실습장에서 혼자서 실험하기를 3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국화 재배 기술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가령 꽃이 큰 대국은 잎이 떨어지지 않게 하고, 꽃은 크고 색깔을 곱게 만드는 게 기술이다. 국화는 특히 물과 더위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를 잘 조절하는 것도 하나의 노하우다. 대학시절 그의 국화 재배기술이 알려지면서 광주에 있는 백화점 등 여러 곳에서 전시회를 가 열었고, 이때부터 국향대전을 탄생시킨 경험과 재배기술 등을 쌓았다.
◆2400만원으로 첫 축제 열어 = 1999년 대학을 졸업한 그는 이듬해 지방 농촌지도직 공채시험에 합격, 2003년 함평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때도 오직 국화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에게 맡겨진 업무는 벼농사. 국화 재배를 생각했던 터라 실망도 컸다.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전공이 국화’라고 얘기했지만 들어주는 사람조차 없었다. “나비축제가 있는데 또 국화축제냐”는 핀잔도 많이 들었다. 그렇다고 꿈을 접을 수 없었다. 휴일이면 국화 품종을 확보하려고 혼자서 땀을 흘렸다.
이렇게 7~8개월이 흘렀다. 우연찮게 작업실을 찾은 이순영 당시 기술센터소장이 ‘꿈이 뭐냐’고 물었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국화축제를 얘기했고,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일일이 설명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어렵게 국화 재배 담당으로 보직을 바꿨고, 2004년 국화축제 예산 2400만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축제 이름이 느닷없이 가을나비축제로 바꿨다. 또 ‘과연 될까’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다.
의심이 많아질수록 오기가 발동했다. 2004년 10월에 열린 첫 축제 4개월 전까지 모든 걸 혼자서 준비했다. 돈을 아끼려고 대학 때 만났던 지인들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모든 제품을 가장 싸게 구입했다.
고 지도사는 “정말 그땐 죽기 살기로 일했다”며 “축제 4개월을 남겨놓고 일용직 한명을 채용했다”며 어려웠던 시절을 떠 올렸다.
이렇게 해서 작품 8000여점으로 첫 국화축제를 열었고, 관람객 12만명이 찾아올 정도로 예상외의 성과를 거뒀다. 첫 축제가 성공하자 사람들의 생각도 차츰 변했다. 축제 이름도 공모를 통해 지금의 ‘대한민국 국화대전’으로 정했다. 예산도 계속 늘어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여섯 번째 국향대전은 5억5000만원을 들여 준비하고 있다.
재배기술도 나날이 발전했다. 지난해에는 10m 규모의 국화 숭례문, 시간이 흐르면 색깔이 변하는 국화로 만든 ‘마법의 성’ 등을 선보여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국화 재배기술 전국에 알려=국향대전이 성공하면서 함평을 알리는 2000여명이 넘는 동호회원이 생겼다. 2005년 200여명이었던 회원이 현재 2800여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함평 홍보 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매주 토요일 회원들에게 이론과 실습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회원들이 만든 작품 300여점을 엄선해 그들의 이름을 붙여 국향대전에 출품하고 있다.
고 지도사는 ‘국화마을’이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재배기술과 새로운 국화 품종을 전국에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국화 재배기술을 재정립하는 전문 서적을 출판해 ‘국화=고찬훈’이라는 등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고 지도사는 “국향대전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평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나비축제·국향대전의 산실 함평군농업기술센터
‘대한민국 생태관광 1번지’ 만든다
관광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함평이 ‘나비축제와 국향대전’을 잇달아 성공시켜 ‘대한민국 생태관광 1번지’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함평군의 정책적 지원이 큰 몫을 했지만 ‘농업기술센터’의 공로도 빼 놓을 수 없다.
농업기술센터는 다른 지역과 달리 곤충연구소와 어메니티개발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곤충연구소는 국내 최고의 축제인 나비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부서다. 6~7명 정도가 일하는 곤충연구소는 한해 나비 30만 마리를 공급할 수 있는 대량 사육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일반 농가에 나비·곤충 사육기술을 전수해 새로운 농가 소득원을 개척했다. 최근에는 나비 인공사료 등을 개발해 나비·곤충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어메니티개발팀은 국향대전을 준비하는 부서다. 국내에서 국화분재 전문가로 꼽히는 고찬훈 농업지도사도 여기에서 일한다.
이 팀은 일 년 내내 국화를 재배하고, 신품종을 개발해 일반인이나 동호회원에게 전수하고 있다. 국향대전 때 필요한 국화 100억 송이도 이 팀에서 전담해서 준비할 정도로 ‘맨 파워’를 갖췄다.
농업기술센터가 ‘봄 나비축제와 가을 국향대전’을 만든 산실인 것이다. 두 조직은 새로운 축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때문에 ‘창의성’을 발휘토록 운영된다.
이 때문에 행정 업무집행을 제외하고는 많은 권한을 구성원들에게 위임하고 있다. 이런 독특한 조직운영 방식 때문에 휴일에도 일하는 직원이 많은 편이다.
조대흥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권한을 팀에게 위임하고 있다”며 “이런 조직운영 시스템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원동력이다”고 소개했다.
함평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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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찬훈 선생님은 정말 행복한 분이신거 같아요, 좋아하는거 하고싶은거를 직업으로 갖고 계신것 같아 무척 부럽습니다.^^
일취월장하는 새해 맞이하소서 ^^*
새해에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뜻있는 길에 행복에 나무가 꽃을 피겠지요 늘 일취월장 하시길바랍니다...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서 성취감도 맛볼수 있고,성과도 크게 작용하니,
앞으로 더욱더 일추월장 하시리라 생각 되어 집니다.
언제한번 가봐야 할텐데,시간을 내어야 겠지요.
수고 하셨습니다.
고찬훈 선생님 새해에는 뜻한 바 이룩 하시고 늘 건강챙기시며 행복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국화책을 2권 살수 있는지!!!!!!!!
요즘 제일 부러운것이 선생님 같은분입니다 부럽습니다 직장생활 30년에 남은 것은 하나도 없는데 선생님은 전문가가 되었네요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따라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