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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이 즐겨 마시는 소주 1병을 소주잔에 따르면 7잔이 나온다. 예전에는 7잔이 아니었다는데 왜 7잔이 되었을까? 단순히 양을 줄이기 위해서 7잔으로 줄였을 수도 있고, 용량을 적절히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소주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 소주 1병의 용량과 1잔의 크기를 조절하여 7잔이 되도록 한 어떤 소주회사 사원의 아이디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7은 소수이기 때문에 2, 3, 4, 5, 6의 수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고 나머지가 남게 된다. 즉, 소주 1병을 두사람이 나눠 마실 경우에는 한 사람당 3잔씩 마시고 1잔이 남게 되고, 세 사람이 나눠 마시면 2잔씩 마시고 1잔이 남고, 네 사람이 나눠 마시게 되면 2잔씩 마시기에 1잔이 부족하게 된다. 바로 이렇게 조금 남고 조금 부족함으로 인해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1병의 소주라도 더 시키게 되어 소주의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소수가 마케팅에까지 이용될 줄이야, 정말 위대한 소수이다. [본문 중]
주 5일제 근무가 확산되면서 주말을 효율적으로 보내고, 스스로의 만족을 얻기 위한 자유로운 활동을 갖기 원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여가 활동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영화감상이다. 이번 호에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보는 영화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수학적 이야기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 싸인 (Signs)
어느날 아침, 공포에 질린 아이들의 표정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은 그래함(멜 깁슨)은 자신의 농장에 나타난 500피트의 거대한 미스테리 써클(mystery circle)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되는 영화이다.
그 날 이후 그래함은 미스테리 서클이 무엇을 말하려는 메시지인지, 그리고 그것이 왜 하필 자신의 옥수수 농장에 만들어져 있는 것인지에 관하여 미스테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존재와 마주치게 된다. 그렇다만 과연 미스테리 써클에서 찾을 수 있는 수학적 내용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미스테리 서클이란 들판 한가운데 원형형태 또는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농작물이 눌려져 있는 것을 말한다. 1946년 영국 남서부 지역에서 맨 처음 보고된 미스테리 서클은 솔즈베리의 페페복스 힐(Pepperbox Hill)에서 두 개의 원형 무늬가 처음 목격되었다는 것 이다. 그리고, 1972년 워민스터에서 미스테리 서클이 발견되기까지 30년 가까운 공백이 있었다. 스톤헨지 - 에이브베리 - 글래스톤베리를 잇는 마의 삼각지대 동쪽에 옛 색슨족의 수도였던 윈체스터(Winchester)가 자리잡고 있다. 이 마을을 높이 167m의 텔레그래프 힐이 내려다보고 있는데, 그 바로 아래에 천연의 원형 극장처럼 생긴 치즈풋 헤드가 위치한다.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에 접어들면서 이곳 근처에서 미스테리 서클이 자주 출현하기 시작하였고, 이때 생긴 미스테리 서클군은 기하학적이고 대칭적인 배열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가면서 생기는 문양은 원, 고리, 동심원, 또 세 개 또는 다섯 개의 원 배열등 전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이들 미스테리 서클과 관련되어 여러 가지 복잡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신비감을 더했다. 그 서클 안에 들어갔던 개들이 병이 들거나 토하는가 하면, 오렌지색의불빛이 그 주변에서 목격되기 시작했고,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많은 도형중에 왜 원 모양의 문양이 생겼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자. 도대체 원에는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길래…….
고대의 수학 철학자들에게 원은 1이라는 수를 상징했다고 한다. 그들은 원이 그 다음에 잇따르는 모든 모양의 원천, 즉 모든 기하학적 패턴이 발달해 나오는 자궁이라고 믿었다. 원으로 표현되는 원리를 그리스어로 '모나드(Monad)'라고 하는데 어원은 '안전하다'는 뜻의 menein과 '단일성(oneness)'이라는 뜻의 monas이다.
영화에 따르면 이 문양은 외계인의 방위표시로 사용되었다. 인간의 문명보다 월등히 발전된 이들도 자신들의 이동에 안정된 역할을 하는 기호인 원을 사용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 큐브(Cube)
이 영화의 첫 장면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폐쇄된 공간, 즉 cube 이다. 왜 이런 폐쇄된 공간에 갇히게 되었는지도 모르는 여섯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수학 전공 학생 리븐, 자폐증이 있는 카잔, 탈옥 전문가 렌, 경찰관인 쿠엔틴, 여의사 할로웨이, 그리고 이 미로와 자신과의 관계를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남자 워스,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어떻게 살아서 이 곳을 빠져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큐브들 안은 무수한 함정과 장치들이 있어서 미로를 빠져 나가려는 사람들을 죽게 한다. 뿐만 아니라 이 큐브의 외형을 설계한 주인공 조차 누가 그리고 왜 이런 공간을 만들었는지조차 모른다. 절망한 그들 사이에서 리븐은 큐브 입구마다 새겨진 번호들의 공통점, 곧 소수의 법칙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들이 소수의 법칙에 따라 결국 도착한 곳은 그들이 처음으로 만났던 큐브이다. 큐브의 수학적 비밀에 대한 자문은 이스트 캐롤라이나 대학의 David W.Pravica 박사가 하였는데, 다음은 그가 밝힌 큐브에 담긴 수학적 비밀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다.
▷ 큐브의 방의 개수는 몇 개 일까?
큐브는 외벽, 내부에서 순환을 하는 내부 큐브,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방의 3종류로 나누어볼 수 있다. 워스가 말해준 외벽의 규모를 근거로 하여 리븐이 자신의 걸음걸이로 발견한 큐브의 방의 개수는 26x26x26= 17576 개 이고, 다리역할을 하는 방 한 개의 크기를 더하면, 외벽은 27x27x27의 크기를 갖는다. 그러면 외벽과 내부 사이에 3면에 공간이 생기게 되며, 각 공간에 다리역할을 하는 방을 한 개씩 추가하면 총 방의 개수는 17576 + 3 = 17579개이다.
▷ 방번호의 세가지 수학적 의미
트랩의 존재여부 : 세 수 중 소수 존재 여부
(예)방번호가 320, 176, 223 일 때, 320 176, 223 중 223은 소수이므로, 트랩이 있는 방이다.
(예)방번호가 645, 372, 649 일 때, 이들은 모두 소수가 아니므로 트랩이 없는 방이다.
데카르트 좌표상에서 방의 초기 위치 : 세 수의 각 자리수의 합이 공간좌표가 됨
(예)방번호가 320, 176, 223 일 때, 이들의 각 자리수의 합은 (5, 14, 7)이고, 이것이 이 방의 초기위치이다. 한편, 방의 좌표가 27인 경우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방이 바로 외부 큐브와 내부 큐브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방인 것이다.
방의 치환벡터 : 현대대수학의 군론 (Group Theory)과 관계됨
큐브를 보면 큐브가 스스로 위치를 바꾸고 있음을 알 게 된다. 그러나 움직이는 각 방은 일정한 위치로만 이동될 수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다음에 근거한다.
(320, 176, 223)의 각 좌표에 대하여 인접한 수끼리 빼어보면
320 →{3-2, 2-0, 0-3}={1, 2, -3}: x 좌표
176 →{1-7, 7-6, 6-1}={-6, 1, 5}: y 좌표
223 →{2-2, 2-3, 3-2}={0, -1, 1}: z 좌표
따라서 치환벡터는 (1, -6, 0), (2, 1, -1), (-3, 5, 1)이 된다.
치환벡터를 원래의 좌표 (5, 14, 7)에 각각 더하면
(5, 14, 7) + (1, -6, 0) = (6, 8 , 7)
(6, 8 , 7) + (2, 1, -1) = (8, 9, 6)
(8, 9, 6) + (-3, 5, 1) = (5, 14, 7)
3번의 절차를 거치면 원래의 위치로 돌아오게 된다. 즉, (5, 12, 7)의 방은 처음 이동될 때, (6, 8, 7)로 이동되고, 그 다음은(8, 9, 6)으로 그 다음은 다시 원래의 위치로 오게 되는 것이다. 이 원리에 의해 어떤 방의 초기위치와 이동될 위치를 알 수 있으며, 또한 그 방의 상하좌우에 위치한 방에 대해서도 방의 이동경로를 구할 수 있게 된다.
소수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살펴보자. 서민들이 즐겨 마시는 소주 1병을 소주잔에 따르면 7잔이 나온다. 예전에는 7잔이 아니었다는데 왜 7잔이 되었을까? 단순히 양을 줄이기 위해서 7잔으로 줄였을 수도 있고, 용량을 적절히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소주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 소주 1병의 용량과 1잔의 크기를 조절하여 7잔이 되도록 한 어떤 소주회사 사원의 아이디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7은 소수이기 때문에 2, 3, 4, 5, 6의 수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고 나머지가 남게 된다. 즉, 소주 1병을 두사람이 나눠 마실 경우에는 한 사람당 3잔씩 마시고 1잔이 남게 되고, 세 사람이 나눠 마시면 2잔씩 마시고 1잔이 남고, 네 사람이 나눠 마시게 되면 2잔씩 마시기에 1잔이 부족하게 된다. 바로 이렇게 조금 남고 조금 부족함으로 인해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1병의 소주라도 더 시키게 되어 소주의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소수가 마케팅에까지 이용될 줄이야, 정말 위대한 소수이다.
■ 쥬라기 공원 (Jurasic Park)
'쥬라기공원'에는 큼지막한 안경을 쓴 말콤이란 수학자가 등장한다. 그는 멸종한 공룡을 되살려 자연을 통제하려는 인간의 의도가 헛된 것임을 카오스 이론으로 설명한다. 다양한 변수 때문에 미래의 사건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비선형 수학에 근거를 두고 있는 이 이론은 그간 수학이 일궈내고 파생한, 셀 수 없이 많은 학문과 이론 중 하나이다.
카오스이론은 18세기말 푸앵카레라는 프랑스 수학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그는 기상현상을 수학을 응용한 대기방정식으로 설명하려 했다. 오늘 제주도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개짓을 한 것이 몇 개월 뒤에는 일본에 큰 비를 내리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카오스 이론 중 '나비효과' 이다. 특히 일기는 변수에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에 작은 초기값의 차이가 맑은 날씨와 소나기의 차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카오스 이론은 개별종목의 낙차가 큰 주식시장에도 적용된다. 이 이론은 80년대 이래 꾸준히 경제학자들의 관심을 끌어 실제로 단기 주가예측에 사용되어 왔다. 이러한 주식장세의 변화나 해안선 등 불교칙한 모양을 표현해 내는 수단으로 프랑스인 멘들브로의 프랙탈(fractal)이론이 나오기도 했다.
카오스 현상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그 현상의 무질서함이 '창조'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때로는 안정되고 때로는 불안정한, 때로는 유한하고 때로는 무한한, 하지만 언제나 살아있는 매력을 지닌, 어느 것도 똑같지 않고 복잡한 형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자연 현상이다.
카오스 이론은 지난 30년간 과학계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으며, 현재 자연과학 분야는 물론 정치학, 경제학, 공학, 의학, 예술등에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수학자가 인정 받고 있는 미국에서 쥬라기 공원에 혼돈이론으로 무장한 수학자가 나타난 것도 이 이론을 인정하는, 수학의 힘을 영화를 통해서 엿볼 수 있다.